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사법농단 해결과 사법적폐청산 위한 시민사회 각계 원로 시국선언'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시민사회 각계 원로들이 사법적폐 청산을 위해 국회와 국민들이 직접 나서서 사법부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두 50명으로 구성된 시민사회 원로들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명단에는 함세웅 신부, 동아투위 김종철 위원장, MBC 김중배 전 사장, 전태일재단 이수호 이사장, 환경재단 최열 대표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는 조직편의적 이해관계 때문에 독립을 스스로 포기했고 민주주의와 국민의 기본권을 유린했다"면서 "그런 사법부는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하기는커녕 대부분의 압수수색영장을 기각했고, 그 사이 증거 자료들이 파기되거나 훼손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법농단의 주모자들인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은 주권자인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혁신의 의지가 전혀 없는 사법부 대신 국회와 국민들이 나서서 적폐 법관들을 탄핵소추하고, 특별재판부 설치와 특별 재심요건 등을 입법화하는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국선언에 참여한 4.16재단 김정헌 이사장은 "국민들은 '설마설마 사법부가 그렇게 썩을 수가 있겠나'고 생각했는데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이런 농단이 또 없었다"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로 끌려가서 숨을 거두거나 겨우 살아 돌아온 분들을 가지고 정부와 거래를 했다는 사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참을 수도 없고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MBC 김중배 전 사장도 "막장 세상을 끝장내려고 촛불을 들었는데, 수구파쇼 세력의 거센 반동에 다시 세상이 휩쓸렸다"며 "다른 나라에서는 헌정질서 파괴 범죄인 사법방해에 대해 엄중히 처벌하고 있는데, 이 땅의 입법부와 사법부는 막장의 꿈을 버리지 못했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사법부에도 "참담한 사법농단 사태에 대해 국민들 앞에서 석고대죄하고 적폐 법관들을 퇴출시켜라"면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법원 개혁에 대해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철저한 개혁이 이뤄지도록 협조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