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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할당해 '인구 빼가기' 혈안인 지자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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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이 성과보고회까지 열며 위장전입 조장
연말 통계 작성에 활용 '인구 증가'로 착시 노려
정부 교부세 통계 지표 왜곡...불법성 논란
치적 쌓기 인구통계..보육 정책수립 혼선 초래

전남 광양시 청사 전경.(사진=자료사진)

 

저출산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전남 지역 일부 시·군이 불법 위장전입 논란에도 불구하고 소속 공무원들에게 개인 할당을 주고 성과보고회까지 여는 등 '인구 빼가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이 같은 행태는 관련 통계의 왜곡을 초래해 보육 정책을 수립하는데도 혼선을 주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남 순천시가 지난달 7일부터 한 달 동안 광양시로 전출한 인구를 조사한 결과 같은 주소로 전입해 위장전입이 의심되는 사례 27세대 30명을 찾아냈다.

광양읍의 한 아파트에는 8세대 9명, 중마동의 한 아파트는 6세대 10명이 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게는 2세대, 많게는 8세대가 한 아파트에 현재 거주하고 있다고 신고한 것으로, 사실상 위장전입에 해당한다.

특히 일부 주소는 수년째 반복적으로 활용되고 있고, 광양시 소속 공무원이나 가족이 거주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3~4건에 달했다.

전남 순천시 청사 전경.(사진=자료사진)

 

이렇게 연말에 빠져나간 천여 명은 이듬해 2월까지 다시 순천시로 주소지를 옮기고 있다는 것이 순천시의 설명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인구 통계는 정부의 교부세 지표로 활용되는데, 6월말 기준 평균치를 적용하기 때문에 일시적인 인구 증가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며 "각 지자체가 12월 말 기준 인구통계 지표를 작성하기 때문에 통계로만 보면 인구가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행태가 광양에 그치지 않고 담양, 무안, 화순 등 전남 도내 일부 시군에서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는 것.

이처럼 왜곡된 통계는 '보육 도시' 또는 '살기 좋은 도시' 등 해당 지자체 단체장의 실적으로 포장돼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국회 인사청문회 단골 메뉴이기도 한 위장전입은 명백한 불법이지만 전입지의 지자체장이 관할하기 때문에 인구를 뺏긴 시군에서는 수사당국에 신고할 권한이 없다.

이 때문에 인구를 뺏긴 시군은 전라남도에 관련 내용을 보고해 자제를 요구하거나 위장전입의 불법성을 홍보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또 이 같은 인구 통계는 보육 정책 등 인구 관련 정책 수립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현복 광양시장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인구 빼가기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사진=자료사진)

 

이와 관련 정현복 광양시장은 지난 10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타 도시가 뭐라 하든 상관없이 인구늘리기를 위해 광양시로 전입을 강력하게 유도할 것"이라며 "공직자가 지역 인구 늘리는 것은 의무인 만큼 올해도 과감한 혜택을 줘서 인구 늘리기를 독려 하겠다"고 밝혔다.

저출산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전남 도내 일선 시군이 출산 장려 정책이 아닌 인구빼가기로 치적 쌓기에 혈안이 돼 있어 입법을 통한 근절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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