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탄 시신이 발견된 경기도 부천시 심곡본동의 한 자동차용품 창고.(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경기도 부천의 한 자동차용품 창고에서 불에 탄 남성의 시신이 발견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이 남성이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잠정 결론 냈다.
부천 소사경찰서는 시신 부검을 진행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변사자가 사건 현장에서 연기를 마신 생체 반응을 확인했다는 1차 구두소견을 회신 받았다고 11일 밝혔다.
이와 함께 이 변사자의 신원이 인근 고시원에서 거주해온 S(60)씨인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S씨가 외부에서 사망한 뒤 누군가에 의해 사건 현장으로 옮겨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불을 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과수 부검 결과 시신에서는 목이 졸린 흔적이나 외상, 반항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또 시신 발견 당시 발목에 전선으로 묶인 흔적이 발견돼 타살 의심 근거가 됐지만, 발목이 느슨하게 묶여져 출혈 흔적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경찰은 변사자가 전선으로 발목을 묶은 뒤 미리 준비한 인화성 물질을 이용해 불을 붙여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시신이 발견되기 전날인 9일 오후 9시 30분쯤에는 사건 현장에서 70~80m 가량 떨어진 곳에서 변사자로 추정되는 남성이 혼자 창고 쪽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경찰은 CCTV 영상을 분석하면서 이 남성의 동선을 역추적했고, 사건 현장에서 직선거리로 3~4km 떨어진 한 고시원에서 나오는 모습을 확인했다.
이후 경찰은 고시원 관계자를 통해 남성의 신원을 확인한 뒤 시신에서 채취한 훼손된 지문과 대조해 변사자의 신원을 S씨로 특정했다.
앞서 10일 오전 1시 24분쯤 부천시 심곡본동의 한 자동차용품 창고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 시신이 불에 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시신은 불에 탄 쓰레기 더미 속에서 천장을 바라보며 누워있었고, 발목에는 전선으로 묶인 흔적이 발견됐다. 또 시신 바로 옆에는 500ml 짜리 시너 통 2개와 라이터가 함께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