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엄마가 아빠에게 살해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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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동무]-② 죽음으로 내몰리는 결혼이주 여성(외국인 며느리)들

■ 방송 : 경남CBS<시사포커스 경남=""> (창원 FM 106.9MHz, 진주 94.1MHz)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국장)
■ 대담 : 정문순 연구위원 (경남이주민센터)

◇김효영> 시사포커스경남이 매 주 한 번 이주민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주민들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생각해보는 시간 '어깨동무'입니다.

지난 3월 8일이 세계 여성의 날이었죠. 그래서 오늘은 여성 이주민, 그 가운데 결혼이주여성들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경남 이주민센터 정문순 연구위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정문순 연구위원> 네 안녕하십니까?

◇김효영> 여성 이주민의 삶에 대한 이야길 해 볼 텐데요. 누구의 사례입니까?

◆정문순 연구위원> 오늘은 상당히 무겁고 심각한 소재입니다.
사연의 주인공은 물론 가명으로 '김은영' 씨라고 하겠습니다. 중국 동포에요. 사건 당시 40대 초반의 나이였구요. 자녀가 있었고, 창원에 거주했는데 1996년에 결혼을 해서 한국 남편과 중국 현지에서 만나서, 결혼을 했을 당시 학교 교사였습니다.

◇김효영> 이 여성이 말입니까?

◆정문순 연구위원> 네. 사범대학을 졸업해서 과학교사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국 남자를 만나서 결혼을 하겠다고 결심한 이후부터 인생이 좀 바뀐거에요.

혼인기간 내내 알코올 중독증인 남편에게 상습 폭력을 당했던 거죠. 그리고 2017년 2월 이니까 꼬박 2년 전입니다. 피살 당했습니다.

◇김효영> 피살 당했다구요?

◆정문순 연구위원> 네 살해 당한거죠.

◇김효영> 누구로부터?

◆정문순 연구위원> 자신을 학대하던 남편한테요. 가정폭력의 극단적인 모습이죠.

◇김효영> 폭행을 당하다가 살해까지.

◆정문순 연구위원> 평소처럼 폭행을 당하다가 그 날따라 폭행으로 안 그치고... 그런데 그 순간을 아이들이 보고 있었다는 것이 더 충격적이구요.

◇김효영>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요?

◆정문순 연구위원> 네, 이 남편은 알코올 홀릭 상태고, 한 번 폭력을 저지르면 눈에 보이는 것이 없는 행동을 했다고 합니다. 심지어 평소에도 자기 장모랑 같이 살고 있었는데, 피해자의 어머니죠, 피해자의 어머니가 보는 앞에서도 폭행을 행사했다고 해요. 그래서 아이들이 119에 신고 한 적도 많았고, 아이들을 때린 적도 많았구요. 그래서 인근 단골 지구대의 단골 출동 가정이 돼어버렸어요.

◇김효영> 그 끔찍한 장면을 아이들이 봤다.

◆정문순 연구위원> 그동안 학대하는 모습들, 한 겨울에 그 추운 날에 화장실 욕조에다가 밀어 넣고 찬 물을 퍼붓는 만행도 저질렀다고, 굉장히 상습적인데 그것도 아이들이 봤다는 겁니다.

◇김효영> 아이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습니까?

◆정문순 연구위원> 지금은 한 명은 대학 들어갔구요, 한 명은 고등학생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양육은 엄마 나라에서 온 외삼촌이 키우고 있는 걸로 알고 있구요.

◇김효영> 그런데, 그렇게 학대당하면서 이혼은 생각을 안 했던 걸까요?

◆정문순 연구위원> 아이들의 증언을 미루어 보자면, 초등학교 때 엄마가 협의 이혼 서류를 준비하는 것을 봤다고 해요. 그래서 엄마가 아빠랑 이혼하려고 하나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그 때 뿐이었다는 거죠.

◇김효영> 왜 그랬을까요?

◆정문순 연구위원> 현실적으로 다문화 가정으로서 이혼하기 힘든 여건이 있지 않았을까. 어느 순간 그런 피해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스스로도 자존감이 무너졌고, 자기 긍정의식도 없고, 그렇게 내면이 다친 경우도 많지 않았을까 생각이 됩니다.

◇김효영> 너무나 충격적인 사건인데요.

◆정문순 연구위원> 불과 2년 전에 발생한 건데, 대부분 모르잖아요.

◇김효영> 모르고 있습니다.

◇김효영> 오늘 우리는 다문화 가정의 결혼이주 여성이 겪었던 가장 비극적인 사건을 이야기를 한 겁니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많다는 것이 문제아니겠습니까?

