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 지로영수증이 담긴 우편물.
"세금 독촉장처럼 또 날아왔네요."대한적십자사는 12월부터 1월까지 '집중 모금 기간'으로 정하고 각 세대에 지로용지를 발송한다.
모금방식을 놓고 매번 논란이 일고 있는 '적십자사 지로용지', 이번에는 3월에도 추가로 대량 발송돼 논란을 키우고 있다.
지로용지를 받아든 세대들은 "강제적인 모금이 아니라면서 지속적으로 세금독촉장처럼 지로용지를 보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불쾌한 반응이 적지 않다.
대한적십자사는 "3월에 지로용지를 보낸 것은 목표 모금액을 채우지 못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대량 발송의 근본적인 논란은 '지로용지'를 통한 모금 방식에서 촉발됐다.
적십자사는 지로용지를 통해 25~75세까지 세대주를 대상으로 개인 1만 원, 사업자 3만 원씩을 청구한다.
지로영수증, 금액과 모금기간이 적혀 있다.
용지는 일반 공과금 고지서와 유사하며 주소와 세대주 이름, 납부 마감기간까지 적혀 있다.
대부분 지역의 통·반장이 집집마다 지로용지를 전달하지만, 더 많은 모금을 유도하기 위해 우편으로 대량 발송하는 곳도 있다.
대량 발송이 가능한 건 적십자사가 주민등록법과 대한적십자사조직법에 따라 행정안전부에 세대주의 성명과 주소 등 개인정보를 요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지로용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적지 않은 만큼, 적십자사의 모금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매년 개인정보가 담긴 USB를 보내는 방식으로 적십자사의 업무를 협조하고 있다"며 "대량으로 발송되는 지로용지에 대한 여론을 읽고, 지난해 적십자사에 새로운 모금 방식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모금 방식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도 "소외된 계층을 돕기 위한 모금인 만큼 많은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