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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5‧18 망언' 징계 시간끌기? 윤리위원장 사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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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종 윤리위원장 사의 표명…징계 지연 불가피
당 지도부, 사의 ‘반려’ 방침…징계 대상자 3명 함께 상정될 듯
黃, 취임 후 첫 의총 참석…‘징계 대상’ 김진태‧이종명은 불참

자유한국당 김영종 윤리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영종 윤리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5‧18 망언 논란에 휩싸인 소속 의원들에 대한 징계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새로운 당 지도부 출범에 따라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취지로 지난 4일 황교안 대표 측에 윤리위원장 사임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정식으로 사표를 제출한 상황은 아니다.

당 고위관계자는 일단 김 위원장의 사의를 반려하겠다고 전했다. 5‧18 망언 논란으로 이미 징계를 받은 이종명 의원과 함께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도 김 위원장이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급작스런 김 위원장의 사의 표명으로 인해 '5‧18 망언' 당사자에 대한 징계는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가 김 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할 경우, 새 윤리위원장 후보를 물색해 최고위 의결을 통해 인선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가 사의 반려 방침을 밝혔지만, 이 또한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의 표명 직후 김 위원장은 당 관계자들의 연락을 비롯해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전대 과정에서 '태극기 부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에 부담을 느끼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의원 (사진=연합뉴스)

 

앞서 지난달 8일 북한군 개입설 등을 주장한 지만원씨가 참석한 5‧18 관련 공청회에서 해당 의원들은 유공자 명단 공개를 주장하는 과정에서 망언을 쏟아낸 바 있다.

당시 공청회에서 이 의원은 "5·18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의해 폭동이 민주화운동이 됐다"고 했고, 김순례 의원은 5·18 유공자를 '괴물집단'이라고 지칭해 논란이 됐다. 김진태 의원은 공청회에 직접 참석하진 않았지만 영상 메시지에서 지만원씨를 존경한다고 했다.

당 지도부는 2‧27 전당대회를 앞두고 논란이 확산되자 이 의원에 대해선 '제명', 전대에 출마한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해선 '징계 유보' 결정을 내렸다. 당헌‧당규에 따라 전대 출마 후보들은 선거 기간 동안 징계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징계가 유보된 두 의원에 대한 처리를 맡게 된 황교안 대표는 선출 직후부터 윤리위 절차를 지켜보겠다며 즉답을 피해왔다. 이 와중에 김 위원장의 사의 표명으로 인해 당분간 징계 절차 지연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한국당은 윤리위원장 인선 문제를 마무리 후, 이미 징계가 결정된 이 의원과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를 함께 묶어 의총에 상정할 것으로 보여 의도적인 '시간끌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징계 수위가 '제명'으로 결정될 경우, 당헌‧당규에 따라 의총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확정되기 때문이다.

제명으로 징계가 확정된 의원들의 의총에 상정되더라도 3분의 2 이상이 이에 동의해줄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당 고위 관계자는 "5‧18 망언이 곧 김순례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당선시킨 표심 아니겠냐"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황 대표는 취임 후 이날 처음으로 상견례 차원에서 의총에 참석해 문재인 정부와 강력한 투쟁을 시사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현 정부가 경제와 민생, 안보를 망가뜨리는 꼴을 보면 그냥 있을 수 없다"며 "우리가 책임감을 갖고 낮은 자세로 국민 속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함 지르는 싸움보다도 전략으로 이기는 싸움을 통해 반드시 총선에서 압승을 거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5‧18 망언' 징계 대상자인 김순례 최고위원은 "제게 무수히 펼쳐질 수 있는 고난의 길을 알지만, 저는 물러서지 않겠다"며 "한국당과 함께 죽음도 삶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리위 징계를 의식해 당내 의원들에게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의미로 읽힌다.

한편, 100명 안팎의 의원들이 참석한 이날 의총에는 김 최고위원 이외 징계 대상자인 김진태, 이종명 의원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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