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서울 중랑구 망우동의 한 반지하 주택에서 지난 3일 치매에 걸린 어머니와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차 소견에서 모녀의 사인을 질식사로 냈고, 경찰도 외부 침입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해 동반 자살에 무게를 두고 있다.
모녀가 받는 정부 지원금은 노인 기초연금 25만원이 전부였다.
2014년 송파구 반지하 주택에서 세 모녀가 숨진 뒤, 서울시는 복지 사각지대에 숨은 위기 가정을 발굴하는 제도 '찾아가는 동사무소(찾동)' 서비스를 도입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찾동' 서비스는 정기적 소득없이 고시원, 쪽방촌 등 열악한 환경에 살면서도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은둔 취약계층을 찾기 위한 사업이다.
그런데 지자체 희망에 따라 순차적으로 도입하다 보니, 망우동 모녀처럼 은둔 취약계층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중랑구는 2017년 5월부터 4개 동에 한해 선제적으로 '찾동' 서비스를 시행했는데, 망우동은 4개 동에 포함되지 못해 지난해 7월부터 서비스가 시작됐다.
그런 데다 공과금을 체납하는 등 이른바 '빈곤 가구 시그널'까지 없어 담당 공무원이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것.
서울시 관계자는 "조사 기간에 주거취약 가구 전수조사를 해서 찾아가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중랑구는 후발 자치구이다 보니 좀더 강화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찾동' 서비스를 시작한 지자체는 주로 동절기와 하절기에 사각지대에 숨어든 가구를 찾기 위한 전수조사를 한다. 하지만 망우동의 경우, 인력 문제로 지난해 5월부터 '찾동' 사업을 실시해 조사가 미흡했던 게 문제였다.
서울여대 정재훈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찾동' 취지는 수급자가 아닌 주민도 찾아가는 데 있다"며 "이 두 모녀에겐 빈곤과 치매 문제가 다 걸려 있는데, '찾동' 요양보호 서비스 레이더망에 두 모녀가 못 들어온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또 복지 서비스를 권리가 아닌 혜택으로만 보기 때문에 쉽게 신청하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건강보험료를 냈는지, 취업활동을 어떻게 하는지 등 공단과 자료교환 하는 것도 정보보호법상 제안이 있어서 힘들다"며 "사각지대를 발굴하지 못한다고 지자체만 비판하기엔 신청주의식 복지 제도 한계도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