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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사진작가 "철모 사이로 핀 꽃처럼...평화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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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해금강까지..휴전선 최초 촬영
JSA군인과 민간인 대비되는 표정 담아
평화의 DMZ 사진들, 평양에 전시하고파
바람? "북한에서 바라본 남한 찍고 싶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변상욱 대기자 (김현정 앵커 대신 진행)
■ 대담 : 최병관(사진작가)

김현정의 뉴스쇼 화제의 인터뷰입니다. 판문점 공동 경비 구역. 흔히 JSA라고 줄여 부릅니다. 이 JSA에서 총이 사라졌습니다. 남북한이 9.19 군사 합의에 따라서 JSA의 비무장화 조치를 완료한 겁니다. 초소, 병력, 화기가 모두 철수했고 빠르면 다음 달부터라도 민간인들의 자유로운 왕래가 가능할 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분단의 상징적인 장소인데 여기에 평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비무장지대를 지켜보고 오고간 사람들은 어떤 느낌을 가질까. 오늘 민간인 최초로 휴전선을 촬영한 사진 작가이기도 하고 DMZ의 사진 작가로 불리는 분. 최병관 작가를 화제의 인터뷰에서 만나보겠습니다. 최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 최병관> 안녕하세요.

◇ 변상욱> 비무장지대를 촬영한 거는 뭐 다른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휴전선을 직접 촬영하셨던 거는 최초죠?

◆ 최병관> 그렇죠. 그리고 서쪽 그 끝 말도, 한강 하구의 말도라는 작은 섬에서부터 동쪽 끝의 해금강까지 3회를 왕복하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 변상욱> 155마일을 세 번 왔다 갔다 하면서 휴전선을. DMZ를 촬영하시고 휴전선을 촬영하신지는 전체 시작부터 끝까지 얼마나 되셨습니까?

◆ 최병관> 1997년도 2월부터 1998년도 8월까지 했으니까 약 한 2년. 그리고 사전 답사까지 하면 2년이 넘겠죠.

 

◇ 변상욱> 경의선 철도를 복원할 때도 그때도 들어가서 찍지 않으셨습니까?

◆ 최병관> 이제 그 비무장지대 작업이 끝나고 2000년도 6.15 남북 공동 성명을 북한에 가서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하셨잖아요. 하고 나서 9월 제가 18일날 투입이 됐어요, 경의선 비무장지대 철도 도로 복원 공사 현장에.

◇ 변상욱> 북방 한계선 쪽은 모르겠는데 남방 한계선 쪽의 철책을 뜯어내는 걸 그러면 보셨을 거 아닙니까?

◆ 최병관> 당연히 봤죠.

◇ 변상욱> 엄청난 역사적인 순간이었을 텐데, 그것도. 그때 상황이 다 기억에 생생하게 나십니까?

◆ 최병관> 그럼요. 거의 반세기 동안 철책이 굳게 닫혀 있던 철책이 무너지는 순간. 그때의 감동. 표현하기는 불가능할 정도로 굉장히 감격스러웠죠.

◇ 변상욱> JSA 판문점 공동 경비 구역도 늘 촬영을 하셨겠죠.

◆ 최병관> 네, 그럼요.

◇ 변상욱> 거기서는 주로 뭘 담으시려고 애를 쓰셨습니까?

◆ 최병관>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대치하고 있는 곳이 판문점 아니에요. 그래서 긴장 그다음에 관광객들의 어떤 표정. 그런 것을 사진을 찍기 위해서 출입을 했죠.

◇ 변상욱> 한쪽에는 엄청 긴장된 모습, 한쪽에는 또 거기에 구경하러 온 민간인들. 이 표정들이 서로 다르겠군요?

◆ 최병관> 그렇겠죠, 아무래도. 군인들, 그러니까 북한군과 한국군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거, 그것도 마주보고 있지만 관광객들도 북쪽에서 남쪽의 관광객들을 바라보고 있고 남쪽의 관광객들은. 그냥 민간인들을 얘기하는 겁니다.

◇ 변상욱> 그렇죠.

◆ 최병관> 북한 관광객들을 바라보고. 참 묘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 순간이.

◇ 변상욱> 지금 JSA 판문점 공동 경비 구역 무기가 없어졌다,그다음에 DMZ에서도 지뢰 제거 작업이 이제 한창이다 이렇게 얘기가 나옵니다. 휴전선 155마일에서 찍은 사진 중에 또는 판문점 공동 경비 구역에서 찍은 사진 중에 제일 인상 깊었거나 기억에 남는 사진은 어떤 게 있으십니까?

◆ 최병관> 특히 동부전선 쪽에서 비무장지대 안에서 국군이 기관총 사격을 받아서 철모가 뻥 뚫렸는데, 물론 주인공은 전사했겠죠. 그러면서 유골도 나왔고. 그 철모에서 야생화가 뚫고 그 총탄 구멍으로 나온 그걸 보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 변상욱> 철모에 뚫린 기관총 구멍, 그 위로 해서 야생화가 피어올랐다는 말씀이십니까?