◆정문순 연구위원> 그렇습니다. 한 민간단체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7년 이전까지 남편에게 살해당한 이주민 여성이 19명이라고 파악 됐구요.

◇김효영> 남편에게 살해당한 결혼 이주 여성이.

◆정문순 연구위원> 19명으로 파악 되었는데, 여기 통계치에 안 들어간 여성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문제는 모를수가 있으니까요. 그리고 지금은 2년 지났는데 그 안에 벌써 더 사건이 벌어졌구요. 제가 방금 소개해드린 사건만 해도 2017년에 일어난 일이구요.
또 가장 최근에 2018년 12월에 일어난 사건이 양산 지역에서 남편에게 또 살해당한 이주 여성이 있었습니다.

◇김효영> 불과 2,3개월 전이군요.

◆정문순 연구위원> 네. 필리핀 출신 여성이였구요. 당시 38세 였고 결혼 생활 7년 동안 남편의 통제하에 있었다는 것이 드러났구요.

◇김효영> 통제요?

◆정문순 연구위원> 사생활을 통제한거죠.
취업이나 외출 같은 것을 통제 했다고 짐작 되구요. 이것도 폭력이거든요.
그런데 그 여성이 사망 당시까지 국적이 한국 국적이 아니고 그대로 필리핀 국적이었어요.

◇김효영> 혼인신고를 하면 한국국적이 바로 되는게 아니군요?

◆정문순 연구위원> 결혼 생활을 유지한 상태로 2년 간 한국에 주소가 있거나, 아니면 결혼 생활을 3년 간 유지 하고서 1년 이상 주소가 있는 경우에는 간이귀화 형식으로 국적을 취득 할 수 있어요.

◇김효영> 간이귀화.

◆정문순 연구위원> 그런데 이 피해자 여성은 7년 동안 결혼을 했으면서도 그 때 까지 국적이 없었다는 거죠. 국적과 관련해서 남편이 일종의 갑질을 휘두른 것이 아닌가 짐작이 됩니다. 대한민국 국적을 따기 전에는 너는 나한테 종속된 존재다. 이렇게 생각하는 결혼 이주 여성 남편들이 좀 적지가 않은 것을 저희들은 현장에서 봐요.

◇김효영> 그러다 살해까지 갔다?

◆정문순 연구위원> 그 과정이 어땠는지 모르지만, 이런 갈등이나 학대가 반복 되거나 증폭이 된 상황이 있었겠죠.

◇김효영> 지금 자료를 하나 가지고 오셨는데요. 이게 지금 다 실명 입니까?

◆정문순 연구위원> 실명으로 언론에 공개된 사람은 제가 그대로 이름 붙였습니다.

◇김효영> 2007년에 후안마이,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인데, 천안에 거주하던 19살.

◆정문순 연구위원> 19살 어린 신부죠. 결혼 1개월 만에 남편과 갈등으로 그냥 본국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하는 순간 남편에게 살해당한 것이죠. 그런데 더 기막힌 것은 법원이 재판을 하면서 그 결혼을 주선한 결혼 정보업체에게 이 피해자 가족을 찾아내라 했지만, 1심 2심 판결에 이르도록 찾지 못했다는 거에요. 이게 얼마나 성급하고 경솔하게 이루어진 결혼인지를.

◇김효영> 가족과 연락도 안 되더라.

◇김효영> 또 있습니다. 2009년에 타티황옥.

◆정문순 연구위원> 이 분도 유명한 사례입니다. 워낙 비극적이라서요. 20세 였습니다. 결혼한지 8일 만에 아마 이렇게 짧은 기간 안에 살해당한 경우는 없지 않나 싶기 때문에 떠들썩한 사건이었습니다. 남편에게 살해 당했어요.

◇김효영> 그냥 가정폭력이 살해로 이어진 사례입니까 이것도?

◆정문순 연구위원> 네, 그렇게 추정이 되죠.
결혼 시작하자마자 남편이 어떤 정신적인 학대, 물리적인 학대를 가했을 것이라고 추정이 되는거죠

◇김효영> 또 있습니다. 2009년, 같은 해에 몽골 출신의 강체첵.

◆정문순 연구위원> 이 분은 또 기가 막힌게 본국 출신의 가정폭력 피해자를 돕다가 그 해당 여성의 남편에게 '너 때문에 마누라가 집을 나갔다' 이렇게 보복으로 피살 당했는데, 당시 어린 아기가 있었데요. 이 여성이.

◇김효영> 아이고, 참.... 정말 입에 올리기가 힘든 사례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2011년 황티남씨.

