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화력에서 한 노동자가 좁은 틈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모습. (사진=공공운수노조 제공)
지난해 고 김용균 씨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진 태안화력에서 4일 비슷한 끼임 사고가 난 것을 두고 공공운수노조가 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5일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10분쯤 태안화력 2호기에서 하청업체 소속 A(48) 씨가 석탄을 채우는 이동식 장치를 피하는 과정에서 기계에 몸이 끼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A 씨는 갈비뼈 5개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고 공공운수노조는 설명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사측이 사고 이후 약 2시간여 만에 A 씨를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주장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성명을 통해 "사고 노동자를 2시간여 만에 그것도 응급구조 차량이 아닌 승용차를 이용해 이송했다"며 "골절이 발생한 상황에서 대기실에서 사진을 찍고 구급대가 아닌 승용차로 환자를 이송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하청 노동자에게 사고가 발생했을 때 행태가 반복된 것으로 이를 감추기에만 급급할 수밖에 없는 원‧하청간의 지배구조에서 생기는 필연적 문제"라고도 했다.
또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에서 사고 발생 시 기관장 등을 처벌한다는 발표가 공허한 메아리로 허공을 떠다니고 있는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사고원인을 판단하는 기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사고 발생 보고서에 나온 사고원인에 대한 판단으로 사고가 난 곳은 공간이 매우 협소한 곳으로 언제든지 노동자가 다칠 수 있는 조건"이라며 "설비가 운영되는 동안 점검업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다양한 안전장치가 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정부는 탁상공론의 대책이 아니라 노동자의 생명존중을 위해 현장 인력을 충분히 충원하고 기관장 문책 등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