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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카페 논란 "갑질과 신상털기.. 문제는 분노와 혐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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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언론에서 인터넷으로, 협박과 공갈의 민주화
1인 미디어 시대, 언론의 게이트키핑 기능 사라져
변화 속도 너무 빨라.. 교육이 쫓아갈 수 있을까
차별금지법 등 시민사회 역량 강화하는 입법 필요
인터넷이 사적 공간? 공개되는 순간 공적공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10월 19일 (금)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이택광 경희대 교수, 소설가 장강명

◇ 정관용> 다양한 사회 문화 현상들, 잡학하고 박식하게 얘기 나누어 보는 시간, 격주로 꾸며드리고 있죠. 이택광, 장강명의 금요살롱. 오늘은 맘카페 논란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 소설가 장강명 씨 어서 오십시오.

◆ 이택광> 반갑습니다.

◆ 장강명> 안녕하세요, 장강명입니다.

◇ 정관용> 이번에 김포 어린이집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 때문에 지금 맘카페가 논란의 대상으로 떠올랐잖아요. 그러니까 신상 털기를 해서 아직 확정적으로 아동학대가 있었는지 등등이 명확히 밝혀지기 전인데 교사 실명까지 막 공개되고 그랬다는 거잖아요.

◆ 이택광> 발단은 맘카페에 올라온 포스팅 하나인데요. 거기에서 이제 아이를 학대했다 이런 사실을 적시한 내용이 올라온 거죠. 그리고 이제 그 어린이집 이름도 밝혔고 당연히 이제 그 특정한 사람이 이제 지목이 될 수밖에 없었던 정황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거기에서 이제 그런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고 이러면서 이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고 볼 수 있는데 문제가 되는 것은 거기에 글을 올리신 분조차도 들은 이야기를 올린 거예요. 내가 직접 본 게 아니라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이런 식으로 올렸는데 그게 지금 일파만파로 퍼져서 결국 한 분을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만들어버린 거죠.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 정관용> 맘카페가 규모가 대단하다면서요.

◆ 이택광> 그런데 이제 각 지역별로 여러 개가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아주 많겠죠. 그런데 김포 어린이집 맘카페는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몇 만 명 정도.

◇ 정관용> 몇 만 명? 몇 만 명이 적은 거예요?

◆ 이택광> (웃음) 인터넷카페 수준으로 몇 만 명이면 적죠. 보통 몇 십만 명이기 때문에.

◇ 정관용> 그런데 이게 워낙 규모가. 방금 몇 만 명이 적은 거다. 큰 기업 같은 경우에는 몇 백만 명. 300만 명이 되는 대형 맘카페도 있다고 하는데.

◆ 이택광> 엄청난 카페들이 있죠. 이건 지역 카페인 거예요. 지역 카페이기 때문에 더 문제가 될 수도 있었죠. 왜냐하면 결국 그 안에서 김포 어린이집 같은 경우에는 그 안에서, 자기 권역 내에서만 영업을 할 수 없었을 거 아닙니까. 그런데 거기에서 문제가 되어 버리면 사실 퇴출이 되는 거죠.

◇ 정관용> 장강명 작가 부인도 혹시 맘카페 활동 하나요?

◆ 장강명> 저희는 아이가 없어서 아마 맘카페 가입대상이 아닐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런가요?

◆ 장강명> 그런데 제 아내도 자기가 가입까지는 아닌데 자주 가는 커뮤니티는 있더라고요. 그래가지고 재미있는 글 있으면 저한테 보여주기도 하고 주로 강아지 사진 같은 거 이런 거 보여주고 그렇습니다.

◇ 정관용> 하여튼 이번에 이게 논란이 되고서 여기저기 언론에 동네 권력화 된 맘카페가 이런저런 안 좋은 일들이 많이 벌어지는 사례들이 나왔거든요. 좀 몇 가지 소개해주시겠어요?

◆ 이택광> 그러니까 특정한 맘카페라고 밝힐 수는 없지만 일단 예를 들어서 식당 같은 데 가서 공짜로 밥을 달라고 한다든가, 사실 저는 목격도 했어요.

◇ 정관용> 공짜로 밥을 달라고요?

◆ 이택광> 제가 어디 식당을 갔었는데 실제로 그렇게 하시는 분이 있더라고요. 어디 무슨 카페에서 나왔는데.

