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음주운전을 '살인행위'라고 비판했던 민주평화당 이용주 의원이 본인의 음주운전 적발로 공식 사과에 나섰다.
이 의원은 1일 오전 국회 출입기자와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 사과문을 통해 "무슨 변명이 필요하겠나. 큰 실망을 안겨 드린 점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드린다"며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음주운전은 용서할 수 없는 행위이고 저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다"며 "깊은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실과 교류 차원에서 보좌진이 함께한 회식에 참석했다"며 "'윤창호법'에 서명한 사람으로서 죄송하다. 당에서 내리는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과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이 과거 음주운전을 강하게 비난함은 물론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법안 발의에 동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의원에 대한 비판 여론이 강하게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지난달 21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음주운전자에 대한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한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 이른바 '윤창호법' 발의와 관련한 글을 올렸다. 윤창호씨는 지난 9월 군복무 중 휴가를 나왔다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뇌사에 빠진 피해자다.
이 의원은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닌 살인행위다. 윤창호법은 이런 인식과 의식을 바꾸자는 바람에서 시작된 법"이라며 "선진국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살인죄로 처벌하지만 우리나라는 1년 이상 유기징역이라는 초라한 법으로 처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윤창호법을 위해 힘써주는 친구들이 있어 우리의 아들 창호는 외롭지 않을 것"이라고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한편 자신에게 감사함을 표하는 내용을 담은 윤씨의 친구들이 보낸 편지 내용도 공개했다.
이 의원은 이틀 후인 10월 23일 하태경 의원이 대표발의한 윤창호 법에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개정안은 음주운전 초범의 기준을 현행 2회에서 1회로 줄이고, 음주수치 기준을 현행 최저 0.05% 이상 최고 0.2% 이상에서 최저 0.03% 이상 최고 0.13% 이상으로 낮추며, 처벌 수위도 3년 이상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상의 벌금으로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의원은 전날인 10월 31일 오후 11시 27분쯤 서울 삼성동 청담공원 인근에서 운전을 하다가 음주 의심 차량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적발됐다.
당시 이 의원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인 0.089%로 측정됐다.
경찰은 이 의원이 여의도 인근에서 회식을 한 후 혼자 운전을 했으며 별도의 조치 없이 일단 귀가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조만간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