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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떠나는 세월호…"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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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정 이운식에 이어 오늘 천막도 철거
"촛불항쟁 발원지, '아픈 사람들'이 거쳐 갔다"

5년여 동안 광화문광장을 지키고 있던 '세월호 천막'은 오는 18일부터 철거되고 그 자리에 목조형태의 '기억.안전 전시공간'이 다음달 들어설 예정이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서울 광화문광장을 지켰던 '세월호 천막'이 18일 걷힌다.

서울시는 지난 2014년 7월부터 설치‧운영돼왔던 분향소 등 세월호 천막 14개 동을 세월호참사 유족들의 의사에 따라 이날 오전 10시에 철거한다고 밝혔다.

세월호 천막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기억' '유족과 시민사회의 연대'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받는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천막을 찾았다.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단식농성과 함께 세워진 이곳 천막에선 지난 2014년 8월 교황과 유족의 만남이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당시 세월호 천막 앞에서 차를 멈추고, 직접 유가족의 손을 잡았다.

촛불도 천막을 둘러쌌다.

박근혜 정부 국정 농단 사태 당시 광장을 휩쓴 '탄핵 시위'는 천막을 두텁게 했다.

4‧16연대 박래군 공동대표는 "이곳은 촛불항쟁의 발원지였고 중심지였다"면서 "스텔라데이지호의 가족, 故 김용균씨의 가족과 같은 아픈 사람들이 모여 그 아픔을 같이 나누고 다시 싸울 힘을 얻어간 곳"이라고 말했다.

현재 분향소가 있는 위치엔 오는 19일부터 '기억‧안전 전시 공간'이 새롭게 조성돼 다음달 12일 시민에게 문을 연다.

'세월호참사를 기억하면서 사회적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다짐하고 안전의식을 함양하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게 서울시의 목표다.

5년여 동안 광화문광장을 지키고 있던 '세월호 천막'은 오는 18일부터 철거되고 그 자리에 목조형태의 '기억.안전 전시공간'이 다음달 들어설 예정이다. (사진=박종민 기자)

 

서울시는 전담직원을 지정해 이곳을 직접 운영하되 유족과 시민 자원봉사자도 함께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또, 서울시는 세월호 참사 5주기인 다음 달 12일부터 14일까지 추모 문화제, 전시 등 행사를 연다.

분향소에 놓인 세월호참사 희생자 304명의 영정들을 임시 보관소인 서울시청 신청사 지하 서고로 옮기는 이운식은 전날 오전에 치러졌다.

'준형 아빠' 장훈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추모사에서 "조그만 사진 틀 안에서 머리를 자르고 눈물과 절규로 하루하루를 보낸 엄마 아빠들을 지켜보느라 고생이 많았다"며 "얘들아, 이제 엄마 아빠 품에 안겨 집으로 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우리의 눈물을 닦아주시고 아이들을 기억해주신 모든 촛불 국민분들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고 말했다.

5년여 동안 광화문광장을 지키고 있던 '세월호 천막'은 오는 18일부터 철거되고 그 자리에 목조형태의 '기억.안전 전시공간'이 다음달 들어설 예정이다. (사진=박종민 기자0

 

세월호 분향소는 사라지지만, '기억'은 계속될 것이란 다짐도 이어졌다.

4‧16연대 박래군 공동대표는 단원고 학생 외 희생자들도 언급하며 "유민 아빠의 단식을 함께 한 시민들, 활동가들, 종교‧문화‧예술인들을 기억하겠다"면서 "천막 철거를 주장하며 악다구니를 쓴 자들, 폭식 투쟁을 한 '일베', 어버이연합 등 어둠의 세력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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