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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된 노량진 시장 갈등…'배수관 복구→끊기'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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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1-1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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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들 "단전·단수 뒤 감시하며 인권침해"…수협 "불법점유가 잘못"
배수관 두고 2시간 몸싸움도…"신시장 가도 임대료도 못내"

 

구(舊)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에 대한 신시장 입주 신청이 마감된 가운데 구시장 상인들과 수협 측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11일 구시장 상인들에 따르면 상인들이 단수 조처된 배수관을 고무호스로 임시 복구하자, 수협 측에서는 고무호스를 칼로 난도질하고 배수관 파이프를 절단했다.

수협은 지난 5일 오전 9시에 구시장 전역에 물과 전기 공급을 끊었다. 명도집행이 4차례 무산된 후 내린 최후 조치다. 이에 상인들은 전기는 자체 발전기를 돌려서 복구하고, 물은 임시로 고무호스를 연결하는 등 방식으로 복구했다.

그러자 수협 측에서 상인들이 물을 쓰지 못하도록 고무호스에 칼로 구멍을 내고 배수관 밸브는 잠금 상태로 돌린 채로 손잡이 부분을 끊어냈다.

상인 측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 상인들은 배수 시설을 세 차례 복구했고, 수협 측은 이날 네 번째로 단수 조처를 강행했다.

이날 오후 2시께 일부 상인이 배수관을 복구하고자 옥상으로 올라가자, 동태를 지켜보던 수협 직원들이 복구를 막으려고 옥상으로 따라 올라와 부딪치는 일도 있었다.

상인 약 40명과 수협 직원 약 20명은 "왜 막아, 비켜", "너희가 깡패지 무슨 직원이야", "판결받아와, (상인들) 너희가 불법이야" 등 고성을 주고받으며 몸싸움까지 벌였다.

이들은 경찰이 출동한 이후에도 1시간 넘게 고성과 욕설을 주고받다가 오후 4시께 각자 철수했다. 이날은 상인들이 배수관을 복구하지 못했다.

구시장 상인 임상묵(51) 씨는 "수협 직원들이 건너편 건물에서 망원경으로 지켜보다가 우리가 복구하려 하면 와서 깽판 친다"면서 "이 물은 상인들에게도 공급되지만 화장실에서도 쓴다. 인간 기본권을 짓밟는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수협 관계자는 "지속해서 단수 조처를 할 것"이라면서 "수차례 내용증명 등을 통해 단전·단수를 고지한 바 있으며, 폐쇄된 시장을 불법점유하고 있는 이들이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9일 마감된 신시장 입주 신청에는 구시장 점포 258곳 중 127곳이 신청했다.

이날 구시장 상인들은 발전기를 돌려 불을 켜고는 일요일을 맞아 구시장을 찾은 손님들을 맞이했다. 시장에는 발전기 탓에 소음과 기름 냄새가 심했다.

신시장 입주 신청 여부와 관계없이 상당수 상인이 장사를 하러 나와 있었다.

한 50대 여성 상인은 "다들 하니까 별수 없이 나도 신시장 입주 신청했다"면서 "자리는 1층의 완전 구석 자리를 맡아서 장사가 될 리가 없을 것 같다. 세 주고 나는 다른 데로 일 나가야 월 200만원이라도 벌 것 같다"고 푸념했다.

다른 70대 여성 상인은 "원래 수조에 대게, 왕게 담아 팔고 있었는데 전기 끊겨서 다 죽고 지금은 전복, 소라만 팔고 있다"면서 "신시장 입주 신청은 안 했다. 고급 어종 자리는 2층만 남았다는데 2층은 매출 안 나와서 임대료도 못 낸다. 들어가 봐야 죽는데 왜 들어가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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