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첫 여성 원대’ 나경원…철의 여인? 협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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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홍영표 예방, 탐색전…“12월 국회 쉽지 않아 보여”
“남자가 해야 한다” 일축하며 당선.. 친박에 휘둘리면 ‘우클릭’

나경원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을 예방, 악수하고 있다. (사진=박종민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를 예방하며 보수정당 첫 여성 원내대표로서의 한 걸음을 뗐다.

동석했던 인사들로부터 “상대하기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는 첫인상이 전해졌다. 선거제도 개편을 위한 선거법 개정, 고용세습 의혹 국정조사, ‘유치원 3법’ 등의 합의를 위한 12월 임시국회 협상이 자칫 험난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의 첫인상은 문희상 의장을 예방한 때부터 드러났다. ‘촛불’ 민심의 해석을 놓고 미묘한 입장 차이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문 의장은 “한반도 평화나 촛불혁명 다 국회에서 마무리해야 하는데 국회가 이렇게 삐걱삐걱하면 큰 문제”라며 “야당이 견제라는 주 임무를 회피하면 야당이 아니지만 흠집 잡기, 딴죽걸기 이런 것은 그만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건넸다.

그러자 나 원내대표는 “초기 촛불 정치는 헌법을 수호하고, 법치를 복원하라는 정신이었다”며 “여권이 스스로 무한한 정당성이 있다고 생각하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협조할 것은 확실히 협조하지만, 저희가 가야 할 길에 헌법적 가치가 흔들리는 일이 있으면 확고하게 막을 것”이라고도 했다.

문 의장이 ‘촛불’과 ‘한반도 평화’를 연결 지었다면 나 원내대표는 ‘법치의 복원’이라고 해석해 그 결이 달랐다. 문 의장이 ‘촛불’을 ‘혁명’에 빗댔다면 나 원내대표는 ‘헌법의 가치’를 분명히 해 민의를 과잉 해석하지 말라는 충고까지 한 셈이다. 나 원내대표는 “요즘 먹고사는 문제가 어려워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산적하다”며 협치의 조건을 민생에 한정지었다.

문 의장 입장에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국회 연설과 같은 문제에서 여야 간 협치의 실마리를 찾았다면 나 원내대표는 보수 정치인의 입장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12월 국회 개의 문제에 있어서도 합의점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문 의장 쪽에서 국정조사 계획서를 채택해야 하는 한국당의 이해관계를 거론하며 개의를 촉구했는데, 나 원내대표는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 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한 임시국회 아니냐며 더불어민주당의 이해관계를 역으로 거론했다.

나 원내대표로선 무소속 신분인 국회의장을 상대로 “여당이나 야당이나 이해관계가 걸려 있으니, 개의 여부는 협상을 할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때문에 “12월 임시국회가 순탄하게 열릴지는 모르겠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나 원내대표는 예방을 온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에겐 “제1야당이 들러리 서는 여야정협의체에 대해선 부정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를 만난 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전임 김성태 전 원내대표와 비교하면 어떤 것 같으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새로 온 사람이 낫다고 해야지 뭐라고 하나”라며 평가를 아꼈다. 나 원내대표는 선거제도 개편을 요구하며 국회에서 단식 농성 중인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를 만나고 난 뒤 김관영 원내대표와의 대화 과정에선 “농성하는 문화를 바꾸라”는 충고까지 했다.

나 원내대표의 첫날 행보는 여야 인사들을 두루 만나면서 스킨십의 범위를 넓히긴 했지만, 거의 모든 인사와 일정 부분의 시각차를 드러냈다. 향후 여야 관계에서 매끄러운 협조만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이는 대목이다.

이 같은 입장은 ‘여성 원내대표’로서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나 원내대표가 선거를 치루는 과정에서 상대 측인 비박계에선 “(원내대표는) 남자가 해야한다”는 반론이 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반작용이다.

현재 나 원내대표의 우군이 친박계라는 점도 강경한 입장을 드러낸 한 이유로 풀이된다. 그를 지지한 의원 모임인 범(凡)친박 성향의 ‘통합과 전진’에선 “개혁보수는 바른미래당의 정체성”이라며 “개혁보수를 끌어안을 순 있지만, 우리가 그것을 표방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당이 지금보다 더 ‘우(右)클릭’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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