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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씀'? '청책투어'?…여당만 아는 여당 홍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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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스튜디오까지 만들며 개설한 유튜브채널 '씀' 40일새 구독자 1.8만명
100만당원 힘입어 "연내 한국당 채널 뛰어넘겠다"했지만 절반 수준에 불과
3일만에 구독자 8만2000명 넘어선 'TV홍카콜라'와도 대조적
시민들 "'씀' '청책'의 말이 너무 어렵다"
당내서도 "정치는 쉽게 풀어야…소통하려면 당원게시판부터 만들라" 지적

민주당 유튜브 채널 '씀'

 

더불어민주당이 대국민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문을 연 유튜브 채널 '씀'이 좀처럼 인지도를 높이지 못하고 있다.

이달 들어 이해찬 대표가 직접 민심을 챙기겠다며 의원 전원을 투입한 '청책투어' 또한 의미가 어렵다는 지적이 일면서 홍보전략이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달 11일 영상 콘텐츠를 활용한 홍보를 확대하겠다며 씀 채널을 개설했다.

이와 더불어 소속 의원이나 당직자들이 쉽게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콘텐츠 창작공간인 '스튜디오:D'를 당사 내에 설치했다.

새로 만들어진 유튜브 채널에 대한 당내 기대감은 작지 않았다.

100만명에 달하는 당원숫자와 자유한국당 보다 더 젊고 참신한 감성을 발판으로 한국당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를 쉽게 꺾고 온라인 지지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왔었다.

당시 당 관계자는 "11월 안에 구독자 2만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탄력만 받으면 연내 5만명을 달성해 오른 소리 구독자를 앞지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밋빛 예상과는 정반대로 씀 채널의 흥행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21일 오후 기준 구독자수는 1만8200명 수준으로 당초 기대를 한참 밑돌고 있다.

전체 20여개의 영상 중 조회수 1만명 이상을 기록 중인 것은 소위 '공부 좀 했다'는 의원 3명이 수능문제를 푸는 영상을 비롯해 오픈 전 티저 영상까지 포함해야 겨우 5개다.

채널 운영기간이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겠지만 구독자 3만5000명, 1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이 있는 '오른소리'보다 여전히 저조한 상태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의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

 

여기에 민주당이 '가짜뉴스 덩어리'라고 비난한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의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가 개설 3일만에 8만명이 넘는 구독자와 전체 조회수 100만을 넘어선 점도 민주당을 허탈하게 만든다.

때문에 좋은 정책을 만들고 좋은 정치를 피더라도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그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는 우려가 당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여기에 네이밍(naming) 또한 잘못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민주당은 씀 오픈과 관련한 보도자료를 내면서 "씀은 '쓸모 있다', '쓰다', '쓰이다' 등 다양한 의미를 내포한 것으로 정형화된 틀에 갇히지 않고 젊고 역동적인 민주당의 정체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작 민주당원들조차 씀에 대해 물어보면 "뭔가를 사용한다는 것인지, 글을 쓴다는 뜻인지, 맛이 쓰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단 '씀'이라는 표현을 듣는 순간 '이게 무슨 뜻이지'라는 생각이 드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유튜브 채널 개설은 뭐든지 쉽게 이해하려는 동영상 세대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노력인데 제목부터 생각을 한 번 더 하게 만드는 것은 좋지 않은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청책투어도 같은 맥락에서 접근이 쉽지 않은 브랜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청책(聽策)은 단어를 뜻대로 풀이하면 '정책을 듣는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내년도 예산 운용방향과 정책을 설명하고, 동시에 민생현장에서 시민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청책이라는 단어만 들어서는 무슨 일을 하는 행사인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민주당에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수년 전부터 청책투어에 나섰지만 청책투어가 무슨 뜻이고 어떤 행사인지에 대한 시민들의 인지도는 여전히 높지 않다.

30대 서울시민인 이모씨는 "청책투어가 뭔지 아느냐는 질문에 한참을 고민했다"며 "그냥 현장을 가는 행사라고 하면 알아듣기 쉬울 텐데 짧은 단어 안에 많은 내용을 담으려는 생각에 몰두하다 보니 이런 단어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청책투어의 성격 또한 정부·여당에서 언제든 할 수 있는 민생 현장방문과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한 것 아니냐는 지적 또한 제기되고 있다.

당원들 일부는 SNS나 씀 게시글 댓글 등을 통해 "소통을 한다면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현장 투어도 나섰지만 그런 일로는 소통이 이뤄질 수 없다"며 "이런 일을 할 시간에 당원 게시판이나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정치라는 것은 어려운 것을 쉽게 설명하고 풀어내는 것"이라며 "뭔가 함축적인 의미를 담으려하고, 새로운 것을 해보려는 시도도 좋지만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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