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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조 '공' 넘겨받은 민주…꽉 막힌 국회 뚫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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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 "고용세습 국정조사, 당내 의견 수렴" 한발 물러서
與野 잇속 다툼에 민생 뒷전…국회 20일 넘게 공회전

20일 오후 국회에서 국회의장-5당 원내대표 회동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왼쪽부터) 민주평화당 장병완,바른미래당 김관영,정의당 윤소화 원내대표가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11월 들어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여야 대치국면이 계속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정상화의 공을 넘겨 받았다.

현재 야4당은 국회 정상화의 조건으로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국정조사를 요구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국정조사를 수용할 경우, 국회 일정은 다시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야당이 요구했던 조명래 환경부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나 조국 민정수석에 대한 해임 등도 거론하지 않기로 여야 원내대표들이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여야4당 원내대표 회동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의) 요구 사항이 압축된 것"이라며 "(민주당이 국정조사를 수용하면) 나머지 의사일정을 정상화하겠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홍 원내대표는 "당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서 국정조사 수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국정조사 수용과 관련해 당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홍 원내대표의 발언은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평가된다.

홍 원내대표는 그동안 "감사원에서 감사가 진행 중인 만큼 국정조사는 불필요하다"고 수차례 밝혀왔다.

국회가 장기간 공회전하면서 예산과 입법, 대법관 청문절차 등이 모두 멈춰버린 상황에 대해 여당으로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아직 홍 원내대표가 어떤 방식으로 여론을 수렴할지는 알져지지 않았다. 의원총회나 각 상임위 간사 회동 등 여러 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서 국정조사에 대한 반대 여론이 있는 만큼 민주당이 국정조사 요구를 거부할 가능성도 나온다.

민주당 강병원 원내대변이은 전날 당 의원총회가 끝난 뒤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와 관련해 "우리 입장이 변한 것은 없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기도 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제364회 국회(정기회) 제12차 본회의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불참으로 열리지 못하고 있다. 결국 본회의는 무산됐다. (사진=뉴스1)

 

◇ 11월 내내 싸운 여야, 속으론 원했던 정쟁이었나

11월 국회는 성과는 없고 정쟁만 난무했던 정쟁의 장(場)이었다.

지난 15일 예정됐던 국회 본회의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보이콧으로 무산되면서 민생법안 처리는 연기됐다.

여야의 양보 없는 싸움은 사실상 지난달 10일 시작된 국정감사 때부터 계속됐던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한 달 넘게 다툼만 벌인 셈이다.

국회 대치국면이 길어진 배경에는 사실 여야 모두 꼬인 실타래를 풀려는 의지가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민주당은 보수야당의 보이콧에도 불구하고 조급해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의 예산과 입법을 책임지는 여당의 기본적인 자세와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이다.

이유는 예산안 심사의 경우, 법적 시한이 넘어가면 정부 예산안이 자동적으로 국회 본회의에 부의되기 때문이다. 올해는 12월 2일까지가 법적으로 예산심사 기한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예산 심사가 늦어질수록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었다. 남북협력기금과 일자리 관련 예산의 대폭 삭감을 예고했던 야당에게 주어지는 시간이 줄어든다.

법안 처리와 관련해서도 민주당에서는 급할 것이 없다. 현재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들은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상법, 유통산업발전법,상생협력법, 금융소비자보호법 등 대부분 공정경제 관련 법안들인데, 당 원내지도부 입장에서는 시급한 법안으로는 판단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등 규제혁신 법안들은 국정감서 이전에 모두 끝내 놓은 상태"라며 "12월까지 정기국회 일정이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법안 처리에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꼬인 정국을 푸는 일에 미적거리는 여당이 있다면, 야당에서는 내부 정치와 맞물려 물러설 수 없는 '벼랑끝 전술'을 선택했다.

정부여당의 지지율이 하락세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반등의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보수야당으로써는 여당과 명확하게 각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5일 첫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회의에서 12가지 합의안이 나온 이후 보수 야당 내부 일각에서는 원내지도부가 정부여당에 끌려다닌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한국당은 다음달 중순쯤 원내대표 선거가 열리고, 이어 내년 2월 전당대회가 열린다.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김성태 원내대표는 대여투쟁에서 강력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서라도 강경 노선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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