◇ 정관용> 왜 공짜로 달라는 거예요?

◆ 이택광> 우리 카페에서 소문을 좋게 내주겠다. 그리고 유아용품 같은 경우도 어떤 특정회사에다가 협찬식으로 해서 그런 것을 제공을 해 주면 우리가 좋게.

◇ 정관용> 그러면 맘카페 운영진이겠군요.

◆ 이택광> 운영진일 수도 있고 또 맘카페 회원일 수도 있죠. 그 안에서 뭔가 목소리를 크게 내시는 분일 수도 있고요. 그런 사례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소비자 갑질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건들이 실제로 있는데 그런데 이게 꼭 맘카페라서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에요. 왜냐하면 제가 이런 사례를 몇 건 목격했는데 어떤 분은 이제 식당 블로그를 하시는 분들 있죠. 음식품평 블로그 하시는 분들. 그런 분들도 있어요.

 


◆ 장강명> 사실 옛날에 일부 악덕 블로거가 그런 일을 했다고 해서 논란이 되기도 하고.

◆ 이택광> 화장품 블로거들도 그런 것이고요.

◆ 장강명> 그전에는 사이비언론들이 하던 일이기도 한데. 제가 댓글부대라는 소설을 쓰면서. 이것도 민주화라면 민주화다. 협박, 갈취, 공갈을 누구나 할 수 있게 되는 민주화다. 인터넷이 민주화를 일으킨 거다.

◇ 정관용> 아주 좋은 지적이에요.

◆ 장강명> 이런 냉소적인 표현을 거기에다가 쓴 적이 있었습니다.

◇ 정관용> 그럴 뿐만 아니라 허위정보를 그렇게 많이 유통된다는 건데요. 하나의 사례가 있는데 유치원 교사가 아이에게 밥을 억지로 먹이려고 하고 아이를 혼자 둬서 온종일 울게 했다. 이런 글을 올렸답니다. 그런데 전혀 사실무근이래요. 그래서 항의에 시달리던 해당 교사가 글을 올린 어머니에게 전화를 했더니 대답이 걸작이에요. 요즘 부부사이가 좋지 않아 예민해서 그랬다.

◆ 장강명> 아예 없는 얘기를 갖다가

◇ 정관용> 그리고 글을 지웠대요.

◆ 이택광> 그건 아주 극단적인 사례죠. (웃음)

◇ 정관용> 글쎄요. 태권도 학원차가 경적을 계속 울리면서 난폭 운전했다 이런 글이 올라왔는데 블랙박스 확인 결과 전혀 그런 사실이 없대요.

◆ 이택광> 버스 사건도 있었잖아요. 전혀 그렇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는데 시내버스에서 이제 그 난폭운전을 하고 그와 관련해서 불친절한 행동을 했다라고 올렸는데 사실무근이었고.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장강명> 그런데 아마 이게 지금 순기능도 분명히 있을 거고요. 저는 인터넷 처음 등장할 때 한 20년쯤 전에. 그런 거 지역 사람들이 가입을 해서 인터넷에서 공동체를 이루고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그러면 얼마나 살기 좋은 세상이 될까 그런 걸 상상한 적이 있었거든요. 지금 아파트 옆집에 누구 사는지 모르잖아요. 그런데 아파트 단지별로 게시판이 하나 생겨서 천삼백 몇 호 누구입니다. 인터넷에서라도 정보소통을 하면 좋아질 줄 알았는데

이게 뭐가 문제인지 이제 헷갈리는 와중입니다. 이 인터넷이라는 구조 자체가 일반 오프라인이랑 달리 사람들의 어떤 의사소통을 좀 더 어떤 악한 본성을 더 드러내고 상대를 함부로 대하게 만드는 것인지 아니면 지금 어떤 게시판 구조의 아주 말단적인 부분 그런 것만 조금 손보면 이 부작용 줄이고 순기능을. 거기 분명히 순기능이 많을 겁니다. 그런 걸 살릴 수 있는 건지 교수님, 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택광> 그러니까 좋은 지적을 하셨는데요. 과거에는 언론이 하는 게 있었잖아요. 그렇죠? 저널리즘이라는 게 있었고 거기에서 이른바 데스킹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래서 말 그대로 거기는 반드시 정보를 걸러서. 물론 잘못된 정보가 나오기도 하지만 그와 관련된 여러 가지 책임이나 그런 것이 따르게 되어 있잖아요. 그런데 이제 이런 언론기능이 지금은 다 1인 미디어로 바뀌어버린 겁니다. 다 개인이 하나씩의 언론을 가지게 됐다고 말할 수가 있고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그런 게이트키핑 기능이 없는 거죠.

