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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한유총…'차가운 민심·강경 당국'에 무릎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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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연기 유치원 반나절 만에 30% 넘게 이탈
'설립허가 취소·형사고발' 당국 초강수
한유총 "개학연기 투쟁 철회…국민들께 사과"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유치원 3법' 등 철회를 요구하며 '개학 연기 투쟁'에 나선 4일 오전 개학연기 여부에 대해 무응답한 서울 도봉구의 한 유치원을 찾은 북부지원교육청 장학사가 개학 연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내부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개학 연기' 투쟁이 반나절 만에 끝났다. 개학을 미루겠다던 유치원 3곳 중 1곳이 입장을 바꾸고, 연이은 교육당국의 강경 대응으로 사면초가에 몰린 한유총이 결국 무릎을 꿇었다.

한유총 이덕선 이사장은 지난 4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무기한 개학연기 투쟁을 조건 없이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더 이상 학부모들의 염려를 초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내일부터 각 유치원은 정상적으로 복귀해달라"고 했다.

한유총이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으로는 △개학 연기 철회 유치원 속출 △교육당국의 강경 대응 △거세진 비판 여론 △설립허가 취소로 대표성 상실 등이 꼽힌다.

개학 연기를 강행하겠다는 유치원 숫자는 계속 줄었다. 교육부는 지난 3일 개학을 무기한 미루겠다는 유치원이 381곳이라고 밝혔다. 이 숫자는 같은날 밤 11시 365곳으로 줄더니 다음날인 4일 정오 기준으로는 239곳까지 30% 이상 감소했다.

교육당국은 개학을 미룬 유치원에 시정명령을 내리는 등 연달아 강경 대응하면서 적잖은 유치원들이 입장을 바꾼 것이다. 당국은 시정명령을 내린 유치원 중 5일 오전 9시까지 개학하지 않은 곳은 형사고발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당국은 끝내 '설립허가 취소'라는 초강수 카드도 꺼냈다. 설립허가가 취소되면 한유총은 사립유치원들에 대한 대표성을 잃고, 개학 연기 동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여론도 문제였다. 아이들을 볼모로 삼으면서 정부와 대립각을 세웠다는 비판 여론이 커졌다. 설립허가 청문 등 향후 과정에서 한유총이 당국과의 힘싸움을 하기 위해서는 국민적 지지가 필수였다. 하지만 당국 쪽으로 기울어진 여론이 되레 한유총을 압박하는 지렛대 역할을 했다.

개학 연기가 현실화하면서 일선 유치원에선 혼란이 생겼고,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맘카페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학부모가 등장했고, 청와대 홈페이지 청원까지 속출했다.

한유총은 서울시교육청 허가를 받아 설립한 사단법인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5일 오후 3시 기자회견을 열고 설립허가 취소 방침을 공식 발표한다. 이후 한유총 의견을 듣는 청문 절차를 거쳐 설립허가 취소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개학 연기를 철회했더라도 설립허가를 취소하겠다는 시교육청 계획은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수일 내로 거취에 대한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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