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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모았던 2차 북미정상회담이 28일 아무런 성과 없이 막을 내리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김 위원장의 답방은 지난해 9월 평양에서 남북 정상이 합의했으며, 청와대는 지난해 12월 김 위원장의 방남을 추진했으나 북미간 비핵화 협상의 고착상태가 계속되면서 진전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는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에 기대를 걸어왔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잘 이뤄지고 나면,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도 좀 더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 것"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회담을 통해 북미가 비핵화와 제재완화에 있어 일정 부분 성과를 낸다면 김 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환경도 무르익을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정치권에선 북미 정상회담 이후 김 위원장의 답방이 늦어도 4월 중에는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었다.
실제로 이번 회담의 성과로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거나 개성공단이 재가동되는 등 남북 경협이 가능해질 경우, 경협을 핑계로 한 김 위원장의 서울 초청은 상당히 자연스런 수순으로 비춰졌다.
하지만 낙관적으로만 보였던 하노이 회담은 예상과는 정반대의 결말로 끝나고 말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결렬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원하는 비핵화를 줘야 제재완화를 해줄 수 있다"고 말했고, 당분간 남북경협은 진척이 어렵게 됐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영변핵+α', 이른바 전면적 핵 폐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제 '공'은 전적으로 김 위원장에게로 넘어간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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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으로서는 지금 당장 김 위원장을 만나 전면적 비핵화를 설득할 수도, 경제적 이익을 줄 수도 없게 됐다. 이처럼 문 대통령이 자처해온 중재자 역할이 축소됨에 따라 두 정상간 만남은 당분간은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장을 박차고 나온 게 아니며, 향후 만남을 고대한다"고 밝히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앞으로 몇 주 내 합의를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북미회담 결렬에 대한 정부 입장을 밝히는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미국과 북한이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해 나가면서,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해 나가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에 대해 정상간 합의 방식인 '톱다운' 방식의 한계를 지적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연구기획본부장 "북핵 문제의 진전을 위해서는 앞으로 북미, 특히 남북미 간의 실무협의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정부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그리고 김도훈 외교부 평화교섭본부장을 대표로 하는 남북미 실무협의를 조기에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