저는 과도기라고 생각을 하는데. 결국 이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시민사회의 덕목이라는 것이 확립되는 수밖에 없어요. 그것을 사용하시는 분들이 이것을 사용하시는 분들이 이런 공적인 어떤 문제가 있다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사용을 해야 된다는 거죠. 그러니까 그렇지 않고 말씀하신 것처럼 그냥 사실무근의 내용들을 특정인을 겨냥해서 이렇게 말 그대로 음해할 목적으로 사용한다든가 이랬을 경우에는 그분이 책임을 져야 하는 건데 그 책임지는 부분만을 강화한다고 해서 저는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봐요. 물론 그것이 영향을 미치기는 미칩니다. 마녀사냥 같은 경우도 사실은 법적제재를 통해야 사실은 근절시킬 수가 있는 거거든요. 마녀사냥이 자정능력을 가지고서 없애줄 것이다라는 것은 사실 역사적으로는 말이 안 되죠.

시사자키 출연 중인 장강명 작가와 이택광 교수 (사진=시사자키 유튜브 캡쳐)

 


◇ 정관용> 법적 제재로 가려면 구체적으로 지목당한 사람이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나 고소고발을 하고.

◆ 이택광> 지금 그렇게 법은 있어요.

◇ 정관용> 이래야 되는 건데 그렇게까지 안 가고 그냥 유야무야 되지만 알게 모르게 피해는 심각한. 이런 일들이 너무나 많잖아요.

◆ 장강명> 저는 좀 뜬금없는 생각인데요. 앨빈 토플러가 미래의 충격 이런 걸 했잖아요. 제가 살아서 그걸 목도를 하는 구나 이런 느낌이에요. 이게 분명히 맘카페가 언론 같은 성격이 있죠. 그런데 이거 어떻게 봐도 언론에 적용하는 어떤 책임이라든가 이런 걸 여기에 규제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맘카페에 글을 올리는 회원들을 1인 미디어다 이렇게 규정을 할 수가 있을까? 이거 우리가 지금 개인의 표현의 자유와 언론기관에 요구하는 것 사이에서 어떤 법망을 어떻게 만들어도 이건 힘들 것 같은 그런 생각이고.

◇ 정관용> 그렇죠.

◆ 장강명> 저는 무슨 느낌이 드냐면 예를 들어서 우리가 우버라는 신기술이 개발이 돼서 이거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해야 하지 하면서 사람들이 거기에 맞는 질서를 만들면 이미 우버 다음 세대 기술이 나와 있을 것 같습니다. 맘카페도 지금 우리 사회에 새로 등장한 어떤 소통의 공간이고 거기 부작용이 나오고 하는데 지금 사람들이 그러면 이 환경에 맞는 교육, 시민의식, 이런 거 덕목 갖추는 시간도 분명히 걸리고 아니면 법 제도를 만드는 것도 시간이 걸리는데 그거 만들었을 때 즈음에 이미 카페의 형태가 벌써 이 형태가 아닐 것 같아요.

◇ 정관용> 못 쫓아가요?

◆ 장강명> 이걸 쫓아갈 수가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이택광> 저는 지금 현재 너무 장 작가님 염려를 하시는데 지금 현재 일정하게 게이트키핑의 채널은 다 있어요. 일단 카페 관리자들이 맘카페 같은 경우도 이런 문제가 발생을 하면 카페 관리자가 분명히 관리를 하게 돼 있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일베도 관리자가 문제가 되는 표현들이 있으면 지워요, 그러니까 삭제를 하고 다 관리를 하고 있고요. 그리고 또 유튜버 같은 경우도 우리가 1인 미디어기 때문에 통제가 안 되고 마구마구 이렇게 될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 지금 다 어떤 기성 어떤 회사들이 다 채널에 가입을 해서 다 매니지먼트를 다 받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어쨌든 기존의 관리 내에서 관리가 될 거라는 거죠. 그러면 기존의 제도의 관리제도에 뭔가 제가 볼 입법이라든가 이런 게 이루어져야.

