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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대화 재개, 文 대통령의 '촉진자역'이 절실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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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국내 정치상황 이유 강경선회
김정은도 먼저 나설 수 없는 상황...정세현 "대통령이 환경조성해야"

(사진=연합뉴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보좌관이 연일 전면에 나서 대북 강성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CBS,폭스뉴스, CNN, 5일 폭스뉴스 라디오, 10일 ABC, 폭스뉴스에 잇따라 출연해 그가 던진 메시지는 단호하고 분명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비핵화 정의는 핵·미사일은 물론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까지 폐기하는 것이고, 이에 대한 비핵화 없이 제재완화는 없다는 게 핵심이다.

존 볼턴의 전면 등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북핵 해법이 강경으로 굳어졌음을 의미한다. 한 때 북미가 의견접근을 이뤄가던 동시적· 병행적(simultaneously and in parallel) 해법에서 일괄타결(grand bargain) 해법으로의 회귀이고 빅딜 아니면 노딜이다.

빅딜도 핵물질, 핵무기, 미사일 뿐 아니라 생화학무기 등 WMD 폐기까지 포함한다. 북한에 대해 사실상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것과 다름없다. AFP통신 표현에 따르면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 전략이다.

WMD를 포함한 모든 핵의 전면폐기와 제재해제를 맞바꾸는 일괄타결이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전문가들도 잘 아는 사실이다.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완전한 비핵화(이후 제재완화)라면 우리 정부도 받기 힘들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에서 나오는 메시지가 상반돼 판단이 잘 서지 않고, 트럼프식 협상이라는게 최종 딜이 될 때까지 협상을 계속하는 것이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볼턴 보좌관으로 대표되는 강경기류가 트럼프 행정부를 지배하고 있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라인이 다시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연일 완전한 비핵화와 빅딜을 주장하는 것은 미국내 정치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많다.

비핵화 협상 성과를 토대로 재선 고지를 밟아보려했지만, 내부에서 마이클 코언 청문회 등 악재가 쏟아지는데다 스몰딜, 중간딜에 대한 미국 조야의 비판이 워낙 거세 대북 강경으로 유턴했다는 분석이다.

(사진=연합뉴스)

 

실제 미국내에선 북미회담 전 나쁜 협상(bad deal)을 우려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던 목소리는 회담 결렬 이후 자취를 감췄다.

하노이 선언문까지 마련하고도 도장을 찍지 않고, 존 볼턴 보좌관을 시켜 연일 강경발언을 쏟아내게 하고 있는 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안팎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같은 맥락에서 다음 달로 예상되는 로버트 뮬러 특검보고서가 북미 대화에 중대 분수령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22개월간 러시아 스캔들 의혹을 파헤쳐온 특검 보고서의 파장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이슈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트럼프 대통령의 공모 증거가 나오고 민주당이 탄핵을 추진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문제를 위기돌파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선 이제 와서 영변 핵폐기를 넘어서는 비핵화 카드를 미국에 먼저 제시할 수도 없는 난처한 상황이다.

(사진=청와대 제공)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의 의도 등과 별개로 김정은 위원장의 선택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북미대화 재개 '촉진자' 또는 '중재자' 역할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11일 광주광역시청에서 열린 강연에서 "비핵화 바퀴는 북의 힘으로 돌릴 수 없고 누군가 중재를 해야 한다"며 "문 대통령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사업을 북한에 당근으로 제시하고 북한이 대통령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북미 협상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 위원장은 체면 때문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위험이 커질 수 밖에 없는 만큼 문 대통령이 대북특사 등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명분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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