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전·현직 대통령 영부인을 사칭해 광주전남 유력인사들에게 사기 행각을 벌인 40대가 구속됐다.
23일 광주지검과 전남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영부인을 사칭해 수억 원을 뜯어낸 혐의로 지난 19일 A(49·여)씨를 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지난 2017년 12월 광주전남지역 유력 인사 10여 명에게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내 자신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라고 속이고 5억 원을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딸 사업 문제로 5억 원이 급하게 필요하다, 빌려주면 곧 갚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던 당시 광주시장 B씨는 지난 1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4억 5000만 원을 A 씨의 딸 통장 등으로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문자를 받은 일부 인사들이 A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실 여부를 확인하려하자 A씨는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하며 피해자들을 속이려 했다.
조사 결과 A씨는 또 다른 인사들에게는 자신을 김정숙 여사라고 속이고 접근했지만 추가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과거 민주당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하며 유력인사들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는 A씨와 전화통화 후 사기를 의심한 한 인사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시작됐으며 A씨와 관련된 계좌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B씨의 피해 사실이 드러났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친인척과 청와대를 사칭한 사기 범행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를 받은 이후 지난 10월 "대통령과 친인척, 청와대 인사 이름을 대고 돈을 요구하는 사람이 있으면 무조건 사기라 생각하고 신고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