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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한국당…태양인가, 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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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민주당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 '한계'
자체 발광하려면 '탄핵 입장‧정책 이슈' 개혁해야

24일 여의도 국회 회의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모습. (사진=자유한국당 제공)

 

자유한국당 내부에는 최근 20% 안팎으로 상승한 당 지지율을 놓고 고무감이 흐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패하며 젖어 있던 패배감을 벗어던지고 내심 2020년 총선에서 해 볼만 하다는 기류가 생겨난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당 안팎, 정치권의 시선은 복잡하게 엇갈린다.

이학재 의원은 지난 18일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한국당에 복당했다. 류성걸 전 의원‧이지현 전 비대위원 등 대구‧경북(TK)‧수도권의 바른미래당 원외 인사들도 뒤를 이었다. 이들이 내건 명분인 '반문(反文‧반문재인)연대'의 이면에는 한국당이 미래의 대세가 될 것이란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은 24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바뀐 것이 없는데 지지율이 올라서 걱정"이라며 의외의 입장을 털어놨다. 탄핵과 각종 민생입법 등에서 한국당이 개혁된 것이 없는데 반짝 호전된 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잠재력을 더 키워야 차기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한 차원 더 높은 고민인 것이다.

◇ 지지율 상승의 명과 암

한국당 지지율의 뚜렷한 호전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확인된다. 여론조사 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21일 발표한 조사에서 1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6‧13 지방선거 직후인 6월 3주차 때와 비교하면 7% 포인트 상승했다.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조사에선 25.4%를 기록했다.

당 내부에선 '새로운 출발점'의 기준을 지지율 25% 수준에서 찾는 경향이 있다. 차기 총선의 다자구도를 가정해 35% 안팎의 득표율을 당선권으로 보고, 당 지지율이 이 정도를 깔아주면 10% 포인트 안팎을 후보의 개인기로 채울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국당이 선전하는 배경에는 최근 여권의 하락세가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갤럽의 같은 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긍정과 부정이 45% 대 46%로 엇갈린 이른바 '데드포인트(dead point‧死點)'을 처음으로 찍었다. 리얼미터 조사에선 여전히 긍정 평가가 약간 많았지만, 국정운영을 '매우 잘못함(30.6)'이 '잘하는 편(24.4%)', '매우 잘함(22.7%)' 등보다 높았다.

하지만 이 같은 반사이익이 그리 대단한 수치는 아니라고 볼 수 있는 대목도 있다. 지방선거 직후와 비교했을 때 민주당이 53%에서 39%로 14% 포인트 하락했고, 문 대통령은 75%으로부터 30% 포인트가 추락했는데 같은 기간 한국당은 7% 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서 이탈한 지지층은 상당수는 무당층과 정의당 등으로 흘러들어갔다.

◇ 한국당, 33%(20대 총선 득표율) 회복 가능할까

최근 한국당 지지율의 상승세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등을 돌렸던 보수, 중도-보수층 등이 일부 회귀한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아직 완전히 대안 세력으로 인정하기를 꺼려하는 여론도 확인되고 있다.

'마(魔)의 25%'를 기준으로 보면 한국갤럽의 지난주 조사에서 이를 충족한 지역‧세대는 TK, 부산‧울산‧경남(PK), 60대 이상 등에 불과했다. 젊은 유권자 층에서 한국당은 여전히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를 근거로 차기 21대 총선에서 선전을 기대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의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은 33.5%였다.

걸림돌은 박 전 대통령 탄핵 문제에 대해 당이 여전히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고, 이것이 바른미래당과의 분당(分黨) 등 보수 분열로 굳어지고 있는 점이다. 최근 한국당이 김태우 수사관 사건 등 청와대의 실수에 기대하며 여전히 반사이익에 집착하는 반면, 유치원 3법 등 민생 입법에선 명분이 약한 반대를 거듭하며 주도권을 전혀 쥐고 있지 못한 것도 문제다.

이에 대해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한국당이 예전 기세를 회복하기는 현재로선 불가능해 보인다. 탄핵을 찬성했던 의원들이 반성문을 써야 하는 상황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내년 2월말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복당파가 친박계에 굴복할 경우 개혁보수에 대한 기대는 더 멀어지고, 태극기 부대가 득세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때문에 보수통합을 놓고서도 부정적인 전망이 여전하다. 바른미래당의 한 재선 의원은 "한국당은 스스로 발광하는 빛이 되지 못하고, 여당 하락의 반사체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라며 "태양이 아니라 달에 불과하다"며 평가 절하했다.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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