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윤창원 기자)
정부 여당이 민생을 위한 복지확대와 공정경제를 위한 개혁 법안의 추진의사를 밝히면서 하반기 국회에서 여야간의 '경제민주화' 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4일 고위 당정청 회의를 통해 이번 정기국회 내에 통과시킬 민생과 공정경제를 위한 주요 법안을 선정·발표했다.
민생 관련 법들은 복지지원 확대를 위한 세법 개정안과 아동수당법 등이 선정됐고, 공정경제 법들로는공정거래법 전면개정안·상법, 유통산업발전법, 상생협력법,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안 등이 주요 법안으로 꼽혔다.
◇ 아동수당법, 세법 개정안 야당과 이견 크지 않아 순항 예상
우선, 세법개정안과 아동수당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여야간의 이견이 크지 않아 전망이 밝다.
근로장려금 산정액의 최고금액 인상 및 지급대상을 확대해 조세 환급액을 늘려주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의 경우 자유한국당도 여당 시절 주장했던 내용이어서 반대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동수당을 확대하는 내용의 아동수당법 개정도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소득상관없이 출산부터 아이가 초등학교 6학년이 될 때까지 30만원씩의 수당을 지급하는 전향적인 안을 내놓으면서 이견이 크지 않다.
여야는 가동에 합의한 '저출산극복 TF'에서 아동수당을 소득상관없이 100% 지급하고 지급 대상이 되는 아동의 나이와 금액을 두고 여야간의 이견을 좁히는 방식으로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 '경제민주화' 핵심 공정거래법.상법 개정안 등은 야당 반대에 '첩첩산중'반면, '재벌개혁'과 '규제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공정경제 관련 법안들에 대해선 야당이 반발해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제정 이후 38년만에 개정되는 공정거래법은 가격담합·입찰담합 등 '경성담합'에 대해 전속고발제를 폐지하고, 재벌기업의 일감몰아주기 등 사익편취 규제 기준을 높이는 내용이다. 사익편취 기준은 총수일가 지분율 기준, 상장·비상장 구분없이 20% 이상으로 규제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여야는 입찰·가격담합 등 경성담합에 대한 전속고발제를 폐지해 소비자가 직접 검찰에 고발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큰 이견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사익편취 규제를 강화하는 것에 대해 재계에서는 '기업 옥죄기'라며 반발하고 있어 여야 간에 규제 수준을 두고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법 개정안에 대해 정부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모기업 주주가 자회사 경영진을 상대로 소송을 할 수 있게 한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주총에서의 주주투표를 의무화하는 전자투표제 의무화 등을 핵심 내용을 하고 있다. 모두 형식적으로만 이뤄졌던 주주들의 권리를 강화해 이른바 '기업 오너가(家)'의 월권을 방지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도 과도한 경영권 침해라는 이유로 한국당 등 보수 야당의 강력한 반대가 예상된다. 해당 법안 내용들은 하나같이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에서도 추진됐지만 재계 반발로 좌절된 내용이기도 하다.
◇ 대-중소 기업간 '이익공유제' 확대…상임위부터 논란 일듯 다음으로 공정경제의 핵심인 대-중소 기업간의 상생을 위한 법들도 당정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모두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어서 이 또한 야당의 반대가 예상된다.
상생협력법 개정안은 대-중소기업간 이익공유제 권장을 핵심으로 한다. 현재 당정은 대기업과 협력업체 간 매출액을 적정 비율로 공유할 경우 정부가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유도하는 안을 논의 중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여당 간사인 민주당 홍의락 의원은 "인센티브 내용과 실효성 여부, WTO 규정 위반 등 야당과 검토가 더 필요하다"면서도 "자율적으로 합의하도록 해 시장원리와 상충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산업발전법의 경우 규제를 받던 기존 마트에 더해 복합쇼핑몰에 대해서도 월 2회 의무 휴일을 지정하고, 입점 업체 선정에 있어 주변 상권을 고려하도록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해당 법안을 대표 발의안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문 정부의 공약사항이기도 해, 당정간의 협의 끝에 만든 법"이라며 "상임위 차원에서 반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종합 유통 업체들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유통업체 규제 강화는 야당이 계속해서 반대해오던 사안이어서 상임위 차원에서도 논의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