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에서 차세리 역을 맡은 배우 박유나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목동 CBS 사옥에서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박유나는 열 아홉 살이었던 지난 2015년 KBS2 '발칙하게 고고'로 데뷔했다. 배우라는 길로 오기까지 여러 가지 과정을 거쳤다. 가야금을 특기로 예중을 가려다 실패했을 때 '이 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으나, 엄마의 제안으로 모델 준비를 하다가 그만 춤의 매력에 빠졌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2년간 아이돌 연습생으로 지낸 이유도 춤추는 게 너무 좋고 재밌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우연히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데뷔를 하게 됐고, 연기에 욕심이 생겨 여기까지 왔다. '육룡이 나르샤', '비밀의 숲', '20세기 소년소녀', '더 패키지', '모두의 연애',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을 거쳐 지난해 최고 화제작 'SKY 캐슬'에까지 출연한 것.
지금까지 발랄한 여대생 역할을 몇 번 해 온 것과 달리 박유나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다. 부모님이 공부에 관해 크게 간섭하는 편이 아니기도 했고, 어릴 적부터 예체능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였다. 원래는 입시를 보려고 했는데 그때마다 신기하게 촬영 일정이 잡혀 시간을 낼 수 없었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었다.
지난달 30일, 서울 양천구 목동 CBS 사옥에서 배우 박유나를 만났다. 'SKY 캐슬'의 차세리 이야기뿐 아니라 '박유나'가 어떤 사람인지에 관해서도 물었고 답을 들었다.
일문일답 이어서.
▶ 'SKY 캐슬'은 다음 회가 기다려지는 흥미로운 내용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인터뷰한 다른 배우들도 하나같이 유현미 작가의 대본을 칭찬했는데, 특별한 점이 있나.정말 상세하게 쓰여 있다. 괄호 안 지문까지. 그러니까 제가 뭘 그렇게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그 상황이 다 읽히고 머릿속으로 그려지는 거다.
▶ 조현탁 감독도 현장에서 배려를 많이 해 준다고 들었다.
(감독님은) 같이 공유하려고 한다. 제가 공항 장면이 있었는데 원래는 가발을 벗는 거였다. 감독님이 '세리야, 너는 가발 벗고 들어가는 게 나아? 아니면 안 벗고 들어가는 게 나아? 네가 편한 쪽으로 해'라고 하시더라. 제가 이번 촬영장이 편했던 게, JTBC '더 패키지' 스태프분들이 여기로 다 오셔서 그렇다. 촬영팀, 조명팀이 오셨다. (웃음) 늦게 합류해서 스태프분들하고 못 친해질까 봐 걱정했다. (스태프들이랑) 어색하면 감정이 잘 안 잡히기도 하니까. 근데 감정 잡을 때까지 계속 기다려주셨다. (감정) 안 잡힐 때도 '유나야, 괜찮아'라고 카메라 감독님이 그래 주셨다. 세리라고 안 하셨다. (웃음) (전 작품을 같이 해서인지) 세리가 입에 잘 안 붙으셨나 보다.
박유나는 다음 작품에서는 짝사랑이 아니라 상대와 쌍방으로 사랑하는 역할을 맡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황진환 기자)
▶ 'SKY 캐슬' 차세리는 떠나보냈나. 평소에 연기한 캐릭터에 오래 머무는 편인가.아니다. 거의 다 빠져나왔다. 종방연 끝나니까 안녕~ (웃음) 저는 그런 것 같다. 확확 잊어버리는 스타일이어서.
▶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중학교를 가야금 쪽으로 가려고 했는데 떨어졌다. 그래서 '이 길은 내 길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다. 엄마가 '모델 준비해 볼래?'라고 하셔서 모델로 예고 들어가려고 준비하던 중에, 모델 특기로는 춤을 배워야 한다고 하더라. 춤 학원을 갔었는데 춤이 너무 재밌는 거다. 모델 준비하는 것보다 더 재밌어서 '엄마, 난 춤 쪽으로 가고 싶다'고 했고, 고1, 고2 때 아이돌 연습생을 했다. 그러다 연기하자는 제의가 왔는데, 춤을 거의 4년 동안 춰서 제가 (연기를)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발칙하게 고고'로 데뷔하고 나서 (연기) 욕심이 나더라. 더 노력하면 더 자연스럽게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그 후로 연기 학원도 열심히 다니고 오디션도 많이 보게 된 것 같다.
