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여야 강경대치가 계속되면서 꽉 막힌 2월 국회는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지난 7일 두 차례나 회동을 해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원내대표 회동에서는 오히려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정국이 더욱 얼어붙는 모양새다.
회동을 박차고 나온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여당은 모든 의혹들에 대한 국회의 공방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다"며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이나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논란,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이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된 것 등에 대해 전혀 반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당은 하루 빨리 국회를 내팽개치고 야당의 여러 요구를 무시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행동에서 벗어나 국회를 정상화화나는 데 있어 진지한 노력을 해주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당은 ▲김태우 전 특감반원 관련 특검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논란에 대한 국정조사 ▲손혜원 의원 투기.이해충돌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문재인 대통령의 조해주 중앙선관위원 임명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단 3개 요구안 모두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전 특감반원 관련 논란은 검찰에서 수사 중이고, 신 전 사무관 논란은 이미 끝난 일인 데다, 조 위원 임명철회 역시 불가하다는 것이다.
손 의원 투기.이해충돌 논란과 관련해서는 국정조사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긴 하다.
다만, 손 의원을 포함한 국회의원 모두 이해충돌과 관련핸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도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회의원들의 이해충돌 문제가 사회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니 이 문제에 대해 국회가 의원들의 이해충돌에 대한 실태조사도 하고, 제도개선을 하기 위한 특위도 만들어서 해결하자고 제안했다"며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럴 경우 민주당은 한국당 장제원 의원이나 이장우 의원 등도 국조 대상에 포함시키자는 주장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장 의원은 지난해 예결위 간사로 활동하면서 교육부에 역량강화대학 지원 예산 확충을 주문해 이해충돌 논란이 일었다. 장 의원의 가족이 운영하는 대학이 지난해 8월 교육부가 지정한 역량강화대학 30곳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장우 의원의 경우, 대전역 인근 건물을 부인 명의로 구입한 것과 관련해 이해충돌 의혹이 있다. 이 의원 역시 지난해 예결위원으로 활동하며 대전역 인근 지역 개발 예산을 따냈다.
7일 국회운영위원장실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여야가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치킨게임'을 벌이는 이유는 '집토끼'를 잡으려는 계산 때문이다.
전당대회를 20일 앞둔 한국당 입장에서는 컨벤션 효과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단단히 세워 지지층을 결집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에 민주당도 강경 대응을 맞서면서 지지층을 끌어모아 국정운영 주도권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포석이다.
결국 두 정당 서로 험난한 국회 정상화를 놓고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다음주 11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수뇌부의 방미 일정이 국회 정상화의 분수령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민주당 이해찬 대표,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은 미국 워싱턴D.C와 뉴욕, L.A 등을 방문하면서 6박 7일 간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오찬간담회에서 "국회 개혁과 현안 문제에 대해서 (여야 지도부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며 국회 정상화의 기대감을 내비쳤다.
7일 국회운영위원장실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다만, 8일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원내대표들의 국회 정상화를 위한 회동에서 협상이 결렬될 경우, 방미 일정마저 흔들릴 수 있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바른미래당 유의동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7일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이 결렬되자, 기자들과 만나 "이런 상황에서 다같이 미국을 방문할 수 있겠나? 나는 개인적으로 반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