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사진=노컷뉴스)
류현진(31·LA 다저스)은 어깨와 팔꿈치 부상을 이겨내고 건재함을 과시한 지난해 5승9패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하고도 다저스의 탄탄한 선발진에 밀려 포스트시즌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올해 역시 부상 때문에 3개월 이상 쉬었지만 시즌 막판 활약 덕분에 팀내 위상이 달라졌다. 류현진은 5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NL)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 중책을 맡았다.
류현진은 4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지난해에 들지 못한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올해 포함된 건 내게 큰 의미"라며 초반부터 전력 투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류현진에게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 낙점 소식을 전해준 선수는 다름 아닌 클레이튼 커쇼였다.
한 해외 매체는 '다저스와 애틀랜타 시리즈의 첫 번째 반전은 시리즈가 시작하기도 전에 벌어졌다'며 류현진이 커쇼를 제치고 1차전 선발투수로 등판하는 것을 두고 뜻밖의 일이라고 표현했다.
류현진은 부상에서 복귀한 8월 중순부터 9경기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1.88로 잘 던졌다. 특히 다저스가 콜로라도 로키스와 치열한 서부지구 우승 경쟁을 펼치던 9월말에는 3경기에서 총 19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3승을 따내 '빅 게임 피처'의 면모를 과시했다.
다저스의 계산으로는 커쇼가 2차전에 등판해도 괜찮다. 정상 로테이션보다 하루 더 쉴 수 있다. 5전3선승제로 열리는 디비전시리즈 일정상 2차전과 5차전 사이에 휴식일이 이틀이나 있어 커쇼가 2차전 등판 후 4일을 쉬고 다시 최종 5차전에 나설 수 있다.
커쇼가 9월 한달동안 평균자책점 3.89에 그치며 이름값에 비해 다소 부진했다는 점 역시 류현진의 1차전 선발등판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
2004년 이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나서는 류현진에게 애틀랜타 타선은 결코 만만치 않다. 왼손투수에게 특히 강하기 때문이다. 류현진 뿐만 아니라 다저스에는 커쇼와 리치 힐 등 왼손투수들이 많다.
애틀랜타의 시즌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0.742로 내셔널리그 15개 구단 중 2위다. 그런데 왼손투수 상대 OPS는 0.780으로 콜로라도 로키스(0.799)에 이어 내셔널리그 2위다.
오른손투수 상대 팀 타율은 0.252(NL 5위)인 반면, 왼손투수를 만나면 팀 타율이 0.269(NL 2위)로 치솟는다.
류현진이 경계해야 할 타자로는 애틀랜타의 리드오프 로날드 아쿠냐가 대표적이다. 만 20세의 신인 아쿠냐는 본격적으로 리드오프를 맡은 후반기에 타율 0.322, OPS 1.028을 기록했다. 264타수에서 19홈런, 45타점을 쓸어담았다. 오른손타자로 특히 왼손투수에게 더 강했다.
중심타자 프레디 프리먼은 올해 타율 0.309, 23홈런, 98타점을 기록한 애틀랜타의 해결사다. 왼손타자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오른손투수와 왼손투수 상대 타율이 0.309로 같고 OPS는 오히려 왼손투수 상대 기록(0.923)이 우완 상대 기록(0.878)보다 높다.
애틀랜타의 팀 홈런은 175개. 내셔널리그 15개 중 8위로 중위권 수준이다. 삼진은 적은 편이다. 타자들이 당한 총 삼진 개수는 내셔널리그 13위에 불과하다.
팀 득점 부문에서는 759점으로 5위에 올라있다. 1위는 내셔널리그 최다 235홈런을 때리며 804점을 기록한 다저스다.
애틀랜타는 1차전 선발투수로 마이크 폴티네비츠를 내세운다. 폴티네비츠는 올해 13승10패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다. 폴티네비츠는 올시즌 다저스전에 한 차례 등판해 5이닝 4실점을 기록해 패전투수가 됐다. 당시 경기는 애틀랜타의 홈경기였다.
다저스타디움이라는 장소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류현진은 올해 홈경기 성적(5승2패, 평균자책점 ERA 1.15, 이닝당 출루허용률 WHIP 0.896)이 원정 성적(2승1패, ERA 3.58, WHIP 1.229)보다 압도적으로 좋았다.