◆정문순 연구위원> 경북 청도에 거주한 23세 여성이구요. 갓 아기를 낳은 산모였습니다. 그런데 여기는 시어머니가 찾아와서 고부갈등 까지 겪었어요. 결혼 빚 문제로, 결혼 할 때 황티남 여성이 결혼 자금으로 돈을 빌린게 있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결혼 하기 전에 남편에게 약속을 받았다고 합니다. 빚 갚아준다고. 그런데 결혼하고 나몰라라 하니 황티남은 빚을 좀 해결해 달라.

◇김효영> 그러니까 못 갚아준다고 해서.... 시간이 없어서, 알겠습니다. 그리고 2014년도에 베트남 여성.

◆정문순 연구위원> 이 경우는 홍천에 거주하는 여성이었는데, 다른 것도 아닌 아기 분유 값으로 남편과 다퉜다고 살해당했고, 남편도 자살을 한 사건입니다. 가정이 사라진 사건이죠.

◇김효영> 기가 막히는 군요. 또, 2014년 베트남 출신의 20대 초반 여성.

◆정문순 연구위원> 똑같이 남편도 아내를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입니다.
.
◇김효영> 양산이군요 이 사건이.

◆정문순 연구위원> 우리 근처 지역입니다.

◇김효영> 그리고 2015년에 베트남 출신의 31세 여성..

◆정문순 연구위원> 이 경우는 한국인 남편과 갈등을 겪고 이혼하고 재혼 했어요 새로. 그런데 그 전 남편이 앙심을 품고 딸과 함께 살해를 한 사건이었습니다.

◇김효영> 휴... 그리고 2017년 베트남 출신 여성..

◆정문순 연구위원> 이 경우는 시아버지 한테 살해당한 경우입니다.

◇김효영> 이건 서울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그리고 또 같은 해인 2017년 태국 출신의 추티마씨.

◆정문순 연구위원> 이 경우는 결혼 이민 여성이 아니고 이주 노동자에요. 2006년에 입국을 해서 비자가 없이 한국에 계속 머무르며 일을 하다가, 직장 남성 동료가 추티마에게 단속이 들어 왔다고 거짓 정보를 알려주고 나서 유인을 해서 성폭행을 하려다가 살해한 사건입니다.

◇김효영> 왜 이런 일이 반복 된다고 보십니까?

◆정문순 연구위원> 상당히 구조적인 문제라고 파악이 되는데, 국제 결혼을 통해 이룩한 다문화 가정 자체가 형성부터 결혼 생활하는 진행 단계까지 상당한 불안요인이 있지 않나 학문적으로 판단이 되고 있습니다.

◇김효영>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정문순 연구위원> 국제결혼의 당사자인 한국인 남성, 이주민 여성 사이가 결혼 전 둘 다 각자 자국 내에서 자국의 삶 문제를 안고 있던 개인들이었어요. 이를테면 한국인 남성은 보통 나이가 많거나, 소득이 떨어지는 등의 이유로 국내 결혼 시장에서 좀 이탈한 사람이 많아요. 물론 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김효영> 일부의 이야기죠. 잘 살고 계신 분들도 많이 계시니까요.

◆정문순 연구위원> 남성과 여성, 둘의 관계가 결코 평등하지 않다는 거에요. 한국처럼 좀 잘사는 나라와 저개발 빈국 간의 관계가 있구요. 한국 남성은 결혼했다고 해서 상대 배우자의 나라로 가서 살지는 않아요 대부분. 그래서 상대 이주민을 일종의 수용하는 수용국의 나라의 일원으로서 그에 대한 한국에 수용되는 국민으로서 그런 관계가 성립 되는데, 그 모든 관계가 일방적인 권력이 작동하는 관계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처음부터 첫 단추를 잘못 꿴 관계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효영>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아까 구조적인 문제라고 하셨어요. 구조적인 문제는 구조적인 해법이 나와야죠 어떤 해법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정문순 연구위원> 해결방안이 딱히 없습니다. 물론 정책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건 분명히 있어요. 법적으로는 결혼 정보 업체가 국제 결혼을 원하는 한국인 남자의 신상 정보를 제공하도록 되어 있는데요, 그러나 사실은 거의 지켜지지 않는 것이 많구요.

◇김효영> 잠시만요. 오늘 이주민 여성의 문제를 이정도 시간으로 다 다루기는 힘들 것 같구요.

◆정문순 연구위원> 그렇습니다. 너무 하지못한 말이 많습니다.

◇김효영> 다음 시간으로 좀 더 이어가죠. 오늘은 시간관계로 일단 여기서 마치고, 다음시간에 이어가겠습니다.
지금까지 경남 이주민센터 정문순 연구위원과 어깨동무 함께 했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정문순 연구위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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