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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연설에 정국 급랭…3월 국회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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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대한민국 대통령,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에 민주당 "용납 안돼...윤리위 제소할 것"
靑 "나라 위해 써야할 에너지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으로 낭비...머리 숙여 사과하라"
1~2월 놀았던 국회, 3월 임시국회도 '최소한 성과'에 그칠듯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나 원내대표의 대표연설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에 여야 의원들이 극한 대립을 하며 파행을 겪었다.) 윤창원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나 원내대표는 12일 연설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말을 듣지 않게 해달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발끈했다.

민주당은 연설 직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나 원내대표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나 원내대표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대한민국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죄"라며 "정치적으로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격분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가장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면서 "국회법 146조에 의거해 오늘 발언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경고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민주당과 궤를 같이 했다.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나 원내대표를 일본 자민당의 수석대변인 운운하면 제대로 (연설이) 되겠는가? 일부러 싸움을 일으키는 구태 중의 구태 정치행태"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도 논평에서 "과격하고 극렬한 언사로 친박 태극기 부대의 아이돌로 낙점되겠다는 의도가 너무나 뻔히 보였다"며 "한국당이 9년간 차고차곡 쌓은 적폐는 어디서부터 치워야할지 아직까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고 비꼬았다.

여의도 정쟁에 청와대까지 가세했다. 얼어붙은 정국이 더욱 꼬이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나 원내대표의 대표연설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에 여야 의원들이 극한 대립을 하며 파행을 겪었다.) 윤창원기자

 

청와대 한정우 부대변인은 "나라를 위해 써야할 에너지를 국민과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으로 낭비하지 말라"며 "한국당과 나 원내대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번영을 염원하는 국민들께 머리숙여 사과하기 바란다"고 했다.

한국당은 반격에 나섰다.

나 원내대표는 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이 독선과 오만의 자세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안들으면, 미래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국민들의 다른 목소리를 듲지 않으려는 것에 실망했다"고 받아쳤다.

한국당 이만희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청와대 눈치 보기에만 급급한 민주당 의원들은 야당 원내대표의 연설을 고함과 퇴장으로 막으며 연설을 중단시키려는 몰상식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나 원내대표의 연설로 가뜩이나 한국당 대 여야4당 대립구도로 살얼음판이었던 국회는 더욱 얼어붙게 됐다.

여야 대립으로 1~2월 임시국회는 제대로 열려보지도 못한 채 3월 국회가 열렸지만, 이마저도 비상이 걸린 모양새다.

여야 4당은 한국당을 배제한 채 선거제도 개혁과 고위공직자수사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굵직한 개혁과제 등을 처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국당은 여야 4당이 신속처리안건(패스트 트랙)으로 선거제 개혁안과 개혁입법 등을 지정할 경우, 의원직 총사퇴 후 조기 총선 등 크게 반발하며 대립각을 세우는 상황이다.

이때문에 국민적 관심이 높고 여야가 이미 합의한 미세먼지 관련 법안 외에 다른 민생.개혁법안이 이번 국회에서도 큰 소득이 없을 것이란 어두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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