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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정효근의 재발견, 패스도 수비도 '척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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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정효근, 남자농구 대표팀 중동 원정의 최대 수확
"붙박이 국가대표 되고 싶다"는 정효근, 다양한 능력 발휘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 정효근 (사진 제공=대한민국농구협회)

 


210cm 장신 센터 마족을 상대로 터뜨린 김종규(창원 LG)의 화려한 '인 유어 페이스(in your face)' 덩크, 25점 11리바운드로 코트를 지배한 라건아(울산 현대모비스)의 침묵 세리머니 등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레바논 주크 모스베에서 끝난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중국 농구월드컵 아시아 예선 최종전에서 인상깊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한국은 레바논 원정에서 84대72로 승리하고 아시아-오세아시아 예선 E조 전적 10승2패를 기록했다. 작년 11월 홈 2경기에서 농구월드컵 진출 티켓을 확보했던 대표팀은 유종의 미를 거뒀다.

레바논은 반드시 한국을 꺾어야만 농구월드컵 진출을 위한 경우의 수를 살릴 수 있었기 때문에 일방적인 홈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필사적으로 싸웠다.

한국은 1쿼터 마지막에 아미르 사우드에게 하프코트 버저비터 3점슛을 얻어맞는 등 첫 쿼터 승부에서 18대29로 밀렸고 2쿼터 한때 점수차는 최대 13점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한국은 4쿼터 10분동안 레바논을 22대8로 압도해 승부를 뒤집었다. 라건아는 골밑을 장악했고 박찬희(인천 전자랜드)는 득점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5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압도적인 속공 전개와 2대2 공격, 수비력을 뽐내며 팀 승리를 도왔다.

임동섭(서울 삼성)은 고비 때마다 3점슛을 터뜨리며 12점을 보탰다. 박찬희와 좋은 호흡을 선보이며 자신의 기동력을 잘 발휘한 김종규(창원 LG)도 14점을 올리며 활약했다.

한국이 승부를 뒤집는 과정에서 팀 전력에 힘을 실어줬고 시리아와의 앞선 경기를 포함한 중동 원정 2경기에서 눈부신 기량을 펼친 선수는 또 있다. 바로 정효근(인천 전자랜드)이다.

정효근은 이날 6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출전시간이 많지는 않았지만 효율이 좋았다. 한국은 정효근이 코트를 밟은 19분동안 플러스(+) 11점의 득실점 차이를 기록했다. 팀내 최다 플러스 17점을 기록한 이승현(고양 오리온)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신장 200cm의 포워드 정효근은 한국 남자농구의 오랜 숙원인 높이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다. 이날도 골밑에서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했다. 정효근의 다른 장점 중 하나는 바로 스피드다. 상대의 2대2 공격 혹은 스위치 상황에서 외곽 수비가 준수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정효근의 코트 시야였다.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고 공간을 열어주는 패스나 한박자 빠른 패스로 라건아를 비롯한 주득점원에게 득점 기회를 여러 차례 제공했다. 팀 플레이의 원활한 진행을 돕는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정효근은 아마추어 시절 장신에도 불구하고 포인트가드 역할을 맡은 때가 있었다. 공수 전환이 빠르고 활발하면서도 끊임없는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에 균열을 내야 하는 대표팀의 공격 전술에서 정효근의 패스 능력은 빛을 발했다.

정효근은 농구월드컵 최종 엔트리 선정을 앞두고 벌써부터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포워드 포지션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정효근은 대표팀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 시리아전을 마치고 "대표팀에서 탈락했을 때 스스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속상하기도 하고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선발됐을 때는 기분 좋고 영광이기 때문에 붙박이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김상식 감독님은 내게 (양)희종이 형과 같은 역할을 요구하신다. 팀에 파이팅을 불어넣을 수 있고 포워드 자리에서 수비력만큼은 최고인 선수로 자리매김해야만 월드컵에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슈팅 능력도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효근은 이날 한국이 10점차로 뒤진 2쿼터 중후반 3점슛 2개를 터뜨려 추격전의 시작을 알렸다. 적극적인 수비와 높이 경쟁력 그리고 기대를 뛰어넘은 패스 능력으로 김상식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효근의 대표팀 승선은 KBL 소속팀 전자랜드의 오랜 목표이기도 했다. 특히 유도훈 감독은 정효근이 신인 시즌을 마친 이후부터 '정효근 국가대표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며 서포터 역할을 자처했다.

정효근은 올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28분을 뛰어 평균 10.6점, 4.9리바운드, 2.5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모두 데뷔 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정규리그 2위를 굳게 지키며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도전하는 전자랜드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로 자미래김 했다. 그는 소속팀에서도, 대표팀에서도 서서히 기대치를 충족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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