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년 동안 여성 고용비율과 여성 관리자 비율이 꾸준히 개선됐지만, 여전히 절반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전문위원회'(이하 전문위)가 31일 발표한 '2018년도 적극적 고용개선조치(AA)' 분석 결과를 보면 올해 총 2146개 공공기관, 지방공사·공단, 민간기업에서 여성 고용비율은 38.18%, 관리자비율은 20.56%에 그쳤다.
'적극적 고용개선조치(AA, Affirmative Action)'는 전체 공공기관 및 500인 이상 사업장, 300인 이상 지방공사․공단을 대상으로 여성고용기준(노동자 및 관리자비율)을 충족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다만 올해 여성고용비율과 관리자비율은 제도가 첫 시행된 2006년과 비교하면 각각 7.41%p, 10.34%p씩 증가했고, 전년과 비교하면 각각 0.38%p, 0.17%p씩 증가했다.
여성의 고용비율 및 관리자비율 변화 추이(2006년~2018년)
전문위는 AA 제도에 대해 "대기업 및 공공부문의 여성 근로자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여성경제활동 참가율과 여성 고용률의 지속적인 상승에도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국의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은 2012년 50.1%에서 2015년 51.9%, 지난해 52.7%에 이어 올해 9월 기준으로는 53.5%에 달하는 등 꾸준히 개선됐다.
또 15~64세 여성고용률 역시 2012년 53.5%에서 지난 9월에는 57.5%로 나아졌다.
다만 전문위는 "여성 관리자비율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유리천장' 현상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영국의 유력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매긴 유리천장지수에서 한국은 올해도 OECD 29개 대상국 중 꼴찌를 기록해 6년 연속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안은 바 있다.
한국의 전체 여성 관리직 비중은 10.5%에 불과해서 스위덴 39.8%, 미국 43.4% 등 상위권 국가들은 물론, OECD 평균인 37.1%에도 크게 못 미친 수준이다.
조사 결과를 사업장 형태별로 살펴보면 공공기관의 여성 고용비율은 38.55%로 민간기업(38.40%)보다 조금 높은 반면, 관리자비율은 공공기업(17.28%)이 민간기업(21.5%)보다 훨씬 낮았다.
산업별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이 여성의 고용비율(71.96%)과 여성 관리자비율(53.05%)이 모두 가장 높은 업종인 반면, ‘중공업(1차금속, 운송장비)’은 두 비율 각각 5.7%, 1.18%에 그쳐 가장 낮은 업종이었다.
정부는 여성 고용기준(여성 고용비율 또는 여성 관리자 비율이 같은 업종 대비 70%)에 미달한 1081개사(공공기관 179개사, 지방공사․공단 25개사, 민간기업 877개사)에 대해 내년 3월31일까지 여성 노동자 및 관리자의 고용목표, 남녀 차별적 제도․관행 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시행계획서를 작성·제출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2020년 3월 31일까지 이 계획서의 이행실적을 제출받아 적정 여부를 평가한다.
특히 AA 부진사업장 가운데 3년 연속 여성 고용기준에 미달하고, 개선 노력도 미흡한 사업장은 실사를 거쳐 내년 3월 공표할 예정이다.
명단공표 사업장은 노동부 홈페이지 및 관보에 6개월 간 게시되고, 여성가족부의 가족친화인증에서 배제되며 공공조달 신인도에서도 2점 감점 조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