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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자본에 출렁이는 홈퍼니싱…리바트 뜨고 한샘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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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리바트 매장, (우) 한샘 매장 (사진=리바트 홈페이지 캡처, 한샘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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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업체가 난립한 국내 가구시장에 다국적 가구공룡 '이케아'와 국내 대기업 자본이 진출하고 단순한 실용성을 뛰어넘어 '홈퍼니싱'이 소득 3만불시대 가구시장의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으면서 한샘의 시장내 지배력이 떨어지고 리바트나 일룸 등 전문성을 갖춘 강자가 부상, 가구시장 판도가 빠른 속도로 재편되고 있다.

"생필품으로 여기던 가구들이 나만의 스타일을 표현하는 핵심 소품으로 진화하면서 홈퍼니싱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소파만 봐도 불과 4~5년전 가죽소파가 전체의 90%이상이었지만 최근에는 기능성 소재와 패브릭이 인기를 끌며 소재가 한층 다양해지고 있어요"

국내 한 백화점에서 가구와 가정소품을 담당하는 전문가의 분석이다. 새 아파트 입주나 신혼 집들이용으로 장롱.소파.식탁을 세트로 구입하던 식의 가구소비가 나만의 개성있는 공간을 꾸미고자 하는 홈인테리어, 홈퍼니싱으로 빠르게 바뀌면서 가구시장의 변신도 광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국내 가구시장이 성숙단계에 접어들기도 전 한국에 상륙한 다국적 가구회사 이케아의 출현은 저렴하고 편리한 소비의 장점을 앞세워 1인 가구 소비자를 빠르게 파고들며 생활소품시장의 가능성을 확인시켜줬고 국내 가구업계에 커다란 변화의 파문을 던졌다.

초대형 매장에 트랜디한 가구와 소품들을 전시하는 이케아식 마케팅이 소비자의 호응을 불러 일으키자 한샘이나 리바트 같은 국내 1군 가구기업들도 앞다퉈 편집숍을 오픈하고 매장 대형화 경쟁에 뛰어들었다.

대구에서 가구점을 경영하는 S씨(40대, 대구시 북구)는 2일 CBS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케아는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하고 들어온건데 이들의 대형화된 원스톱 쇼핑시스템은 한샘이나 리바트 같은 회사들의 유통방식에 커다란 변화를 줬고 2년전만해도 지역 가구점의 매출이 반토막 날 정도로 큰 변화바람을 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들어서는 가구시장이 한층 다양한 소비자 니즈에 맞춰 전문화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일정한 소득을 갖춘 소비자들은 스타일리시한 주거공간 조성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경향을 보여주면서 싸고 편리한 가구일색의 대형매장에서 빠른 속도로 이탈해 전문화된 매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한다.

이에따라 가구업체별 전문영역도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예를들어 매출액 2조원으로 국내 선두를 달리는 한샘은 주방가구, 리바트는 B-to-B 중심의 빌트인 가구, 퍼시스는 사무용가구 ,이케아는 생활용품 분야에서 비교우위를 보이면서 전문화하는 양상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

현대백화점에 입점한 가구매장 모습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2일 "업체마다 강점이 다르다 보니 시장자체가 성장구도"라며 "소비자 입장에서 과거에 가장 아쉬웠던 점은 믿고 선택할 브랜드가 마땅치 않았다는 점이라면, 최근의 전문영역별 경쟁은 고객들의 선택폭을 넓혀주고 있다"고 말했다.

가구시장의 새로운 성장가능성에 주목한 대기업 자본들은 최근 잇따라 가구업체를 인수합병하면서 가구산업으로 진출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2012년 리바트를 인수해 2013년 직접 경영에 나섰고 최근에는 한화그룹으로부터 L&C를 인수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구,건자재로까지 확장했다.

아울러, 미국브랜드 윌리엄스 소노마의 포터리반, 웨스트엘름을 들여오며 가구업계의 고급화,전문화 트랜드를 주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가구,인테리어,건자재를 아우르는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성해(매출2조5천억원) 사업영역 다각화에서도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백화점 가구매장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신세계그룹은 고가 가구 이미지가 있는 까사미아를 인수해 가구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두 회사 모두 전국적인 소비재 유통망이 '가구 신사업'과 시너지효과를 일으켜 빠른 성장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대기업 자본의 시장진입과 온.오프라인 시장의 분화는 국내 가구시장 판도를 빠른 속도로 재편하고 있다. 자본력과 유통망까지 갖춘 대기업 계열 가구제조사들과 각각의 전문영역을 구축한 강소 브랜드들이 약진중인 반면, 가구업계 선두주자인 한샘은 성장세가 주춤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12년 5천49억원이던 현대리바트 매출은 2017년 8천884억원으로 증가하며 몸집이 두배 가까이 커졌고 영업익은 연평균 90%씩 신장하고 있다. 2018년에는 인수합병을 통해 매출성장률을 74.6%까지 끌어올렸다.

또한, 홈퍼니싱 트렌드에 맞춰 특화제품으로 소비자 가심비를 쫓은 일룸과 다우닝 같은 중소업체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A 가구업계 관계자는 2일 CBS와 가진 인터뷰에서 "국내 기반의 생산시설을 갖춘 기업 중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 다우닝, 자코모, 일룸 같은 브랜드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던 한해였고, 홈퍼니싱 트렌드와 소비패턴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업체들은 도태되는 양극화가 진행된 해이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가구업계 1위 한샘은 가구업계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한데다 사내 성추문까지 불거져 최악의 해를 맞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중국시장에서 저가의 상품을 많이 만들어 '저가 이미지'가 부각된데다 사내에서 예기치못한 악재가 터지고 뒤이어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면서 가구부문의 매출이 급감했다"고 지적했다.

2일 금융감독원 공시사이트에 따르면, 한샘은 2016년 매출 1조9300억원-영업익 1천595억원, 2017년 매출 2조6백억원-영업익 1천405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업실적이 나빠지고 있다.

2018년 3분기 한샘의 매출은 4천2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천275억원 대비 18.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71.0%나 빠지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한샘 관계자는 "사내의 악재가 불거진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며 "10조원 규모의 리모델링 시장 공략을 강화해 위기를 타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4년전 이케아 상륙을 기점으로 요동치기 시작한 가구시장의 변화가 대기업 자본의 진입까지 겹쳐 판도변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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