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가요계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는 '콜라보레이션'이다. 신선한 조합으로 눈길을 끄는 '특급 콜라보' 곡들이 잇달아 발표돼 음악 팬들의 귀를 자극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싱어송라이터 자이언티와 걸그룹 레드벨벳 슬기가 함께 부른 '멋지게 인사하는 법'(Hello Tutorial)은 이미 지난 15일 베일을 벗었다. 자이언티의 새 EP 타이틀곡인 이 곡은 고백의 순간을 맞은 남녀의 상황과 감정을 노래한 곡으로, 공개 전부터 음악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YG엔터테인먼트 산하 더블랙레이블 소속 뮤지션과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그룹 멤버의 이색 만남이라는 점에서 그랬다. 희소성 있는 음색과 음악성으로 사랑받는 자이언티와 인기 걸그룹 멤버 슬기가 만나 어떤 시너지를 냈을지도 관심사였다.
싱어송라이터 자이언티(Zion.T)가 15일 서울 마포구 제일라아트홀에서 새 EP앨범 ‘ZZZ’ 발매기념 쇼케이스를 갖고 걸그룹 레드벨벳 슬기와 신곡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자이언티는 컴백 당일 열린 언론 쇼케이스에서 "'멋지게 인사하는 법'은 명절에 개봉할 법한 잘 만든 '로맨틱 코미디' 같은 곡"이라고 소개했다. 슬기와의 협업 계기에 대해선 "레드벨벳의 광팬인데 슬기 씨의 목소리가 이 노래와 잘 맞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러비'(레드벨벳 팬덤명)로서 응당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음악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만한 곡이었던 '멋지게 인사하는 법'은 16일 현재 국내 주요 음원차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자이언티는 이 곡뿐만 아니라 각각 밴드 혁오의 프론트맨 오혁, 국내 최정상급 래퍼 이센스와 협업한 수록곡 '잠꼬대'와 '말라깽이'(Malla Gang)로도 좋은 반응을 얻는 중이다.
존레전드(왼쪽)와 웬디
레드벨벳의 또 다른 멤버 웬디는 세계적인 팝스타 존레전드와 만났다. 오는 19일 오후 6시 이들이 함께 부른 곡 '리튼 인 더 스타스'(Written In The Stars)가 공개된다.
존 레전드는 그래미 어워드 10회 수상은 물론 'EGOT'(에미, 그래미, 오스카, 토니상)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알앤비 소울 뮤지션이다. 웬디와의 콜라보는 SM의 디지털 음원공개채널 '스테이션'(STATION)의 스핀오프 버전이자 SK텔레콤 컬처 브랜드 '0'(영)이 진행하는 문화 프로젝트 '스테이션 영'의 일환으로 성사됐다.
존 레전드와 웬디가 함께 부른 '리튼 인 더 스타스'는 잔잔한 기타 선율과 곡이 진행될수록 더해지는 그루비한 베이스, 리드미컬한 드럼 사운드가 매력적인 발라드 장르의 곡이다. 가사에는 별에 진정한 사랑이 새겨져 있어, 시간이 지나고 멀리 떨어져 있어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인연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두 사람이 과연 어떤 하모니를 들려줄지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빌보드, 보그 등 미국 언론도 기사를 게재해 이번 콜라보를 주목했다. 빌보드는 "'EGOT' 수상자 존 레전드가 K팝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첫 협업"이라고 소개했으며, 보그는 "K팝이 또 다른 성취를 이뤘다"고 언급했다.
블랙핑크
팝스타와 K팝스타가 협업한 사례는 또 있다. 영국 출신 팝스타 두아 리파와 걸그룹 블랙핑크의 만남이 성사된 것. 이들은 '키스 앤드 메이크업'(KISS AND MAKE UP)이라는 곡을 함께 불렀다.
'키스 앤드 메이크업'은 오는 19일(미국 기준) 발매될 두아 리파의 새 앨범에 실린 수록곡이다. 블랙핑크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번 협업은 두아 리파 요청으로 성사됐다. 블랙핑크는 피처링 개념을 넘어 파트 절반에 가까운 부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아 리파는 히트곡 '뉴 룰스'(New Rules)로 유튜브 14억뷰를 기록한 '핫'한 아티스트다. 블랙핑크 역시 '핫'하다. 4억뷰 돌파 뮤직비디오를 두 편이나 보유 중이며 유튜브 구독자 수는 1천만 명이 넘는다. 그런만큼 '키스 앤드 메이크업'은 전 세계 음악 팬들의 큰 관심을 불러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아 리파는 지난달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3개 신곡이 포함된 슈퍼 디럭스 에디션 앨범을 발매한다. 작은 선물이 되길 바란다"고 알렸다.
이문세(왼쪽)와 개코
그런가 하면, 현재진행형 레전드 가수 이문세는 콜라보 곡들이 가득 담긴 새 정규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다.
이문세는 오는 22일 발매되는 정규 16집 '비트윈 어스'(Between Us)에 다양한 후배 가수들과 호흡을 맞춘 곡을 앨범에 실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알려진 참여 뮤지션은 다이나믹듀오 개코와 밴드 잔나비, 그리고 SBS '판타스틱 듀오' 이문세 편에 출연해 얼굴을 알린 김윤희 등 3팀이다. 이문세는 16일 오후 6시 개코과 함께 작업한 '프리 마이 마인드'(Free My Mind)를 공개해 정규앨범의 서막을 알릴 예정이다.
'프리 마이 마인드'는 고군분투하지만 한없이 불안한 청춘들의 자화상과 그러한 지친 청춘들을 보듬고 격려하는 마음을 담은 곡으로, 이문세가 직접 작사, 작곡했다.
이문세는 "곡의 구성과 콘셉트에 어울리는 래퍼를 찾던 중 개코가 떠올랐다"며 "일면식도 없는 개코에게 직접 제안했는데 다행히도 '팬이었다'며 기뻐하면서 함께 하겠다고 했다. 덕분에 곡의 완성도를 100%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밝히며 곡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