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소연 ('윤창호 법'을 제안한 윤창호 씨의 친구)
지난 9월이었죠. 꿈 많던 22살의 청년 윤창호 군이 인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다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서 뇌사에 빠지는 그런 사고가 있었습니다. 윤창호 군의 친구들이 올린 음주운전 처벌 강화 국민 청원, 불과 사흘 만에 20만 명을 돌파할 만큼 국민적인 공분을 일으켰죠. 저희 뉴스쇼에서도 윤창호 군 친구하고 인터뷰했던 거 여러분, 기억하실 거예요. 한 달여가 흘렀습니다. 이제 국민 청원은 40만 명 넘어가고 있고요. 창호 군의 친구들이 직접 초안을 쓴 음주운전 처벌 강화법, 일명 윤창호법이 국회에 발의가 된 상태입니다. 어제는요. 그 친구들이 직접 국회를 찾아갔대요. 가서 정당 대표들을 만났다고 합니다. 무슨 얘기를 했을까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 윤창호 군의 친구 이소연 씨 만나보죠. 이소연 씨, 안녕하세요?
◆ 이소연>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제가 지난번에 인터뷰한 그 친구는 고등학교 동창이었는데, 우리 소연 씨는 윤창호 군의 언제적 친구세요?
◆ 이소연> 저도 창호와 고등학교 때 친구입니다. 고등학교 방송부에서 만난 친구입니다.
◇ 김현정> 그럼 부산에서?
◆ 이소연>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지금 사고가 난 지 한 달 지났는데 우리 창호 군 상태는 어때요?
◆ 이소연> 그대로고요. 뇌사 상태인 건 그대로고 이제 의료기기로 연명 중인 상태라고 볼 수 있어요.
사고 후 치료중인 윤창호 씨 (사진=윤창호 씨 친구 제공)
◇ 김현정> 그러니까 호전된 게 전혀 없는 상황? 그러면... 산소호흡기 떼면 바로 숨을 거두는 뭐 그 정도 뇌사 상태인 건가요?
◆ 이소연>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참... 보고 있자면 친구들 심정이 어떨까 싶어요.
◆ 이소연> 네... 저희는 창호를 매일 만나러 가거든요.
◇ 김현정> 매일 가요?
◆ 이소연> 네. 매일 면회 시간마다 가는데, 오히려 이제 너무 슬퍼하지는 않고 주로 지금 상황이 어떤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 줘요. 그래서 오늘은 어떤 분을 만났고 오늘은 어떤 일이 있었고... 이런 얘기를 많이 해 주는데. 아마 창호가 들을 수가 있다면 진짜 기뻐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저희 일부러 감정을 숨기고 생활하고 있어요.
◇ 김현정> 밝게.
◆ 이소연> 네.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가서 눈물 보이는 거보다 친구들이 '어이, 창호야. 나 왔어.' 하면서 얘기하는 게, 그래요. 창호 군한테 훨씬 나을 것 같아요. 그런 친구들이 어제는 국회를 간 거죠?
◆ 이소연> 네, 맞습니다.
사고 전 친구들과 함께한 윤창호 씨 (아래 왼쪽),
◇ 김현정> 몇 명이 갔어요?
◆ 이소연> 여자 3명에 남자 1명 해서 4명이 가게 됐어요.
◇ 김현정> 자유한국당의 김병준 비대위원장 만나고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만나고. 아니, 어떻게 국회까지 갈 생각을 했습니까?
◆ 이소연> 어제 12시에 다섯 당 대표들이 모인 초월회가 열린다는 얘기를 듣고 윤창호법이 조속한 통과가 되었으면 좋겠다 부탁드리고자 찾아뵈었거든요. 아무래도 이제 윤창호법 자체는 무쟁점 사안이다 보니 다른 사안들이랑 분리를 해서 처리해 주기를 바라는 뜻을 밝혔는데 오히려 답변이 너무 긍정적으로 잘 나와서 성공적인 하루였던 것 같아요.
◇ 김현정> 뭐라고 답을 하세요? 어제 김병준 비대위원장, 손학규 대표께서?
◆ 이소연> 윤창호법 관련해서 반대를 할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에.
◇ 김현정> 반대할 사람 아무도 없다?
◆ 이소연> 네. 그래서 꼭 본회의에 넘기겠다, 그렇게 답변 주셨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이 법안의 대표 발의는 바른미래당의 하태경 의원이지만 초안은 친구들이 쓴 거라면서요?
