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형욱 국무조정실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12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이장우 의원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이에 고성이 오가며 설전이 벌어졌다.
이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유 부총리가 사립유치원 관계자들과 공식적인 간담회를 가지지 않았던 점과 사립유치원 회계 시스템의 미비점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들은(사립유치원 설립자들) 국가가 경제적으로 어렵고 가난할 때, 많은 분이 사재를 털어서 인재를 육성했다"면서 "사립유치원을 하는 사람들은 다 적폐집단인가"라고 질문하자 유 부총리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유치원 관계자들과 국정감사 이후 간담회를 몇 차례나 했느냐"고 물었고, 유 부총리는 "유치원 관계자들하고 간담회를 공식적으로 하지는 않았다. 제가 직접 만나지는 않지만 관련 부서에서는 계속 만나 의견을 듣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 의원이 재차 "사립유치원 전체를 적폐집단으로 몰면서 지금까지 헌신한 분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라고 주장하자, 유 부총리는 "사립유치원 전체를 적폐로 몬 적이 없다"라고 재차 반박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다양한 의견을 들으려면 간담회도 하면서 직접 (현장 목소리를) 들어봐야 한다"며 "보고만 받고 그러니깐 탁상행정을 한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유 부총리가 "간담회 시기는 또 올 것이다. 지금은 적절하지 않은 시기"라고 하자, 이 의원은 "언제가 적절한 시기인가? 부총리를 관두고 할텐가"라고 반문했고, 이에 유 부총리는 "말씀이 지나치다"라고 발끈했다.
앞서 유 부총리는 지난달 31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등 사립유치원 측이 강도 높은 혁신안을 내놓기 전까지는 간담회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의원은 "정부가 (사립유치원의) 잘못을 일단 몰아가기 전에 정부가 제도부터 먼저 고쳐야할 것 아닌가"라며 "부총리부터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부총리는 "정부도 책임이 있지만 사립유치원이 회계 측면에서 부적절했던 것을 합리화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미 교육 당국의 책임에 대해 통감했고 학부모들께도 사죄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유아교육이 바로 설 수 있도록 대책을 세웠고 그것을 추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 부총리가 "일부 유치원들이 계속"이라며 말을 이어가려고 하자, 이 의원은 "부총리, 묻는 말에만 대답하라"고 고성을 질렀다.
이 의원의 몰아치는 질의에 유 부총리는 역으로 대책을 물어보면서 두 사람을 또한번 충돌했다.
유 부총리는 "의원님은 사립유치원의 이런 부적절한 회계사용과 관련해 어떻게 조치를 해야하느냐"고 물었고, 이에 화가 난 이 의원은 "저한테 묻는 것인가? 제가 장관한테 질문을 하는데, 유 총리는 질문을 하러 왔는가"라고 호통을 쳤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장관의 답변 태도가 공격적으로 나오는 거은 국민에 대한 도전이고 국회에 대한 도전"이라며 "현 정부고 독선적이고 일방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것은 저런 국무위원들의 태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과 유 부총리의 설전은 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예결위 간사 간 기싸움으로 이어졌다.
한국당 장제원 예결위 간사는 유 부총리를 향해 "답변을 하는 것도 장관의 능력이다. 단호하게 답변하는 것과 공격적으로 하는 것은 다른 것"이라며 한국당 소속 안상수 예결위원장에 주의를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민주당 조정식 예결위 간사는 "유 부총리에 대해서 마치 부총리가 죄인인 것처럼 공격당하는 상황에서 부총리가 응당하게 답변했다고 생각한다"며 "주의를 줄 사항이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