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황진환 기자)
친형 강제 입원 의혹과 관련한 직권남용과 허위사실 공표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경기도지사 10일 오후 2시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했다.
이날 오후 1시 45분쯤 법원에 도착한 이 지사는 법정에 들어가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언제나 사필귀정을 믿고 대한민국 사법부를 믿는다"며 "제가 충실히 잘 설명하면 사실에 입각한 제대로 된 판결이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며 무죄를 자신했다.
이어 "도정을 잠시 비워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최대한 빨리 재판을 끝내 도정에 지장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가 모습을 드러내자 몇몇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재명을 구속하라!"를 외쳤고, 이 지사의 지지자들이 "지사님 힘내세요"를 외치며 맞받으면서 잠시 소란이 빚어졌지만 양쪽의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포토라인에 선 이 지사는 자신의 혐의 대해 차분한 목소리로 조목조목 설명하며 거듭 무죄를 주장했다.
이 지사는 "대장동 사건은 공공개발을 하던 것을 민간 개발 업자들이 로비를 해서 개발이익을 취득하려다가 제가 시장에 당선이 되면서 다시 공공개발로 바꿔서, 성남시 몫으로 5천503억원 확정한 것"이라며 "작년 6월 지방선거 당시에는 이 사업이 상당 정도 이미 진척이 됐고, 이미 토지가 분양된 상태라 성공확률 100%였다"고 말했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아직 실현되지 않은 대장동 개발 사업을 업적을 과장하고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검찰측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이어 '검사사칭'과 관련한 허위사실공표 여부에 대해서도 "제 방에서 인터뷰 도중에 음성메시지가 와서 갑자기 피디가 검사를 사칭하면서 전화했기 때문에 제가 검사사칭을 도와준 것 아니냐는 의심 받은 것"이라며 "결국 재판과정에서 통화기록 이런 게 나오면서 피디가 이미 우리 사무실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수 차례 검사를 사칭해서 취재를 시도했던 것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또 "제가 시켜서 한 게 아니라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그럼에도 약간의 오해들로 제가 도움 준 것으로 판결돼서 '나는 억울하다'고 말한 건데 과정에서 허위사실 얘기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며 "곡해에서 비롯된 것이고 법정에서 잘 설명하면 해소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해서는 정당한 집무집행이었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지사는 "형님은 안타깝게도 정신질환으로 자살시도를 하고, 교통사고도 냈고, 실제로 나중에 형수님에 의해 강제입원을 당했다"며 "가족들이나 주변 사람들은 (형님이) 정신질환으로 위험한 행위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공무원들에게 진단을 검토한 과정을 보고 받고 전혀 불법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정당한 집무집행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무죄 입증이 자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 지사는 "세상사 뭘 다 자신할 수 있겠는가"라며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기겠다"고 웃으며 짧게 답했다.
이 지사는 '친형 강제입원',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검사 사칭' 등 사건과 관련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지난달 11일 불구속기소 됐다.
재판부는 비교적 쟁점이 적은 검사 사칭과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사건에 대해 이날 먼저 심리한 뒤 쟁점이 많고 기록이 방대한 친형 강제입원 사건을 나중에 심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사의 공판기일은 이날에 이어 14일과 17일에도 잡혀있다.
공직선거법 위반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