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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불꽃' 동북아 외교전…1,2월이 비핵화 흐름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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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 4차 방중으로 미국 압박…다자협상 카드 확대해석은 경계
北, 판문점선언 1주년 전에 북미협상 성과물 기대…트럼프도 대선 시간표 염두

(자료사진=연합뉴스 제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초부터 중국을 전격 방문하면서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8일 김정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7~10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김영철, 리수용, 박태용 등 수행단의 면면으로 볼 때 지난 세 차례 방중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과거 방중 때는 북한 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귀국 시점에 맞추거나 귀국 후에 보도한 점이 이전과 달랐다.

전문가들은 이번 4차 방중의 목적과 배경에 대해 대체로 북미 2차 정상회담을 앞둔 압박용으로 해석하고 있다.

비핵화 상응조치를 둘러싼 북미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 상황에서 중국을 끌어들여 균형추를 옮겨놓겠다는 전략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을 통해 가시권에 들어온 북미 2차 정상회담에 임하는 입장을 설명하고 중국의 직간접적인 안전보장 역할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언급한 다자협상 제안에 주목하며 뜨거운 의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거론한 '새로운 길'을 '옛 방식'인 핵개발이 아닌 다자협상 카드로 해석하기도 했다.

미국이 제재 완화 없이 일방적 양보만 강요한다면 전통적 우방인 중국과 러시아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굴기를 경계하는 미국을 자극할 뿐만 아니라, 자칫 한미일 대 북중러의 냉전구도를 되살리며 비핵화 협상을 더욱 꼬이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을 본격적인 다자협상 포석으로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당장 다자협상 모양새를 만들려는 액션을 취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미중 간에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에 노골적인 부정적 시그널을 미국에 주는 것은 피하고 실리적인 효과를 노린 게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이 다자협상 카드를 본격화한다면 이는 비핵화 협상이 안정궤도에 오르고 이른바 '평화체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이번 방중이 미국을 자극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번 행보는 트럼프에게 공을 넘기는 것이다. 북미 2차 정상회담을 빨리 개최해야 한다는 촉구의 의미가 크다"며 "북중 간에 충분한 협의 속에 움직인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에는 안정감을 주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집권 초기 중국과 냉랭한 관계였던 김 위원장이 채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네 차례나 연속 방중하며 일방적 구애를 펴는 것은 북한의 형편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한다. 마침 8일은 김 위원장의 생일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트럼프도 그렇고 김정은도 그렇고 시간이 많지 않다"며 "내년 미국 대선은 11월이지만 대선국면은 훨씬 일찍 시작되기 때문에 올해 1, 2월을 어떻게 맞이하느냐에 따라 향후 흐름이 잡혀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으로서는 오는 4월이 '담대한 결단'을 내린지 1년이 되고 판문점 선언 1주년이 되는 달인 만큼 늦어도 3월까지는 북미협상의 성과 도출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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