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캐슬' 이지원, 한서진에게 하고 싶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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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인터뷰] 'SKY 캐슬' 강예빈 역 이지원 ①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에서 강예빈 역을 맡은 배우 이지원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CBS 사옥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의 강예빈은 서울의대라는 목표를 세우고 한마음이 된 세 가족과는 조금 동떨어진 인물이었다. 속물 같은 속내를 숨기면서 하하 호호 웃는 위선 덩어리 어른들을 싫어하는 그는, 할 수 있는 일탈과 반항을 하는 중학생 소녀였다. 이른바 '올백'으로 높이 올려 묶은 머리는 예빈의 트레이드마크였고, 초반부터 예빈의 이미지를 만들어 준 일등 공신이었다.

지난 1일 서울 양천구 목동 CBS 사옥에서 만난 이지원의 머리 모양은 조금 달랐다. 똑같이 앞머리 없는 묶음 머리였으나, 워낙 머리를 높게 묶어 눈꼬리까지 올라갈 정도였던 '강예빈 스타일'이 아니어서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극중 좀처럼 웃지 않았던 예빈과 달리 이지원은 자주 환하게 웃었고, 덕분에 좀 더 편한 분위기에서 인터뷰를 마칠 수 있었다.

◇ 4차 오디션을 거쳐 합류한 'SKY 캐슬'

이지원이 맡은 강예빈 역은 주인공 한서진(염정아 분) 가정의 둘째 딸로 비중이 작지 않았다. 엄마의 욕망을 그대로 받아안아 서울의대라는 목표를 향해가는 강예서(김혜윤 분)와 달리, 언제나 한 발 멀찍이 떨어져 있는 무심함이 눈에 띄는 캐릭터였다.

'SKY 캐슬'은 동명의 고급 저택에 사는 가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기에 아역도 여럿 나왔다. 직접 오디션을 본 조현탁 감독이 워낙 많이 봐서 정확히 몇 명인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로, 전국 각지에서 온 배우들이 참여했다. 이지원도 그중 한 명이었다.

오디션 때 어떤 걸 보여주었는지 묻자 이지원은 "일단 1차 때는 수한이(이유진 분)한테 '니, 내 따까리할래?'하는 대사를 했다. 2, 3차 때는 물론 그 대본도 있었지만 감독님께서 디렉션해 주시고 상의하는 쪽이었다"고 말했다.

마지막 관문이었던 4차 오디션에서 이지원은 이 역할에 대한 열정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드러냈다. 그는 "4차 때는 2, 3차랑 비슷했는데 제가 나가면서 '강예빈! 강예빈! 저 강예빈이에요! 꼭 해주세요! 꼭 캐스팅해주세요!'라고 했다. 문 닫으시려는데 살짝 밀면서 '강예빈이에요!' 막 그랬다"며 웃었다.

제작진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이지원은 '인생 2회차 아닌가?', '저 나이에 저 정도 연기를 보여주다니…' 등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내는 연기를 선보여 호평받았다. 작품 합류 이후 캐스팅 배경을 들었는지 묻자, 이지원은 "음… 예빈이랑 비슷했다고 하시기도 하고, (제가) 너무 하고 싶어 해서 그런 것 같다. 직접 말씀해주시진 않았다"고 답했다.

◇ 이지원이 읽어낸 강예빈

높이 올려묶은 올백 머리는 극중 강예빈의 트레이드마크였다. (사진=JTBC 제공)

 

언니 예서와는 휴대폰에 저장된 이름마저 다를 정도로 눈에 보이는 차별이 있었던 강예빈 캐릭터. 이지원은 어떻게 받아들였을지 궁금했다.

