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광주 시민단체와 5.18단체회원들이 김진태 의원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사진=김삼헌 기자)
광주를 방문한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5·18 망언에 대해 사과나 유감 표명 없이 다른 의원들에게 책임을 떠넘긴데다 5·18 유공자 명단 공개 주장만 되풀이해 광주지역 민심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12일 오전 자유한국당 광주전남 시도당사에서 당원들과 간담회를 갖기로 한 당초 시간보다 10분 정도 늦은 오전 10시 40분부터 간담회를 가졌다.
김진태 의원의 방문소식을 들은 5.18 단체와 시민단체 회원 30여명은 당사 입구에서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의 의원직 사퇴와 제명 등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또 극우 논객 지원만씨가 '광수 36호'로 지목했던 5·18 유공자 최 모 씨도 시위현장에 나와 지씨의 북한군 개입설을 반박했다.
특히 이들은 김진태 의원 일행이 타고온 차량들이 당사 앞에 설 때마다 몰려가 항의하는 바람에 경찰이 차량과 이들을 가로막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소동이 벌어지자 김진태 의원은 이들을 피해 후문으로 당사 1층 간담회장에 입장했다.
당사 회의실 안에서는 신원이 알려지지 않는 5·18단체 회원이 쓰레기를 간담회장에 투척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간담회에서 광주에 온 소감을 묻는 질문에 "원래 계획돼 있었던 것으로 못 올 이유가 없다"며 "5·18에 대한 입장은 그동안 밝혀왔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며 5·18 망언에 대한 사과나 유감표명을 하지 않았다.
반면 김 의원은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 5·18 피해자들도 원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5·18 유공자 명단 공개 주장을 되풀이했다.
특히 김 의원은 '5·18 망언 공청회'에 대해서는 "그날 전당대회 준비를 위해 지방에서 일정을 소화하느라 공청회에 가지 못했다"며 "제가 말한 게 아니고 공청회에 참석해 발언한 분들이 주관적인 의견을 말한 것이고 객관적으로 평가가 내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은 참석한 것이 아니어서 관련이 없다는 입장과 함께 5·18 공청회 망언의 책임은 두 의원에게 있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기자간담회가 진행되는 도중에 5.18 단체와 시민단체 회원들은 행사장과 연결된 당사 중앙현관 유리문 밖에서 "우리가 북한군이냐, 괴물집단으로 보이느냐", "김진태는 물러가라" 등의 함성을 외치고 유리창을 두드리는 등 항의를 이어갔다.
경호를 받으며 간담회장을 빠져나오는 김진태 의원(네모).(사진=김삼헌 기자)
또 김 의원이 간담회를 끝내고 밖으로 나가자 한 시민이 달려들면서 수행원이 이를 가로막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이날 김 의원의 당원 간담회를 전후해 5.18 단체와 시민단체 회원들의 항의가 이어졌으나 김 의원은 경찰과 수행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광주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