◆ 이소연>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어떤 내용이예요? 처벌 강화를 한다는 건?
◆ 이소연> 일단은 음주 수치도 변경을 했어요.
◇ 김현정> 법적으로 강화시켰다는 얘기죠?
◆ 이소연> 네. 0.05%로 걸리면 처벌이 가능한데 0.03%부터 걸리면 처벌을 해야 된다라는 걸로 바꿨고요. 음주 운전 초범을 현재 2회까지 봐주고 있어요. 저희는(윤창호 법은) 1회만 하면 초범을 넘긴다고 생각을 한다라고 하는 법안이 있어요.
◇ 김현정> 원 스트라이크 아웃, 이른바.
◆ 이소연> 네. 그리고 치사 사고 시 살인죄를 적용하는 항목을 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음주 운전에서 사람이 죽으면 그건 살인죄로.
◆ 이소연> 네, 맞습니다.
(사진=하태경 의원 블로그)
◇ 김현정> 지금은 무슨 죄죠, 지금은?
◆ 이소연> 지금은 업무상 과실 치사로 인해서 집행 유예가 많이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 김현정> 고의성 없었다 해가지고.
◆ 이소연> 맞습니다. 이제 치사 사고가 나면 그걸 살인죄로 봐야 한다는 항목을 담은 법안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사실은 할 일도 많고 자기 취업 준비도 해야 되고, 이런 청년들이 모여서 세상을 좀 바꿔보자. 우리 친구의 문제가 아닌 세상을 바꾸는 문제로 한번 우리가 이 기회에 나서보자 하고 뭉친 거예요. 대단한 친구들입니다.
그런데 그사이에 좀 충격적인 일이 있었어요. 이용주 의원. 윤창호 법 공동 발의자 103명 가운데 1명이었는데 만취 음주 운전을 하다 얼마 전에 적발이 됐습니다. 친구들끼리 무슨 얘기했어요, 이 뉴스 듣고? 화는 좀 안 났어요?
◆ 이소연> 많이 화가 나기는 했어요. 아무래도 이용주 의원님께서 글을 남겨준 걸 봤었어요.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주신 의원님이 이용주 의원님뿐이라서 정말 고맙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그 기사를 접하고 배신감이 너무 많이 컸죠.
◇ 김현정> 배신감. 음주 운전은 살인이다. 이런 블로그에 글까지 남기셨던 분이.
◆ 이소연> 맞습니다.
◇ 김현정> 배신감.
◆ 이소연> 그래서 저희는 많이 화가 났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조금 더 국회의원님들이 경각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이용주 의원님께서도 꼭 본인이 책임지고 이 법안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이용주 의원이 어젯밤에 친구 중에 1명한테 전화했다면서요. 그 얘기 들었어요?
◆ 이소연>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전화해서 뭐라 그랬다고 합니까, 이 의원?
◆ 이소연> '죄송하다, 물의를 일으켜서 정말 죄송하고 저희에게 상처를 준 점에 대해 정말 미안하다.' 이런 식으로 진심을 다해서 사과하셨습니다.
◇ 김현정> 그럼 우리 소연 씨가 답변을 좀 주시죠, 이 의원한테.
◆ 이소연> 음... 일단 사과해 주신 점에 대해서 정말 고맙게 생각을 하고요. 하지만, 국회의원 자체가 국민을 대표하는 자리잖아요. 책임을 지시는 의미로 더욱 저희에게 큰 버팀목이 되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소연 씨, 지금 친구들이 윤창호 배지라는 것도 팔면서 그 수익금으로는 서명 운동도 하고 또 추후 기부도 생각하고 있고 그렇다면서요.
◆ 이소연>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우리 듣고 계신 청취자들께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이소연> 저희가 생각하는 윤창호 법은요. 음주 운전은 실수가 아닌 살인이에요. 이제 이것을 바꾸기 위해서는 국민 여러분들의 인식 변화가 제일 필요하거든요. 법을 바꿀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국민들의 관심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을 꼭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지속적인 관심을 꼭 부탁드리고 저는 친구들이 참 장하다 싶어요. 우리 윤창호 군. 친구들 생각해서라도 훌훌 털고 일어나기를 그게 기적이라면 기적 같은 일이 꼭 벌어지기를 저도 기도하겠습니다.
◆ 이소연>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소연 씨 고맙습니다.
◆ 이소연>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음주 운전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하는 일명 윤창호법의 초안을 작성한 윤창호 씨의 친구들. 그 가운데 한 분 이소연 씨 만났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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