"어, 저는 일단 예빈이는 약간 반항기도 있고 아웃사이더라고 봤어요. 착한 아이는 아니잖아요. 본성은 착하지만 부모님이나 언니 때문에 마음에 상처가 있는! 근데 저는 그렇지 않거든요. (웃음)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듬뿍 먹고 자라서 예빈이처럼 반항기도 없고 아웃사이더도 아니고 뭐랄까 말도 할 말 안 할 말 가려서 하거든요. 근데 예빈이는 그런 게 다 없고 (할 말을) 다 하는 성격이어서, (연기하다가) '혹시 이지원이 되면 어쩌지?' 했어요. 예빈이 연기 중에 이지원이 되지 않도록 많이 노력했어요."

이지원은 "예빈이는 아웃사이더, 반항아에 밖으로 나돌아다니면 (사고를 쳐서) 펑펑 터지는 아이이지 않나. 조금 더 시원하게 조금 더 재밌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해서 대사의 말투나,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할지 행동을 많이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속 시원하게 할 말을 하는 모습에 '사이다'라는 별명을 얻은 강예빈의 대사를 할 때도 그 상황에 들어가고자 노력했다.

이지원은 "예빈이가 왜 이런 얘길 하는지 그냥 그 상황에 폭 들어가면 이해가 된다. 가장 쉽게 이해된 게 '그렇게 가고 싶으면 할머니가 (서울의대) 가시든지' 하는 거다. 할머니는 자식들한테 계속 미루지 않나. 그러니까 너무 화가 난 거다. 왜 우리한테만 이러는지…"라며 "다른 것들도 예빈이랑 상대방이 처한 상황을 생각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그걸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쉬웠다"고 밝혔다.

또한 이지원은 원래 극중에서 풀어 늘어뜨린 머리를 하려고 했지만, 강예빈 캐릭터와 더 어울린다는 판단 아래 지금의 머리를 택했다고 했다. 머리를 풀고 나오는 차세리(박유나 분), 강예서와 겹치는 문제도 있었다.

이지원은 "머리는 제가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다. 다른 캐릭터와 겹친다고 해서 원래는 (양 갈래로 아래로 묶는) 인디언 머리를 하고 싶다고 하니까 너무 귀여워서 안 된다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프레이를 들고 오시더니 시멘트 바르는 것처럼 뿌리셨다. 머리가 바삭바삭해졌다. 프링글스 느낌? 처음엔 이게 아닌데… 싶었지만 예빈이 캐릭터에 맞는 거니까 이해했다"고 전했다.

덕분에 사람들도 그 머리 모양을 보고 이지원을 알아본다고. 이지원은 "평소에는 제가 안경 쓰고 밑으로 머리를 묶어서 조금씩만 알아보시는데, 가끔 예빈이처럼 머리를 쫙 올려서 촬영 중 쉬는 시간에 어딜 가면 많이 알아봐 주신다"며 웃었다.

◇ 이지원이 뽑은 가장 안쓰러운 캐릭터와 명장면

이지원이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고 꼽은 '사이다 발언'과 '불꽃놀이' (사진=JTBC 제공)

 

자녀를 공주와 왕자로 키워, 상위 0.1%만 산다는 'SKY 캐슬'에 대대손손 살게 하고픈 부모들과, 부모들의 욕망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아이들이 사는 이곳. 실제 이지원이 'SKY 캐슬'에 산다면 어떤 모습일까.

이지원은 "('SKY 캐슬'이) 공부에 최적화된 환경이라곤 하지만, 저는 압박받지 않고 약간 우주 오빠(찬희 분)처럼 살고 싶다. 좋은 환경에서 좋은 차 타고"라고 전했다. 그래도 워낙 아이들을 들들 볶는 분위기가 심해 압박을 완전히 피할 순 없지 않겠냐고 재차 묻자, "약간은 스트레스를 받겠지만 저는 잘 이겨내고 으쌰으쌰해서 잘살아 보겠다"고 웃으며 답했다.