▶ 그럼 지금까지 맡은 역할은 다 오디션으로 들어간 건가.네. 다 오디션으로 한 거다.
▶ 대학 진학하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전 공부에 소질이 별로 없었다. 일찍부터 예체능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있기도 했고, 부모님이 공부에 터치를 잘 안 하셨다. 제가 뭘 한다고 하면 전적으로 밀어주시는 편이어서, 중3 때 예체능으로 가고 싶다고 했을 때부터 도와주셨다. 원래는 입시를 하려고 했는데, 보려고 할 때마다 촬영이 들어가서 못 하게 된 것도 있다.
▶ '육룡이 나르샤', '비밀의 숲',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SKY 캐슬' 등 신인이지만 필모그래피가 인상적이란 생각이 든다.주위 분들이 너무 좋아서 그렇다. 되게 좋은 감독님들만 만난 것 같다. 회사에서도 좋은 작품 오디션을 많이 알려주신 덕이다. (웃음)
박유나는 그동안 KBS2 드라마스페셜 2018-닿을 듯 말 듯, JTBC '더 패키지'와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tvN '비밀의 숲'과 '모두의 연애'에 출연했다. (사진=각 방송사 제공, 프로그램 캡처, 크다컴퍼니 제공)
▶ 앞으로 해 보고 싶은 역할이나 장르가 있나.전지현 선배님이 롤모델이다. 작품 하신 걸 거의 다 봤는데 연기하시는 모습이 너무 매력적이고 멋있어서 그렇게 내려놓고 연기하고 싶다. '별그대' 같은 것? 데뷔하기 전부터 전지현 선배님을 너무 좋아했다.
장르는 로맨틱코미디! 로코에 도전해 보고 싶다. 작품을 많이 한 건 아니지만, 선배나 후배, 누구의 딸이나 누구를 짝사랑하는 역할로만 나와서… 상대방과 (쌍방으로) 사랑하는 역에 도전해 보고 싶다.
▶ 그러고 보니 '모두의 연애'에서도 짝사랑을 했다. 드라마와 토크가 같이 어우러진 프로그램이었는데 어렵지 않았나.
이런 형식을 처음 하는 것이지 않나. 저도 과연 시청자분들이 좋아하실까 했는데 재밌어해 주시더라. 드라마는 드라마인데 거기에서 대화하는 건 거의 다 애드리브였다. 대사도 있긴 했지만. 선배님들이 되게 애드리브 많이 쳐 주시고 질문도 많이 해 주셔서 살았다. (웃음)
▶ 아무래도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타인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데, 자신만의 강점이 있다면.(오디션장에서) 차분함, 긴장하지 않는 모습을 보시고 '안 떨리세요?'라고 물어보시는 감독님들도 계셨다. 전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엄청 떨린다, 사실. 근데 모든 걸 다 보여드려야 하기 때문에 (긴장하지 않은 척) 노력하는 거다. 그걸 좋게 봐 주시는 감독님들이 계셨다.
▶ 이제 연기를 시작한 지 4~5년 됐는데 햇수 거듭하면서 더 느끼게 되는 연기의 재미가 있나.일단 배우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다른 캐릭터들을 많이 접해볼 수 있으니까. 살인자 역할이라든지! 많은 것들을 다양하게 할 수 있는 게 배우의 매력 아닐까.
배우 박유나 (사진=황진환 기자)
▶ 배우로서 잊지 말고 지켜야겠다는 초심은.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제가 선택한 길이니까, 10년이든 20년이든 계속 배우의 길을 걷고 싶다. 잘 되든 못 되든! 잘 되면 더 좋겠지만. (웃음) 이제 시작이다.
▶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일단 차세리란 캐릭터로 늦게 합류했지만 (웃음) 이렇게 많은 이해와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다. 많이 사랑해주셔서, 저는 정말 되게 소중한 시간이었다. 박유나라는 배우도 많이 기억해주셨으면 한다. <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