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2기 내각 진용을 사실상 완성한 이번 개각에서 가장 관심이 쏠린 대목은 진영·박영선·우상호 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3명의 입각 여부였다.
진 의원이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에 낙점된 가운데 박 의원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돼 개각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우 의원과 거취가 엇갈렸다.
'의원 입각' 대상으로 거론되던 3명 중 2명만이 각 부처의 장관직에 내정된 것은 당장 이와 관련한 당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소야대 지형 속에 국정 성과 도출을 위한 개혁 입법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들이 동시에 입각하는 것은 당청 모두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보다 더 주목되는 부분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향후 총선 등을 내다본 포석을 위해 의견을 같이했을 가능성이다.
내년 총선은 문 대통령이 임기 중 3년을 채운 시점에 치러지는 만큼 현 정권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선거다.
이 때문에 우 의원이 당에 남게 된 것은 정권 재창출의 성패를 가를 총선을 염두에 둔 문 대통령과 이 대표의 결정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우 의원의 거취를 두고서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중 막판 검증 단계에서 배제됐다는 분석이 있다.
다만, 한편에서는 민주당이 대변인을 비롯해 전략홍보본부장, 대선 공보단장에 원내대표까지 지낸 우 의원에게 총선에서의 역할을 기대했을 가능성에도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당 핵심관계자는 8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우 의원이 여러 선거를 치르는 등 경험이 많은 만큼 '(총선에서) 전략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당에서 청와대에 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박 의원은 이번 입각을 계기로 다음 총선에 출마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박 의원 역시 원내대표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데다 금산분리 입법 등 재벌개혁에 앞장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만큼 중기부 장관직이 그의 역량을 발휘할 좋은 기회라는 시각도 있다.
박 의원이 장관직을 수행하며 혁신성장 등 현 정부의 대표적 경제 기조와 관련해 가시적 성과를 낼 경우 향후 정치적 행보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박 의원은 그동안 우 의원과 함께 차기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직에 도전할 대표적 인물로 평가받았다.
비록 21대 총선 출마 가능성은 작아졌으나 박 의원이 중기부 장관직을 디딤돌로 삼는다면 서울시장 후보 경쟁에서 한발 앞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미지수이긴 하나 일각에서는 개헌을 전제로 2022년 3월로 예정된 대선과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의 동시 실시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만약 두 선거가 동시에 치러질 때 스타급 정치인인 박 의원이 확실한 서울시장 후보로 자리매김한다면 여권에 호재가 되리라는 관측도 있다.
이와 함께 진 의원의 입각을 두고서는 당청이 외연을 넓히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는 박근혜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만큼 진 의원의 입각이 중도 및 보수 진영까지 포용하는 탕평 인사의 메시지를 담았다는 분석과 궤를 같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