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 그룹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현대자동차와 엘리엇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에 이어 국민연금도 현대차 그룹의 손을 들어줬다. 국민연금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제시한 배당안 등에 대해 지나치다며 반대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14일, 회의를 통해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측의 제안에 대해 모두 찬성했다고 밝혔다.
엘리엇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제안한 배당안에 대해선 "배당수준 등이 과다하다"며 "현대차 그룹 측 제안에 찬성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모비스는 보통주 1주당 4,000원 배당, 현대차는 우선주 1주당 3,000원 배당을 제안했지만 엘리엇은 현대모비스에 대해선 보통주 1주당 2만 6,399원과 우선주 1주당 2만 6,449원 배당을, 현대차에 대해선 보통주 1주당 2만 1,976원 배당을 요구했다.
국민연금은 현대차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해서도 현대차 제안에 찬성했다.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 로버트 랜달 맥긴과 존 리우, 마가렛 빌슨에 대해선 이해관계 등을 이유로 반대했다.
앞서 10일,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기관으로 꼽히는 '글래스루이스'도 엘리엇이 제안한 배당안과 사외이사 후보에 모두 반대했고 국민연금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도 전날 현대차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서 엘리엇의 제안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업계에서는 이달 22일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현대차가 어느 정도 승기를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다 엘리엇의 제안이 지나치고 기술유출과 경영간섭도 우려된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엘리엇이 현대자동차 사외이사 후보에 제안한 로버트 랜달 맥긴은 현대차와 수소산업에서 경쟁하고 있는 밸러드 파워시스템의 최고경영자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경쟁업체 대표를 현대차 사외이사에 추천한 것이다.
사외이사의 권한으로 현대차 그룹의 수소기술 등 내부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국내 중소업체의 특허기술이 유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엘리엇은 현대모비스 사외이사에도 경쟁사인 중국업체 임원을 추천했다. 모비스에 제안한 로버트 알렌 크루즈 후보는 중국 전기차 업체인 카르마 오토모티브의 CTO로 활동 중이다.
현대차그룹 이사회 관계자는 "엘리엇 측 사외이사 후보가 선임될 경우 이해 상충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간과해선 안 된다"며 "엘리엇이 제안한 경쟁사 대표가 사외이사로 선임되면 안정적 기업 운영에도 부정적"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