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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렁이는 야권, 예산 끝나면 정계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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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이학재 의원 등 탈당설
오세훈 전 시장 한국당 입당 등 보수통합 움직임
한국당 원내대표 선거 잔류파‧복당파 구도 형성
강연정치 시작한 유승민, 당분간 ‘복당’엔 회의적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지난달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바른미래당 소속 일부 의원들의 탈당설이 돌면서 보수야권이 술렁이고 있다. 이르면 내년도 예산안이 마무리되는 이달부터 보수대통합을 위한 정계개편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을 중심으로 한 보수진영 정계개편 움직임은 지난달 29일 바른미래당 소속 이학재 의원의 한국당 복당설(說)이 터져 나오면서 시작됐다.

이 의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보수 개혁과 통합에 대한 고민이 깊은 것은 사실이지만 정기국회가 끝나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복당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과거 바른정당 시절에도 한국당 복당을 추진했다가 철회한 바 있어, 이 의원의 탈당‧복당은 시점의 문제일 뿐이라고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달 28일 비대위·중진의원 연석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이후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 중 일부가 한국당으로 복당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사실을 참석자들에게 공개했다. 다만, 복당 시점은 오는 선거개입 오해를 피하기 위해 오는 10일경으로 예정된 당 원내대표 선거 이후로 미뤘다는 설명이다.

유력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보수 단일대오’를 내걸고 최근 한국당에 입당하면서 외연 확장에 나선 점도 정계개편을 촉진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 그는 지난달 29일 입당식에서 “내년에 치러지는 전당대회는 보수·우파 이념에 동의하는 모든 정파가 모이는 '통합 전대'가 되면 가장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 지도부와 갈등을 겪으며 해촉된 전원책 전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이 제안했던 ‘한국당‧바른미래당 통합 전당대회’ 불씨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셈이다.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 계열 의원들에겐 한국당 전대 이후엔 사실상 복당의 기회가 많지 않다는 점도 복당을 부추기는 요소다. 현재 진행 중인 조강특위의 당협위원장 교체 작업이 마무리 된 상태에서 복당할 경우, 새로 임명된 원외위원장과 차기 총선 공천권 경쟁을 펼쳐야 하는 등 불리한 구도 속에 처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이 지난달 22일 오후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모식을 마치고 김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묵념을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비박계 좌장인 한국당 김무성 의원이 지난달 중순경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만났다는 사실도 주목할 부분이다.

손 대표는 1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지난달 중순 즈음 김 의원을 만난 건 사실”이라며 “김 의원과 평소 잘 아는 사이고 만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는 했지만 언론에 나온 것처럼 '중도보수' 등 이런 이야기는 안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국당 전대에서 복당파가 승리할 경우, 일부 잔류파 분당 시나리오가 나오면서 보수진영 개편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당 원내대표 선거 구도가 기존의 친박‧비박 대신 잔류파‧복당파로 전환되고 있는 점도 예사롭지 않다.

복당파‧비박계 내에서 강석호 의원과 단일화에 성공한 김학용 의원(3선)과 비박계로 분류되지만 친박계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나경원(4선) 의원의 양자 구도가 굳어지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의 프레임이 잔류파 대 복당파로 바뀐 점은 한국당으로 복당을 검토 중인 의원들에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 시점에서 복당할 경우, 선거 직전 복당파의 세(勢) 불리기 전략이 아니냐는 의혹에 무게가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 황진환기자

 

지방선거 패배 이후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던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가 본격 강연정치를 시작한 점도 보수진영 정계개편 가능성이 힘을 싣는 요소다.

유 전 대표는 지난달 29일 연세대에서 ‘경제성장의 리더십'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보수가 국민에게 완전히 외면 받는 상황에서 제가 한국당에 가고 안 가고는 중요하지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최근 보수진영에서 부상하고 있는 ‘반문(反文) 연대’에 대해서도 ‘반문’ 자체가 보수의 목표가 될 순 없다며 현 정권을 고리로 한 보수진영 연대 움직임에 부정적인 의사를 보였다.

그러나 여전히 바른미래당의 ‘개혁보수’ 정체성을 보여주지 못한 점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며 보수 재건에 대한 결심이 서면 분명히 짚고 넘어가겠다는 등 엇갈린 발언을 내놓으며 향후 보수진영 개편 과정에서 역할에 대해 여지를 남겼다. 당장 한국당으로 복당을 목표로 하지 않더라도, 바른미래당에서 탈당 가능성은 남은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보수진영 정계개편이 진정성에 기반하지 않고 전당대회 등 특정 선거를 겨냥한 세(勢) 불리기에 불과해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는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결국 공천권 확보를 위해 일부 계파를 중심의 인위적인 이합집산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양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탈당‧복당설과 함께 거론되는 정계개편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바른미래당 소속 한 초선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학재 의원이 현재 ‘탈당’에 대한 마음이 흔들리는 건 사실인 것 같다”면서도 “지금은 제3당으로 어려워도 조금만 더 같이 버텨주면 좋겠는데 왜 그렇게 흔들리는 이해가 안 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국당 잔류파에 속한 재선 의원도 “원내대표 선거 또는 전대 이전에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복당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말이 좋아 반문(反文)연대일 뿐 결국 패거리 숫자 늘려서 당권 잡겠다는 복당파의 정치공작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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