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카네기 국제평화기금 제공영상 캡쳐 / Carnegie Endowment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핵화를 점진적으로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북한이 핵은 물론 생화학무기를 포함한 모든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이른바 '빅딜'이 전제 조건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카네기 국제평화기금이 주최한 핵 정책 컨퍼런스에서 좌담회를 갖고, 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계속해서 만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면서도 "오늘 발표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아직 확정 일정은 없다는 것.
그는 그러나 "정상급 접촉은 실무급에서 (협상의) 공간을 만들어낸다"며 "우리가 간극을 좁힐 수 있다면 (정상회담은) 궁극적으로 대통령의 결정에 달려 있고...대통령은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비건 대표는 "외교(협상)는 여전히 살아있다"면서도 "우리는 비핵화를 점진적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에 생화학 무기가 계속 존재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핵 위협을 제거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그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핵과 미사일 뿐만 아니라 생화학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의 해체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비건 대표는 아울러 북한이 일부 비핵화 조치를 취하는 것에 대해 제재를 일부 해제해 준다면 이는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하는 셈이 된다는 논리로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 제재 해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하노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과정을 뛰어넘었다(bypass)"며 "그는 모든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는 대신 미국이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했던 모든 약속을 이행하는 큰 제안(big proposal)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위적인 시간표에 얽매이지는 않는다면서도 북한의 비핵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이뤄질 것을 희망한다"며, "북한이 빨리 움직일수록 밝은 미래를 더 빨리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비건 대표는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복구하면서 미사일 또는 위성발사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 "아직 모른다"면서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의 움직임과 관련해 "성급한 판단을 내려서는 안된다"고 경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