저는 가장 중요한 것은 차별 금지법이라고 생각을 해요. 차별금지법 같은 것들이 제정이 되어서 시민사회의 역량이 강화되는 것으로 입법이 강화되어야 하는 거죠. 뭔가 계속 없애고 쳐내고 또는 뭔가 처벌을 내리는 방식이 아니라 시민사회가 가지고 있는 이런 긍정적인 요소들을 배양하는 방향으로 입법들이 이루어지는 것이 저는 타당하다 이렇게 보는 것입니다.

◆ 장강명> 저는 한 90%쯤 동의하고 10% 정도 여전히 조금 이거 아닌 것 같다라고 막연하게 조금 반대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 정관용> 법과 제도만으로 되는 문제는 아니죠.

 


◆ 장강명> 뭐냐 하면 이렇게 지금 이제 교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시민사회의 덕목, 이거 물론 우리가 다 갖춰야 되는 거지만 모든 공간에서 이걸 갖추라고 하는 것은 새로운 어떤 감시사회 같은 게 되지 않을까. 예를 들어서 이 문제가 발생하는 것 중 하나는 사람들이 인터넷 공간을 되게 사적인 생각을 해요. 그리고 우리가 사적인 공간에서는 어떤 정치적 올바름이라든가 이런 거 없이 되게 그냥 속마음을 얘기하고 싶은 그냥 막 떠들고 싶은. 때로는 누구 흉도 보고 싶고 누구 욕도 하고 싶고. 이런 마음이 있습니다. 이게 시민의 덕목은 아니죠. 안 보는 데서 누구 욕하는 게 시민의 덕목은 아닌데 솔직히 그걸 안 하고 살 수 있는 사람이 저는 있나 싶어요.

그런데 맘카페라든가 어떤 좀 폐쇄적인 연결망 안에서 나는 친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나의 가십이 되는 사람은 이걸 들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얘기를 하는 공간이 사실은 그런 공간이 아니고 여기도 전부 다 어떤 감시망이 있는 공간이다. 너희들이 있는 모든 곳에 CCTV를 설치를 하겠다 이런 거가 꼭 좋은 걸까. 물론 부작용 막는 방안 이렇게 양자택일할 수밖에 없다면 저도 그런 걸 하겠지만.

◇ 정관용> 그런데 규모가 수십 만, 수백 만 회원이 되면 그걸 사적공간이라고 할 수 없지 않나요?

◆ 장강명> 할 수 없죠.

◆ 이택광> 그게 큰 오해죠. 인터넷을 자꾸 사적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사용하는데 물론 사적 공간의 요소가 있기는 있어요. 하지만 이것이 일단 공개됐을 때에는 공적공간이라고 봐야 되는 거예요.

◆ 장강명> 예를 들어가지고 지금 제가 막 떠오른 생각입니다만 최근에 어떤 SNS 서비스 중에서도 메시지를 보내면 확인하는 순간 지워져서 다시 복구가 안 되는 그런 것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어떤 공간에서 이걸 사람들이 좀 기대하는 속닥한 공간이라고 기대를 하고 속닥한 온라인 공간이 필요하다는 사람들에게 그러면 거기에서 얘기하는 것들이 퍼지지 않거나 또는 미리 그러니까 잘못을 저지른 다음에 사람이 실수를 하고 저지른 다음에 거기에 법적으로 책임을 묻는 게 맞는 건지. 잘못이 안 저질러지게 처음부터 설계를 하는 게 맞는 건지. 또는 어느 정도 속닥한 공간이라 하면 그게 밖으로 안 퍼지게 이렇게 설계를 하는 게 맞는 건지. 여러 가지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꼭.

◇ 정관용> 장강명 작가도 지금 정답이 없군요.

◆ 장강명> 정답이 없습니다. 그래서 횡설수설하고 있습니다.

◆ 이택광> 그러니까 저는 이 현상이 과거에 없던 게 아니라 과거에도 있었죠. 과거에도 우리끼리 몰래 하던 이야기를 바깥에 비밀을 누설해서 문제가 되기도 하고 했지만 그런 것들이 지금은 불특정 다수에게 일어나게 된다는 거예요. 과거에는 그래도 면식범들이잖아요. 이제는 면식범을 포함해서 심지어 면식범도 그런 짓을 하기도 하지만 불특정다수, 나와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이 나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을 하게 되고 그 사람들은 또 불특정 다수기 때문에 이 사람들을 아주 쉽게 대상화해서 그냥 물체처럼 바라보기 때문에 그래서 이제 또 그런 짓을 저지르는 거예요.