◆ 최병관> 네. 국군이 죽어서 한이 맺혀서 다시 야생화로 피어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진=최병관 작가 제공)

 

◇ 변상욱> 혹시 위험하실 때는 없었습니까?

◆ 최병관> 당연히 위험하죠. 거기 민간인이 들어갈 수도 없는 것이고요. 이제 군인 수색대원들 11명이 꼭 경호해서 다니는데. 북한 GP, 가까운 데까지 가야 되니까 그걸 찍어야 되니까 항상 실탄은 장전돼 있는 상태였고요. 여차하면 그냥 방아쇠만 당기면 나가는 거니까. 그때 굉장히 위험한 그런 순간이 있어서 결국은 비상이 걸려서 철수한 적도 있었고요. 그다음에 그 안에 다 지뢰밭이기 때문에 한 발자국도 수색대원들, 수색대 외에는 갈 수가 없죠. 위험이야 뭐 늘 당연히.

◇ 변상욱> 정말 사람 손을 타지 않은 원시림이구나 느낄 때도 있으셨겠어요?

◆ 최병관> 원시림이라는 거하고 좀 개념이 다른데요. 거기는 북한군이 4-5월달 되면 불을 질렀었어요. 거기서 이제 북한군들이 자급자족을 하고 나무를 하다 때고 그렇기 때문에. 한국군 쪽에서도 남방 한계선을 넘어서 나무가 많잖아요. 맞불 작전이라고 해서 불을 질러서 그 불이 못 넘어오게 하거든요. 부분부분적인 건데 참 자연이라는 게 그렇게 불에 타고 나면 또 다른 생명체가 탄생하더라고요. 그래서 DMZ가 신비로운 곳이고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그런 곳이 없잖아요. 그래서 거기에는 우거진 데도 있지만 나무가 없는 데도 있고 그렇습니다. 휴전선 가보시면 알겠지만...

◇ 변상욱> 우리 역사도 그렇게 전쟁의 상처를 곳곳에 남기고는 있지만 다시 여기서 뭔가 꽃이 필 거라고 기대를 해 보는 건데요. JSA에, 총도 사라지고 초소도 철수하고 하는 장면도 또 가서 찍으셔야 되는 거 아닙니까?

◆ 최병관> 네. 그리고 저는 이제 비무장지대 휴전선 155마일의 폭이 4km인데 2km씩 갈라서 중간에 군사 분계선 표지판을 박아서 남한, 북한 또 따로 갈라놨잖아요. 결국은 남방 한계선을 안으로 들어가서 찍은 것이기 때문에 이제는 북쪽에서 남쪽을 찍고 싶다 이거죠.

◇ 변상욱> 아, 북쪽에서 남쪽을 바라보며 찍고 싶다?

◆ 최병관> 그래서 그것도 결국은 하나가 되는 거죠. 통일. 어떻게 보면 아직 반쪽뿐이 안 찍은 건데 그런 바람이 있습니다.

◇ 변상욱> 똑같은 지역을 남쪽에서 찍었던 거와 북쪽에서 찍었던 거를 나란히 비교해서 전시해 놓으면 정말 볼만하겠습니다.

◆ 최병관> 다르죠. 그게 똑같을 것 같아도 다릅니다. 그리고 북쪽에서 보는 것이 틀림없이 다를 거고. 그래서 사진가니까 꿈이 있다면, 그런 거 사진을 찍어서 그것도 하나의 통일 개념이니까 그런 생각을 가졌었습니다.

◇ 변상욱> 혹시 내 평화의 염원이 담긴 이 사진을 이 사람들은 꼭 봐줬으면 하는 사람도 있습니까?

◆ 최병관> 한 가지 꿈이라면, 평양에 가서 이건 평화와 생명이라는 주제. 또 사진을 그렇게 찍었고 좀 해 보고 싶다고 정부에다가 한번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요. (웃음)

◇ 변상욱> 좋네요. 평양에서도 전시 한번 하고 DMZ에서도 한번 전시회를 해서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서 보고. 이런 것도 있겠네요.

◆ 최병관> 결국은 문화적으로, 사람이 문화예술 쪽으로 접근을 먼저 하는 게 더 오히려 좋지 않을까 싶은 그런 생각도 들고요.

◇ 변상욱> 최 선생님이나 많은 사람들이 민간 분야에서 이렇게 애를 쓰고 국제적으로도 잘 풀리면 신뢰 속에서 최 선생님 사진을 함께 보면서, 옛날 얘기처럼 한번 나눌 수 있는 그런 날이 올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오늘 여기까지만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병관> 감사합니다.

◇ 변상욱> DMZ의 사진가로 불리는 최병관 사진 작가를 만나봤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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