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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친일파' 동상·기념관·교가…서울에만 100곳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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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학교 친일 잔재 청산 1차 조사 결과 발표
친일파 7명 동상·기념관 학교 안에 버젓이
초교 18곳·중고교 95곳 교가 친일파 작사·작곡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열린 전교조 서울지부 학교 내 친일잔재 1차 조사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친일 인사의 동상과 기념관, 교가가 남아있는 초·중·고등학교가 서울 지역에서만 100곳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민족문제연구소는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전교조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학교 내 친일잔재 청산을 위한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교조에 따르면 서울에만 △추계 황신덕(추계예대·중앙여중고) △김영훈(영훈초중고) △인촌 김성수(고려대·중앙중고) △민영휘(휘문중고·풍문고) △운석 장면(동성중고) △채만식(중앙고) △계당 배상명(상명대·상명부여중고) 등 친일 인사 7명의 동상과 기념관이 학교 안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성북구 고려대와 종로구 중앙고에는 설립자 인촌 김성수 동상과 기념관이 있다. 김성수는 일제 강점기 당시 징병·학병을 지지하는 글을 신문에 싣는 등 친일행위를 했다.

강남구 휘문고에는 민영휘 동상이 남아있다. 민영휘는 한일합방조약(경술국치)을 지지해 일제로부터 작위를 받았다. 일제 강점기 때 당진군수를 지낸 김영훈은 영훈초중고의 설립자로 학교 안에 동상이 있었다.

친일 인사가 만든 교가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학교는 총 113곳이었다. 초등학교가 18곳, 중고등학교가 95곳이었다. 113곳 중 공립 학교가 40곳, 사립은 73곳이었다. 한국 가곡의 아버지로 불리는 김성태와 김동진, 현제명은 친일 인명사전에 이름이 올라와 있다. 수십개 초중고교 교가를 작곡했다.

서울 동작구 성남중고 교가도 문제가 됐다. '먼동이 트이니 온누리가 환하도다'라는 구절이 욱일승천기를 연상시킨다고 전교조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학교 설립자는 두 명이다. 원윤수는 대표적인 경제계 친일 인사였고, 김석원은 친일 군인으로 꼽힌다. 교가에는 '이 강산에 원석도(설립자 지칭) 나셔서 배움의 길 여시니'라는 가사가 문제로 지적된다.

전교조 조연희 서울지부장은 "서울시,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친일 잔재를 전수조사하고 청산하는 작업을 펼칠 것을 공개적으로 요청한다"고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기획실장은 "교가도 문제지만 전체적인 음악교육에서의 친일 잔재 청산도 중요하다"며 "음악 교과서에 있는 친일 음악을 없애고 그 자리에 독립운동가 등 새로운 콘텐츠를 넣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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