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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줄어든 단순노무직…'식당→미용실 등' 진원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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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1-1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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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9만3천명 감소, 5년새 최대…경기 부진 등으로 자영업 경기 악화
통계청 "최다감소 업종은 기타 서비스업…숙박·음식점업 추월"

 

지난달 경제적 취약계층이 많은 단순노무직이 통계작성이 시작된 최근 5년 새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노무직 감소세는 상반기 숙박·음식점업이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미용실·예식장 등 규모가 작은 서비스업으로 진원(震源)이 확대·이동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내수 위축에 더해 온라인 소비 확산 등 구조적 요인까지 겹치면서 자영업 경기 부진이 심화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최저임금 인상 폭이 2년 연속 10%를 웃돌면서 단순 노무 일자리 감소세가 음식점 서빙·배달뿐만 아니라 미용 보조 등 숙련 일자리로 확대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 단순노무직 찬바람 쌩쌩…5년 새 최대폭 감소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단순노무 종사자는 356만1천명으로 1년 전보다 9만3천명 감소했다. 같은 기준으로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통계 분류상 '단순노무'는 건설현장의 소위 '막노동'이나 주유, 음식배달 등 보조 업무 성격의 일을 뜻한다.

단순노무직 종사자는 올해 4월 1만9천명 줄어든 이후 7개월째 내리막이다.

감소 폭도 커지고 있다. 8월 5만명, 9월 8만4천명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10만명 선에 근접했다.

산업별로 보면 지난달 단순노무직은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에서 가장 많이 줄었다. 올해 초 숙박·음식점업이 단순노무직 감소세를 주도한 점과 비교된다.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의 단순노무직 감소세는 '협회·단체'보다는 주로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에 집중됐다는 것이 통계청의 분석이다.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은 전자제품 수리, 이·미용업, 마사지업, 간병, 결혼상담, 예식장·장례식장 등 규모가 작은 개인 서비스 분야 자영업이 대다수다.

올해 1∼6월까지 단순노무직 감소 폭은 숙박·음식점업이, 7∼9월에는 '사업시설 관리, 사업 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에서 가장 컸다.

올해 초 증가세를 유지한 '기타 개인 서비스업 등'의 단순노무직은 6월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부진이 계속돼 지난달 감소 폭이 숙박·음식업, 사업시설관리업을 모두 추월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숙박·음식점업의 단순노무직은 최근에도 줄고 있지만, 올해 초와 비교하면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기타 서비스업에서 많이 줄면서 감소 폭이 커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 경기 부진에 구조적 원인까지…부진 업종 확대 추세

단순 노무 일자리 부진에는 경기 부진에 따른 내수 위축에 더해 고령화, 1인 가구 증가 등 구조적 원인이 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한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 6월부터 1년 4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최장 기간이다.

자동차·조선 등 주력 제조업의 쇠퇴는 고용을 위축시키고 가계 소득과 소비를 줄이면서 영세 자영업자에 직격탄이 됐다.

1인 가구 증가, 온라인 소비 확산 등도 숙박·음식점 경기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힌다.

편의점·미용업계 등 일부 업종은 포화 단계에 진입한 탓에 이미 구조조정이 시작됐다는 관측도 있다.

미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용실은 이미 포화 단계에 와 있다"며 "인건비 부담을 피하기 위한 1인 숍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얼어붙기 시작한 건설업 경기도 단순 노무 일자리 부진의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통상적으로 단순노무직의 상당 부분은 공사장 인부 등이 차지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10만∼17만명 수준이었던 건설업 일자리 증가 폭은 올해 들어 1만∼5만명 내외로 머물러 있다.

제조업 부진, 정규직 전환 정책 등 영향으로 파견직이 줄어든 점도 사업시설 관리업의 단순 노무 일자리를 줄이는 원인이 됐다.

◇ 최저임금 인상 영향 분석도…감소 업종 확대

최저임금 인상의 부정적 영향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계속되고 있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최저임금이 10% 이상 오르자 내년 1월 인상을 앞두고 한계 업주들이 미리 일자리를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앞둔 지난해 12월에도 숙박·음식점업 사업자 수가 큰 폭으로 줄어든 바 있다.

최근 단순노무직 감소세가 숙박·음식점업에서 기타 개인 서비스업으로 옮겨간 것에는 업종 간 단순노무직의 숙련도 차이가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숙박·음식점업의 단순노무직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배달·서빙 등이 대다수다.

최소한의 숙련 과정이 필요한 다른 업종에 비교해 사람을 구하기 쉽기 때문에 임금이 오르면 일자리를 쉽게 줄일 수 있는 측면이 있다.

반면 미용실의 보조 스텝이나 간병·마사지 등 기타 서비스업 일자리는 기본적인 교육 과정이 필요하고, 교육이 끝나면 해고에 따른 기회비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져도 당장 직원을 자르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기타 서비스업의 단순노무직 감소세가 다른 업종보다 한발 늦게 속도를 내는 것에는 이런 영향이 일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우려해 온 대한미용사회중앙회는 지난 8월 소상공인 총궐기 대회 동참을 시작으로 최근 공식적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한미용사회중앙회 관계자는 "음식점 배달 업무는 하루 이틀 교육받으면 바로 일을 할 수 있지만, 미용사 보조는 6개월까지는 샴푸·청소 외 다른 일은 어렵다"라며 "최저임금이 오른 뒤 보조 일자리가 서서히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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