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1월 29일 (화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
◇ 정관용> 어젯밤 우리 곁을 떠난 김복동 할머님의 목소리 들으셨습니다. 고인의 장례는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 시민장으로 치러지는데요. 지금 상임장례위원장 맡고 계신 정의기억연대의 윤미향 대표 연결합니다. 대표님, 나와 계시죠.
◆ 윤미향>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얼마나 상심이 크세요, 그래.
◆ 윤미향> 그러네요.
◇ 정관용> 일반 시민 조문객들도 많이 오고 계십니까?
◆ 윤미향> 많이 오시고 청소년들이 특히 많이 오고 있어서 저희가 할머니 화가가 그림으로 그려서 표현해 주셨거든요. 그런데 청소년들이 올 때마다 그 할머니의 영정사진이 더 미소를 띠는 것같이 그렇게 착각이 들 정도로 오늘 위로가 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많은 청취자분들께 다시 한 번 우리 김복동 할머님 어떤 분이셨는지 좀 소개해 주세요.
◆ 윤미향> 할머니는 1992년에 신고를 하셨고요. 그 이후로 아시아 피해국들에게 피해 사실을 들려주기도 하고 그래서 그 피해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게끔 동기가 되기도 하고요. 세계인권대회에서 증언을 하기도 하고 미국 의회, 미국 정부를 만나서 유럽, 영국,노르웨이. 가해국인 일본은 수십 번 정말 안 가본 나라가 없는 것 같아요. 늘 가실 때마다 관광이나 여행이나 이런 것은 전혀 정말 일분일초도 안 하시고 오로지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자들에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라고 활동을 하셨어요.
그러니까 피해자를 넘어서서 인권운동가로 평화운동가로 지금은 심지어는 우간다나 콩고에서 전쟁에서 성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들이 김복동 할머니에게 김복동 할머니는 우리의 마마, 우리의 엄마, 우리의 영웅, 우리의 희망 그렇게. 뭐라고 그럴까요. 할머니를 칭찬하고 격려하면서 우리가 할머니 때문에 삽니다. 그런 목소리를 전할 정도로 이미 김복동 할머니를 그런 평화와 인권을 향한 영웅으로 그렇게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2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특실에 마련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에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조문을 하며 “왜 갔어 안간다고 했잖아”라며 고인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기자)
◇ 정관용> 단순한 피해자가 아니라 정말 여성 인권운동가로서의 삶을 살아오셨죠.
◆ 윤미향> 그렇습니다.
◇ 정관용> 윤미향 대표, 언제 처음 만나셨어요?
◆ 윤미향> 제가 92년 3월에 만났어요, 할머니를. 할머니가 다대포해수욕장 근처에서 작은 식당을 하고 계셨는데 그때 이제 신고를 하셨고 신고를 하심으로 인해서 형제가 한 분은 절교까지 할 정도로 그런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피해를 다 드러내셨고 그때부터 계속 정말 할머니하고는 제가..
할머니께 감사한 것은 할머니가 안 계셨더라면 지금까지 우리 이렇게 올 수 있었을까, 할머니가 안 계셨다면 2015 한일합의 이후에 우리가 이렇게 피해 당사자의 목소리를 한국 정부를 향해 일본 정부를 향해 세계 각지에 호소할 수 있었을까 저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길을 김복동 할머니께서 걸어오셨다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마지막 말씀은 어떤 말씀 남기셨습니까?
◆ 윤미향> 여전히 할머니는 정말... 지금도 가슴이 아픈데요. 사실은 강한 진통제로 의식이 없이 계속 잠을 주무셨어요. 그런데 어제 오후 한 5시경 눈을 부릅 뜨시고 계속 우리를 찾아서 할머니 병상 주변에 모였더니 굉장히 낮은 그러나 힘이 얕은 목소리로 계속해 줘, 계속해 줘. 일본 정부에게 얘기 계속 해 줘. 그리고 그 제일조선학교 계속 도와주자. 그러시고 마지막 또 굉장히 긴 이야기를 하셨는데 못 알아들었어요. 그런데 마지막 한말씀이 정말 일본 정부를 향해서 나쁜놈들, 일본 정부 나쁜놈들. 그리고 새까만 피를 토하셔서 그리고 숨을 거두셨어요. 거친 숨 끝에 거두셨는데. 결국은 마지막 가시면서 할머니는 우리에게 그렇게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그렇게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 정관용> 계속 해 줘. 그리고 일본 정부 나쁜놈들. 금요일 2월 1일 오전 6시 30분 발인이라고요.
◆ 윤미향>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일본 대사관 앞을 지나게 된다면서요?
◆ 윤미향> 8시 반에 서울광장에서 모여서 저희가 할머니 연세 94세에 맞게 94개의 만장을 준비를 합니다. 그 94개 만장에 그동안 할머니 말씀하셨던 말씀을, 목소리를 다 담으려고 그래요. 그것을 들고 걸어서 일본대사관 앞까지 가서 그곳에서 노제를 지내고 그리고 화장터로 갈 생각입니다.
◇ 정관용> 끝까지 잘 모셔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윤미향> 네, 고맙습니다.
◇ 정관용> 이 장례 상임장례위원장 맡고 계신 정의기억연대 윤미향 이사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