이지원은 예빈의 감정을 가장 잘 느낄 수 있었던 장면으로 자기만 빼고 가족들이 밥 먹는 장면을 꼽았다. 그는 "예빈이 빼고 밥 먹는데, 예빈이가 그걸 쳐다보다가 가는 씬이 있다. 있는 자리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화기애애한데 저만 인형 밟고 있었다. 그때 예빈이가 이런 기분이겠거니 하고 공감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지원은 극중 인물 중 누가 가장 안쓰럽게 느껴졌을까. 그는 '음…' 하고 잠시 고민하다가 "저는 한서진 선배님"이라고 말했다.

"그렇게까지 잘 보이려고 하는 게… (자기 정체를) 속이면서도 자식들을 위해 헌신한 걸 보면… 물론 자식을 위한 거라곤 하지만 (한서진이) 좋은 방법을 쓰는 엄마는 아니잖아요? 근데 그게 또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으니까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제일 아픔이 많고 힘들게 살아온 건 한서진 엄마라고 봐요. 16년 동안 이름까지 숨겼을 만큼 가장 비밀이 크니까요."

그런 한서진에게 하고 싶은 말을 부탁하자 "자식을 위한 거지만, 조금 더 좋은 방법을 썼으면 어땠을까요?"라는 말을 하고 싶단다. 이때 이지원은 "평서문 아니고 의문문"이라고 짚었다. 질문이니 물음표가 꼭 붙어야 한다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두 개를 들었다. 그는 "예빈이가 옥상에서 불꽃 들고 과자 밟는 씬도 너무 좋았고, 최근 19화에서 '그러게 그렇게 가고 싶으면 할머니가 가시지 그랬어요?'라고 하는 사이다 씬이 있었다. 그 장면도 좋았다. 할머니한테 촥~ 하니까"라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만족한 장면을 물었을 때는 "딱히 꼽을 만한 장면이 없다"는 의외의 답이 나왔다. 이지원은 "화면으로 봤을 땐 별로더라도 제가 (연기) 해 놓고 '와, 내가 원하는 대로 됐어!' 하는 게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땐 '와, 끝났다!', '내 마음속에 찌꺼기가 없어!' 하면서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 있다"고 밝혔다.

◇ 이지원을 기쁘게 하는 말

배우 이지원 (사진=황진환 기자)

 

비지상파 시청률을 3번이나 갈아치우고, 스포일러 주의령까지 돌 만큼 큰 사랑을 받은 'SKY 캐슬'. 인기 비결을 묻자 이지원은 배우, 연출, 환경, 대본 4가지를 들었다.

"일단 배우분들이 아주 좋은! 대선배님들이시고 연기 경력이 많으시잖아요. 연기력 덕분에 그런 거 같고요. 연출! 얼굴에 그림자가 생긴다든지 그 장소라든지 원근감, 이런 연출이 좋고 조명도 좋았죠. 그다음 환경적인 면에서 이미지적으로 (선명히) 다가오고 해서 많은 사랑을 받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스토리도, 유현미 작가님께서 쓰신 이 스토리도 너무 자극적이지만은 않은데 팍팍 쏘아대는 게 있으니까 사랑을 많이 받지 않았나 싶어요."

'SKY 캐슬' 출연 전과 후 가장 달라진 것으로, 자꾸만 예빈이 머리를 하고 싶은 것과 더 많은 사람이 알아보는 것을 꼽은 이지원. 지금까지 들은 반응 중 어떤 게 가장 반갑고 기분 좋았냐고 하니 귀여운 답이 돌아왔다.

"'지나가다가 예빈이 봤는데 실제로 보니까 훨씬 이쁘다!', '머리 풀고 지나가는데 너무 예쁘다!' 이런 것도 있고, '예빈이 사이다!' 하는 댓글도 좋아요. (웃음) '예빈이 실제 성격은 괜찮을까?' 이런 댓글도 있더라고요. 둘째라서 관심 못 받는다, 하고 이해해주시는 댓글도 있었어요. '예빈이 눈은 원래 저렇게 된 게 아니고 (머리를) 꽉 묶어서 저렇게 된 거다'라는 댓글도 있고요. (웃음) 많이 칭찬해주시고 이해해주셔서 좋아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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