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윤발. (유튜브 영상 캡처)
영화 '영웅본색'으로 1980년대 홍콩 누아르 영화 전성기를 이끌었던 홍콩의 세게적 스타 주윤발(周潤發·63)이 자신이 숨진 뒤에 전 재산인 56억 홍콩달러(약 8천100억원)를 기부하겠다고 거듭 확인했다.
홍콩 매체들은 주윤발이 홍콩 영화 매체인 제인스타즈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힌데 이어 최근 영화 홍보차 타이완(臺灣) 타이베이(臺北)를 방문해 팬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기부 의사를 확인했다고 15일 보도했다. 이미 2010년부터 "세상을 떠난 뒤 재산의 99%를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해온 약속을 재확인한 것이다.
주윤발은 제인스타즈와 인터뷰에서 검박한 평소 생활을 공개했다. 한 달 용돈으로 800홍콩달러(약 12만원)를 쓰고, 교통수단으로는 버스를 이용하는가 하면 17년 동안 사용한 노키아 휴대전화도 2년 전에 고장이 나서야 스마트폰으로 바꿨다.
특히 "그 돈(자신의 재산)은 내 것이 아니고, 내가 잠시 보관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며 특유의 철학을 밝혔다. 이어 "인생에서 가장 힘든 것은 많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평화롭고 평온한 태도로 사는 것"이라며 "내 꿈은 행복해지는 것이고 보통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윤발의 전재산 기부 발언에 적극 지지의사를 밝힌 아내 천후이롄(陈荟莲)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1987년 결혼한 두 사람은 홍콩 연예계의 대표적인 잉꼬부부로 꼽힌다. 아내는 남편의 출연료를 투자해 불리고, 기부단체를 설립하는 등 든든한 내조자 역할을 해왔다. 천후이롄은 "지금껏 우리 부부는 가족들을 잘 보살펴 왔다. 우리가 죽고 난 뒤 유산이 다른 사람들을 돕는 데 사용됐으면 한다"며 남편의 전 재산 기부 선언을 뒷받침했다.
1976년 영화 '투태'로 데뷔한 주윤발은 1980~1990년대 '영웅본색'(英雄本色) , '첩혈쌍웅'(牒血雙雄) 등 홍콩 누아르 영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톱스타다. 주연으로 출연한 '와호장룡'(臥虎藏龍)이 2000년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톱스타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