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정 (사진 제공=SK 와이번스)
넥센 히어로즈가 2점차로 뒤진 9회초 2사 2루에서 박병호가 극적으로 쏘아올린 동점 투런홈런. 포스트시즌 경기가 한편의 스릴러처럼 느껴졌던 플레이오프 마지막 5차전 이상의 승부는 올가을 더 이상 없을 것만 같았다.
12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6차전.
SK는 3대0으로 앞서가다 6회말에 3점을, 8회말에 1점을 각각 내주고 역전을 허용했다. 이영하와 마무리 함덕주 등 불펜 필승카드를 일찌감치 투입한 두산은 7차전 승부를 보장하는 마지막 아웃카운트 3개를 잡기 위해 4차전 선발투수였던 린드블럼을 기용했다.
4차전에서 114개의 공을 던진 뒤 이틀 쉬고 마운드에 오른 린드블럼은 압도적인 파워로 김강민과 한동민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한국시리즈 승부는 그렇게 간단하게 7차전까지 흘러가는듯 했다.
최정이 반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이전까지 한국시리즈 타율 0.067(15타수 1안타)에 그쳤던 최정은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린드블럼이 던진 시속 131km짜리 포크볼이 다소 높게 제구되자 힘차게 방망이를 돌려 왼쪽 담장을 넘는 솔로홈런을 때렸다.
승부는 극적인 4대4 동점을 이뤘다. 잠실구장은 마치 SK행복드림구장 같았다. 1루측 두산 팬들은 침묵에 잠겼다. 3루측 SK 팬들은 한동민의 끝내기 홈런이 나왔던 플레이오프 5차전 마지막 순간 못지 않은 엄청난 함성을 쏟아냈다.
한국시리즈 6차전 승패를 떠나 오랜 침묵을 깨고 극적인 한방을 쏘아올린 최정의 집중력은 유독 뜨거운 올해 가을야구의 매력을 한층 더 끌어올린 명장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