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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충한 날씨에 미세먼지 가득…거리마다 '우산·마스크'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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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1-0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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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나온 시민들 마스크 사러 편의점 직행…흔해진 방진마스크
마스크 안 쓴 실외 노동자들 무방비 노출…차량 2부제에 곳곳 승강이

 

"밖에 나오니까 목이 따끔하고 숨쉬기가 힘드네요."

미세먼지가 수도권을 뒤덮은 7일 출근길은 우중충한 날씨에 미세먼지까지 덮쳐 온통 희뿌연 모습이었다. 미세먼지로 인해 서울 전역에 비상저감 조치가 내려지자 너 나 할 것 없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일터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전날부터 수차례 미세먼지 주의를 알리는 안내 문자가 발송된 터라 많은 시민은 단단히 채비를 하고 거리로 나섰다. 미처 집에서 마스크를 갖고 나오지 못한 이들은 편의점에 들러 코와 입을 가려줄 '필수장비'를 구매하기도 했다.

방진 마스크를 쓰고 서울 종로에 있는 사무실로 출근하던 김 모(62) 씨는 "비염이 심해 봄에 미세먼지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며 "아들이 일반 마스크보다 효과가 좋다면서 (방진 마스크를) 두 박스나 사다 줬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도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목을 칼칼하게 만드는 미세먼지의 불쾌감을 떨치지 못한 듯했다. 도심을 달리는 시내버스 기사 중에도 마스크를 쓴 채 운전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서울 서초역 근처 회사에 다니는 정 모(39) 씨도 마스크를 쓴 채 지하철에서 내렸다. 그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코나 목이 많이 불편하다. 지하철을 타든 버스를 타든 어디서나 꼭 마스크를 쓰고 출퇴근한다"고 했다.

단순히 미세먼지가 아니라 환경 자체가 문제라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시민도 있었다.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근처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사회복지사 전 모(43) 씨는 "초겨울에도 미세먼지가 오는 것을 보니 환경이 많이 파괴됐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에 준비해 둔 미세먼지 마스크는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서울 서초구의 한 편의점은 이날 이른 아침에만 10개 넘는 마스크를 팔았다. 이 편의점 점주는 "어젯밤에 진열한 마스크 10여 개도 밤새 전부 팔렸다"고 설명했다.

거리마저 뿌옇게 변해버린 야외에서 마스크 없이 일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수년째 거리에서 야쿠르트를 팔아온 이모(59) 씨는 기침으로 연신 쿨럭이면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일을 했다. 그는 "일할 때 마스크를 쓰면 손님들이 줄어드는 것 같아서 쓰지 않는다"고 했다.

영등포에서 주차관리를 하는 김 모(43) 씨도 "목이 칼칼하고 눈도 따갑다"면서도 "회사에서 마스크를 줬는데, 고객들이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거나 안내에 불편할 수 있어서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에 따라 주차장이 폐쇄되거나 차량 2부제가 실시된 서울 시내 공공기관 앞에서는 차량 진입 여부를 확인하느라 긴 대기 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법원 직원 4명이 나와 운전자들에게 차량 2부제를 안내했다. 직원들이 짝수 번호판 차량을 일일이 세워 주차장 출입이 어렵다고 설명하면서 차량 줄이 평소보다 2배 정도 길게 늘어선 모습이었다.

짝수 승용차를 갖고 온 한 운전자는 직원에게 한동안 사정을 설명했지만 끝내 차를 돌려 법원을 빠져나가야 했다.

이날 주차장이 전면 폐쇄된 서울시청 앞에서는 이를 모르고 자가용을 몰고 왔다 차를 돌려세우는 사람도 있었다.

한 민원인은 이날 오전 9시께 잃어버린 물건을 찾으러 시청을 방문했지만, 주차장을 이용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는 다른 곳에 차를 대기 위해 돌아나가기도 했다.

환경부는 올해 3월 이후 8개월 만에 서울과 인천, 경기 대부분 지역에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를 이날 시행했다. 이틀간 초미세먼지 농도가 50㎍/㎥ 초과할 때 발령되는데, 6∼7일 이 기준을 넘긴 것이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수도권 3개 시·도에 있는 7천408개 행정·공공기관 임직원 52만7천명은 차량 2부제를 의무적으로 적용받아 차량번호 끝자리가 홀수인 차만 운행할 수 있다.

서울시는 같은 시간 시청과 자치구 산하기관, 투자 출연기관 등 공공기관 주차장 360개소를 전면 폐쇄하며, 2005년 12월 31일 이전에 등록한 모든 경유차(저공해 장치 부착 차량 제외)의 서울 내 운행을 제한한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8∼9시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 캠페인을 열어 시민들에게 대중교통 이용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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