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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만큼 중요한 2차전…류현진, 커쇼만큼 어깨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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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사진=노컷뉴스DB)

 


나란히 7전4선승제로 진행된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의 챔피언십시리즈에는 공통점이 있다. 2차전에 승리한 팀이 시리즈 승리를 차지한 것이다.

첫 경기를 먼저 내줬다는 공통점도 있다. LA 다저스와 보스턴 레드삭스는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서 에이스를 등판시키고도 각각 밀워키와 휴스턴에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2차전 승리로 만회하고 반격을 시작해 결국 월드시리즈 진출 티켓을 차지했다.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막을 올리는 월드시리즈 1차전은 양대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크리스 세일의 선발 맞대결로 펼쳐진다.

25일 같은 장소에서 개최되는 2차전에서도 왼손투수 맞대결이 펼쳐진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다저스의 2차전 선발투수로 류현진을 예고했다. 보스턴은 길었던 포스트시즌 선발승 가뭄을 해소한 데이비드 프라이스를 내세우기로 했다.

7전4선승제 단기전에서 1,2차전 승부의 결과는 시리즈 흐름에 큰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챔피언십시리즈를 일찍 마무리하는 팀이 더 유리하다. 충분한 휴식을 바탕으로 1,2차전 선발투수를 결정하고 불펜을 운영할 수 있다.

보스턴이 비교적 쉽게 세일-프라이스를 결정한 반면, 다저스는 여러가지 옵션을 고려한 끝에 커쇼-류현진 카드를 꺼내들었다.

다저스의 선발 로테이션을 따져보면 좌완 베테랑 리치 힐 역시 원정 1,2차전 등판이 가능했지만 로버츠 감독은 힐의 순서를 뒤로 미루고 류현진은 앞쪽에 배치했다. 워커 뷸러는 3차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역대 월드시리즈에서 한 팀이 1,2차전을 독식한 경우는 54차례 있었다. 그 중 43개 팀이 우승을 차지했다. 먼저 2패를 당하고 흐름을 뒤집어 우승을 차지한 마지막 팀은 1996년 뉴욕 양키스다.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1,2차전 연패를 반드시 피해야 한다. 정규리그 최다승(108승54패)을 기록한 보스턴이 홈 어드밴티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다저스에게는 불리한 요소다. 커쇼는 물론이고 류현진의 어깨도 무거운 이유다.

류현진은 올해 정규리그 15경기에 등판해 7승3패 평균자책점 1.97을 기록했다. 부상 공백 기간이 길었지만 시즌 후반부에 복귀해 다저스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에 기여했다. 애틀랜타와의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기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밀워키를 만난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과 6차전에서는 각각 4⅓이닝 2실점, 3이닝 5실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디비전시리즈 등판은 홈경기였던 반면, 밀워키를 상대로는 모두 원정 등판을 했다.

류현진이 펜웨이파크 무대를 밟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야 왼쪽에 위치한 그린몬스터를 뒤에 두고 처음으로 공을 던진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인 2013년 보스턴과 맞대결을 치른 적이 있지만 당시 경기는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렸다.

다저스가 지난해 휴스턴에게 당한 월드시리즈 패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2선발을 맡은 류현진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졌다. 특히 원정에서의 호투가 절실히 필요하다.

다저스가 4선발 체제로 나선다면 류현진은 원정 2차전에 이어 원정 6차전에 선발등판하게 된다. 평소에 강한 홈경기 못지 않게 원정에서도 잘 던져야 다저스의 우승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의 원정 성적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스턴 원정은 결코 만만치 않다. 특히 내셔널리그 투수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내셔널리그와 달리 아메리칸리그 홈경기에서는 지명타자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보스턴에는 올해 타율 0.330, 43홈런, 130타점을 올린 J.D. 마르티네스가 지명타자로 나선다.

마르티네스는 류현진이 투타 맞대결을 펼쳐본 보스턴 타자 4명 중 한명이다. 통산 7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마르티네스 외에도 이안 킨슬러(3타수 2안타 2볼넷 1타점), 에두아르도 누네즈(3타수 무안타), 스티브 피어스(3타수 1안타 1타점)를 상대한 경험이 있다.

무키 베츠와 앤드류 베닌텐디 그리고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MVP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 등 보스턴의 간판급 선수들과는 처음 만난다. 올해 타율 0.346, 32홈런, 129득점, 80타점, 30도루를 기록한 리드오프 베츠가 경계대상 1호다.

그린몬스터 역시 승부의 변수가 될 수 있다. 보스턴의 왼쪽 담장은 홈플레이트와의 거리가 짧은 반면, 높이가 높다. 오른손 타자가 때린 강한 타구가 그린몬스터를 맞으면 장타로 연결될 가능성이 커진다. 류현진이 우타자와의 승부에 특히 더 신경써야 하는 이유다.

류현진의 2차전 선발 상대인 데이비드 프라이스는 지난 19일 휴스턴과의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보스턴의 4승1패 승리와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은 주역이다.

프라이스는 이전까지 포스트시즌 선발 11경기에서 승리없이 9패 평균자책점 6.16을 기록하다 대망의 첫 선발승을 따냈다. 가을만 되면 고개를 숙였던 프라이스가 또 한번 몸값을 증명해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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