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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여전한 '朴 콤플렉스'…석방론부터 친박신당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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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朴, 박근혜 상수로 인식.. 내년 4월 수감만료 내다본 창당론
非朴, 절차적 정당성 결여한 ‘불구속 재판’ 요구
공통점은 3월 전당대회, 당권 노린 ‘태극기’ 껴안기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처리 문제를 놓고 또 다시 복잡한 상황에 놓였다.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이 동시에 구속된 상황이 이례적인 만큼 불구속 재판을 추진하자는 이른바 ‘석방론’이 비박계로부터 제기됐다. 그러자 친박계는 석방을 추진했다가 거부될 경우 박 전 대통령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엄포를 놨다.

어느 쪽이든 공통점은 보수의 집토끼(고정표) 격인 이른바 ‘태극기’ 세력을 껴안으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을 내칠 수도, 껴안을 수도 없는 보수 진영의 딜레마가 배경에 깔려 있다.

◇ 朴 끌어들여 세력화 도모하는 친박계

태극기를 안고 가야 한다는 공통 이해관계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통령 처리 문제에서 이견이 발생하는 것은 친박계와 비박계가 박 전 대통령의 존재를 다르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친박계 일각은 박 전 대통령을 구심점으로 삼아 마지막까지 결집을 시도하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됐음에도 여전히 정치의 ‘상수(常數)’로 보고 있는 셈이다.

홍문종 의원.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한때 친박의 조직책이었던 홍문종(4선) 의원은 6일 복수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친박신당론(論)을 펼쳤다. 홍 의원은 내년 3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 비박계 및 복당파가 당권을 잡을 경우를 가정하자, “(당의) 바깥에 있는 사람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이분들(비박계)를 갖고 다음 선거를 돌파할 수 없다고 바깥에서 얘기를 많이 한다”고 했다.

그는 “불행한 사태가 올 수도 있다”, “이미 신당의 실체가 바깥에 있는 것. 저희는 그런 사람들을 안으로 끌어들여서 하나가 돼야 한다”는 등 현재 한국당의 분당(分黨) 및 외부세력과 조응한 신당 창당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창당하면 함께 할 세력으로 ‘태극기’를 지목한 것이기도 하다.

제3자인 민주평화당 박지원(4선) 의원도 비슷한 관측을 내놨다. 그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의) 구속 만기가 내년 4월”이라며 “한국당이 비박당과 친박당으로 쪼개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추진 중인 인적 청산이 마무리되면 지역구를 뺏긴 친박계 의원들이 탈당해 풀려난 박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처 극우정당을 만들 것이란 예고다.

홍 의원이 내년 전당대회에서 친박계의 패배와 비박계의 당권 접수를 감안하고 있다면, 박 의원은 박 전 대통령 석방 이후의 상황을 내다보고 있는 셈이다. 박 의원으로선 바른미래당 내부 비박계가 한국당으로 복당해 비박당을 만들 경우 바른미래당 내 국민의당 계열과 민평당의 통합을 추진할 수 있는 이해관계도 존재한다.

◇ 朴과 태극기 떼어놓고 싶은 비박계

친박계와 달리 비박계는 ‘박근혜 변수’에 주목한다. 석방 및 사면이 현실화될 경우 친박계가 박 전 대통령을 구심점 삼아 ‘태극기’ 세력과 결집하는 시나리오가 두렵다.

한국당 비박계 및 복당파와 바른미래당에 머물고 있는 바른정당 계열 의원들은 하나 같이 지난 지방선거 당시 겪었던 ‘분열된 보수’의 어려움을 털어놓고 있다. 중도-보수가 표밭인 이들로선 각 지역구에 일정 숫자가 상주하는 ‘태극기’로부터 강한 비토에 시달렸다. 이른바 ‘배신자’ 낙인이 선거 내내 이들을 힘들게 했다.

때문에 최근 ‘태극기’를 수용하려는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김무성(6선) 의원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최근 친박계에 박 전 대통령의 불구속 재판을 추진하자는 제안을 해 일부 의원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불구속 추진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지만, 박 전 대통령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앞장섰던 기록이 남는 만큼 박 전 대통령이 구속만기로 풀려나거나, 유죄로 확정돼 사면될 경우 ‘할 말’이 있어지는 셈이다.

그러나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된 섣부른 주장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야권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합당한 정치적 해법에 대해 “재판이 끝나고 만약 유죄 판결이 나올 경우 그때 가서 여야가 합의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면을 요구하면 되는 문제”라며 “친박이든 비박이든 박 전 대통령에게 집착하는 이유는 한국당 전대에서 태극기 부대의 표를 받기 위한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비박계는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만 수용하되 정작 박 전 대통령과는 선을 그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과 ‘태극기’를 떼어내 ‘태극기’만 끌어안는 방식이다. 김무성 의원은 “탄핵은 역사적 선택이었다”고 했다. 지난 탄핵이 잘못됐음을 시인하고 사과하라는 친박계의 요구를 일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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