아까 전에 기분 나빠서 그냥 이런 걸 올렸다라는 것은 그 유치원 교사나 부모 분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거죠. 그러니까 그냥 내 재미 삼아 할 수 있는. 결국 이런 것들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가 되는 건데 저는 결국 대안은 한 가지밖에 없다고 봐요. 인터넷을 100% 사적공간으로 바라보지 말아야 하고 여기에 어떤 정보를 올릴 때는 본인이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 정관용> 그래야죠. 다른 나라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이런 현상들이 있겠죠.

◆ 이택광> 다른 나라는 이 정도 규모가 큰 게 별로 없고요. 그리고 일단 인터넷 게시판이 그렇게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특히 가디언이나 이런 걸 보시면 가끔씩 아주 이슈가 되는 기사에다 인터넷 게시판을 엽니다. 하지만 지워버려요, 끝난 뒤에. 삭제시켜버리고. 계속 열람을, 어느 특정한 시간만 공개를 한다든가 이런 식으로 가죠. 그리고 대부분은 다 인터넷 게시판에 의견을 달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사들에는. 그런데 그런 컨트룰 붓이라는 내용에는 달고 그와 관련돼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지워버리는 이런 방식으로 가는 거죠.

◇ 정관용> 유독 우리가 그런 댓글 문화니, 카페 문화 이런 게 유독 발전돼 있네요.

◆ 이택광> 많이 발전돼 있죠. 전 세계에서 가장 첨단인 것 같아요.

◆ 장강명> 인터넷이랑 상관없이 저는 이 사건을 보면서 한국 사회에 대해서 좀 생각을 하는데요. 좀 다들 너무 분노에 차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내가 돌을 하나씩 들고 다니면서 다음에 누구한테 던져야 하는지를 기다리는 것 같은 느낌인 거예요. 제가 무슨 생각이 들었냐면 로마시대 검투사 경기를 보면서 로마 시민들이 막 환호를 하는 걸 보면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 사람 죽는 걸 보면서 좋아하고 이랬을까 정말 잔인한 나라였다 이렇게 생각을 하는데

제가 요즘 이 사건 이번에 저희가 얘기하고 있는 이 사건도 그래가지고 바로 다음으로 벌어지는 논란이 그러면 처음에 이것 신상 누가 털었냐. 그 사람 신상을 털고 싶어 하는 것 같은 이 아이러니한 걸 보면서 이번에는 이제 이 여교사를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아넣은 그 사람을 또 혹시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아넣고 싶어 하는 어떤 집단분노 같은 게 있는 거 아닌가. 인터넷 문화하고 상관없이 한국 사회가 지금 뭔가 굉장히 분노와 혐오가 가득한 사회 아닌가.

 


◇ 정관용> 아주 좋은 지적이신 것 같아요. 우리 사회 분위기가 그렇다 보니까 이런 커뮤니티에서의 긍정적 기능도 엄청나게 크지만 자꾸만 부정적 기능이 돌발적으로 터져 나오게 되는. 그런 토양이 있는 거죠, 우리 사회에.

◆ 이택광> 그러니까 패자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사회가 되어야 되는데 한국이 패자들에게 굉장히 잔인한 사회인 거죠.

◆ 장강명> 뭔가 다들 좌절감이 지금 심해서 그걸 어떻게 터뜨리고 싶은 그런 마음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슬픈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오늘 논의를 좀 마무리 지으면서 제가 노파심에 한 말씀을 꼭 드리고 싶은 게요. 오늘 저희가 맘카페 전반의 나쁜 얘기만 너무 했는데요. 사실은 굉장히 긍정적 기능이 훨씬 더 큽니다.

◆ 이택광> 공익적 목적이 있어서.

◇ 정관용> 특히 기업 단위의 맘카페는 서로 정보를 공유할 뿐만 아니라 서로 그 지역 사회내의 각종 기관에 대한 사회적 감시기능까지도 하고 정말 좋은 기능들이 더 많다는 점, 꼭 이야기를 해 두고 싶네요.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 소설가 장강명 작가였습니다. 수고하셨어요.

◆ 이택광> 고맙습니다.

◆ 장강명>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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