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고등학교에서 후배들의 응원을 받으며 고사장으로 들어가는 수험생들(사진=김재완 기자)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되는 15일 이른 오전 상기된 표정의 수험생들이 한 명씩 입장하는 가운데 후배들은 뜨거운 응원전을 펼쳐 보였다.
이날 오전 6시 시험장인 서울 용산고등학교엔 수험생들보다 일찍 고사장을 찾은 학교별 응원단이 교문 앞에서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이들은 다소 쌀쌀한 날씨에 손을 외투 주머니 속에 넣고 입김을 불면서도 응원전만 시작되면 학교 이름을 큰 소리로 연신 외쳤다. 준비한 차와 커피 등 따뜻한 음료를 건네던 학부모들은 응원단 뒤에서 학생들을 북돋아 줬다.
동아리 선배들을 응원하러 왔다는 배문고 2학년 이주학(17)군은 "선배들이 여태까지 3년이나 고생하며 수능 준비를 열심히 하는 걸 봤는데 오늘 꼭 좋은 성적을 거둬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후배들의 응원 속에 시험을 치르게 될 수험생들의 포부와 각오도 남달랐다.
변지후(18)양은 "올해 생각도 많았고 여기까지 오는 길이 험난했지만 오늘 하루 11월 모의고사를 본단 생각으로 맘 편하게 잘 보고 나오겠다"고 웃어 보였다.
김성빈(18)군은 "이과지만 국어가 가장 자신있다. 국어 영역만큼은 1등급을 맞아오겠다"며 "지금까지 나온 점수 중 가장 높은 점수만 골라나올 수 있도록 시험을 보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서울 이화여자외고에서 수능 응원전을 펼치는 서울 보성여고 학생들(사진=김형준 기자)
서울시내 또다른 고사장인 이화여자외고에서도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을 위한 응원전이 한창이었다.
응원전에 나선 각 학교 1·2학년 학생들은 추운 날씨에 핫팩을 손에 쥔 채 북과 꽹과리 등을 치고, 대중가요 등을 개사해 만든 응원가나 교가를 큰 소리로 부르며 응원했다.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오전 5시부터 나왔다는 보성여고 1학년 백재원(17)양은 "뭔가 월드컵 응원하는 기분도 난다"며 "3학년 선배들이 준비하느라 고생도 많이 하고 힘들었을 것 같은데 좋은 결과로 보답받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학생들에게 핫팩을 나눠주던 덕성여고 3학년 담임교사인 김기훈(47)씨는 "1·2학년 학생들이 이른 아침부터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잘 준비해서 선배들을 응원해주니 기특하다"며 "수험생들이 쌓아 온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후회 없이 결과를 얻을 수 있는 하루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전국의 아침기온이 3~8도, 낮 기온은 13~17도의 분포를 보여 '수능 한파'는 없을 예정이다.
다만 서울·인천 등 중서부 일부 지역에서 이날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을 보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