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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독립운동 가문 47년간 4.5억 꿀꺽…환산하면 수십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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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진 의원 "독립운동 공훈 재조사해야"

 

3대에 걸쳐 독립운동가 행세를 한 가짜 독립운동가 가문의 유족들이 지금까지 총 4억5천만원의 보훈급여를 부당하게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수십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지만 아직 환수된 금액은 한 푼도 없다.

9일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이 국가보훈처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가짜 독립운동가 5명의 유족들에게 지급된 보훈급여 총액은 4억500만 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가장 많은 보훈급여를 받은 인물은 김정수의 유족으로 1968년부터 지금까지 47년 동안 3억9,357만원을 챙겼다.

김정수는 일제강점기 당시 만주 지역의 대표적인 항일조직인 참의부에서 활동한 공로로 1968년 건국훈장 애국장(현 독립장, 3등급)을 받았다.

이들은 항일운동가와 이름이 같은 점을 교묘히 악용했다. 김정수의 사촌동생은 실제 항일 운동가 김진성과 이름이 같았는데, 진짜 김진성 일가에 앞서 보훈급여를 가로챘다.

김정수는 '내가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면서 김정범이라는 이름을 썼다"고 속여 포상을 신청했다. 실제 항일운동을 벌인 김정범 선생의 이름을 도용한 것이다.

가짜 두명은 사촌 관계였지만 독립운동가 김정수, 김정범 선생은 친족이 아니었다.

김정범 선생의 행세를 한 김정수의 딸은 2015년 마지막 보훈급여를 받았을 당시, 매월 188만2천원을 받았다.

중국에서 활동한 진짜 김진성 선생의 아들인 김세걸씨는 한중수교 이듬해인 1993년이 돼서야 뒤늦게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포상 신청을 할 수 있었다.

이미 가짜 독립유공자 김진성의 유족이 독립유공자 자녀 행세를 하며 15년 간 보훈연금을 수령한 뒤였다.

1995년 김진성의 서훈이 취소됐고, 김세걸씨는 김정수와 그의 3대에 걸친 가문이 수십 년 동안 독립유공자 행세를 해오고 있는 것을 밝혀냈다.

그로부터 그는 가짜 독립유공자들의 사진, 공훈록, 수형기록, 지문 기록 등을 확보해 무려 20여 년 동안 보훈처에 가짜 독립유공자 가문의 서훈 취소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보훈처는 '검토 중'이라며, '기다려달라'며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보훈처는 주민등록 지문, 필적감정을 비롯한 각종 증빙자료 확인을 통해 올해 광복절에 이들 가짜 독립유공자 4인의 서훈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중 김정수와 큰아버지 김병식의 유족들은 각각 2015년, 2017년 재심으로 연금이 중단되기까지 거의 반세기 동안 보훈급여를 부정하게 받아갔다.

또한 가짜 독립운동가 김정수는 아직도 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버젓이 묻혀 있다.

이에 대해 고용진 의원은 "가짜 독립유공자 후손 행세를 하며 받아간 수십억 원 상당의 보훈연금을 전액 국고로 환수해야 한다"면서 "보훈처가 의지를 갖고 독립운동 공훈에 대해 재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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